OPENHOUSE

산남동 회화나무집

조정구(구가도시건축)

2023년 10월 26일 2:00PM
경기도 파주시 산남동
* 유아 동반 불가능 프로그램
 
* 건축물이 오르막길에 위치해 있어 이동이 불편하신 분들은 미리 고려해주시기 바랍니다.

파주 심학산 남쪽에 있는 동네라 해서 이름이 된 산남동, 그 산자락에 붙은 넓고 시원한 대지에 지은 집이다. 의뢰인이 매입한 땅은 큰 필지를 6개로 나누어3개는 집을 지어 분양을 하고, 남은 3필지는 주차장 구조물만 남은 채 비어 있었다. 평소 좋아하고 자주 오르는 심학산 바로 아래 땅인 데다, 옆에 있는 오래된 회화나무가 마음에 들어 고심 끝에 샀다고 했다.

항상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집_활달하고 다정다감한 의뢰인은 아파트에 살면서도 자주 산행과 여행으로 자연을 즐기고, 집에는 온갖 식물이 자라 베란다 천정을 가로질러 덮을 정도였다.
“항상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집을 만들어 주세요. 가까이서 산을 볼 수 있게요. 그리고 옥상에 올라가서도 산을 보고 싶어요. 참 저는 경사지붕은 싫어요. 흔해 보이잖아요. 특이하더라도 저만의 집이 좋아요. 구가라면 잘 해주실 거라 믿어요.”

목조 아치로 구축한 공간_작업에 들어가면서 평면이 원형인 집이나 현대 한옥을 제안했으나 의뢰인에게 그다지 신통한 반응은 없었다. 그러다 ‘천리포 수목원 플랜트센터’에 썼던 둥근 지붕이 반복되는 공간이 어떤가 제안했다. 천리포에 가서 직접 공간을 보고 설명해 드리니 매우 마음에 들어 했다.
우리가 제안한 구조는 목재보를 아치 모양으로 하여, 하나의 기둥에 아치 보를 양쪽으로 결합할 수 있고, 여기에 앞뒤로 직선 도리를 결합하여 이어가는 방식이다. 이것으로 볼트 모양의 단위 공간을 만들어 공간의 필요에 따라 길이 방향으로 볼트를 길게 늘이거나, 측면으로 볼트를 반복하여 늘려가는 방식으로 공간의 크기와 성격에 맞게 확장할 수 있는 구조이다. 

산과 하늘이 보이는 거실_아치 구조는 아래로는 수평 방향으로 시선이 가면서, 위로는 둥그런 아치 프레임 너머로 하늘이나 가까운 풍경을 올려다볼 수 있다. 이 점이 한옥을 비롯한 다른 중목구조가 갖지 못한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을 살려 남북 방향으로 시원하게 시선이 열리도록 2칸 x 2칸(7.2m x 8.4m)의 아치 구조로 거실을 배치하였다. 남쪽으로는 마당 너머 동네집들과 멀리 농경지가 펼쳐지고, 위쪽 아치창으로는 구름이 지나가는 파란 하늘이 보인다. 북쪽으로는 아래로 가까이 뒷마당이 보이고 위로는 심학산의 울창한 나무들이 시야 가득 들어온다. 거실에 있으면 아치 구조가 만든 여유로운 공간감과 함께, 주변 환경으로 시야가 확장되면서 닫힌 실내가 아닌 열린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와 더불어 남쪽으로는 식물을 좋아하는 의뢰인을 위해 선룸을 앞에 붙여 한옥의 처마처럼 들어오는 햇볕을 조절하는 켜를 두었다. 여기에 거실과 선룸 사이에 큰 한지창을 두어 날씨나 분위기에 따라 닫으면 아늑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누마루와 회화나무_게스트룸은 원래 한옥으로 집을 짓고 싶었던 건축주를 위해 한실로 설계하였다. 방과 누마루로 구성되지만, 구조나 외관은 아치 구조로 짜여 있어 어떻게 하면 가장 좋은 위치에서 혜화나무를 바라보며 안락한 한옥의 정서를 느낄 수 있을까 고민했다. 목재 폴딩창을 밖에 두고 안에는 ‘월문’을 만들어, 날씨가 좋을 때는 정자처럼 열고, 추울 때는 따스한 아트리움과도 같이 쓰일 수 있도록 안과 밖의 디자인 균형을 잡아가며 계획하였다. 

안으로 쌓아둔 가족의 영역_거실 양쪽으로 대문에서 들어오는 서쪽에는 게스트룸, 현관, 보조 주방 등이 바깥채처럼 자리하고, 안쪽인 동쪽으로는 건축주 부부의 침실과 자녀방, 서재 그리고 산을 바라보며 즐길 수 있는 낮은 아치의 옥탑과 옥상을 두었다. 특히 가족의 영역을 연결하는 계단 위쪽으로 옥탑까지 열린 개구부를 두어, 집 안의 더운 공기가 밖으로 나가 대기가 순환하도록 해보았다. 
안방은 한지창을 열면 언제든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방으로 창호를 계획했다. 산과 사이에 큰 화살나무를 심어 외부 시선을 가리고 자연스럽게 밖을 볼 수 있게 하였다. 그 위의 서재는 두 면이 시원하게 보이는 창을 두어 차분한 안방과는 다른 느낌을 주었다. 옥탑은 다락처럼 친밀하고 안락한 느낌과 함께 남쪽으로는 멀리 파주의 전경이 북쪽으로는 옥상으로 나가면 심학산을 그대로 대면할 수 있어, 공간의 기능과 위치에 따라 다른 일상의 느낌과 풍경을 만들어 보았다.

사계절이 가득한 집_“이 집은 어디 있어도 자연을 느낄 수 있어요! 사계절을 다 집에서 느낄 수 있는 집이에요. 보이는 풍경도 방에 따라 달라요. 제 기분에 따라 방을 바꾸어서 지내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가요. 며칠 전엔 친구들과 모여서 슈퍼문이 뜬 날 막걸리를 마셨어요. 저기 위에 아치창으로 달 뜨는 걸 보면서요. 설거지하면서 산에서 놀러 온 사슴과 눈이 마주치기도 해요. 여기 아일랜드에서 요리를 하면 양쪽으로 바람이 불고 비가 오면 그 소리를 들으며 자연을 느껴요.” 집에 들어와 살아본 사모님의 소감이다. 오늘도 누군가의 소원 하나를 들어주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조정구 사진 박영채


구가도시건축
guga.co.kr
조정구
서울대 건축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동경대학에서 박사과정을 거쳤다. 2000년 구가 도시건축을 만들어, ‘우리 삶과 가까운 보편적인 건축’에 작업의 주제를 두고, 지속적인 도시 답사와 설계 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이라는 거대한 역사와 자생의 터전을 찬찬히 관찰하고 세세히 기록하여 남기는 활동(수요답사)을 매주 지속하고 있으며, 이는 2023년 현재 1000여 회가 진행되었다. 또 이를 바탕으로 서울 여러 지역조사 및 계획에 관한 연구 작업도 꾸준히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설계영역으로는 보편적인 도시건축의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건축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2001년 시작한 도시 한옥 작업의 경험을 쌓아, 서울 북촌 일대의 40여 개의 크고 작은 도시 한옥을 다루어 현대의 삶을 담는 다양한 ‘현대 한옥의 형상’을 찾고자 하였다. 수년 동안의 결과는 경주 한옥 호텔에 모여 2007년 대한민국 목조건축대전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한옥의 현대적 진화를 모토로 전통적 범주를 넘나드는 여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설계: (주)구가도시건축 건축사사무소
위치: 경기도 파주시 산남동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가축사육제한구역, 토지거래계약에 관한 허가구역
용도: 단독주택, 제2종 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682.00㎡
건축면적: 240.41㎡
연면적: 556.18
건폐율: 35.25%
용적률: 40.75%
규모: 지하 1층, 지상 2층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일반목구조
시공: (주)스튜가하우스
Map 경기도 파주시 산남동
건축가 조정구(구가도시건축)
일시 2023년 10월 26일 2:00PM
집합 장소 이마트24 편의점 앞(경기 파주시 산남로107번길 1)
TOP LIST
VISIT YOURSELF 필운동 홍건익 가옥 필운동 홍건익 가옥(서울시 민속문화재 제33호)은 대문채, 행랑채, 사랑채, 안채, 별채와 후원이 있는 구조이다. 자연 지형을 살려 건물을 앉혔으며, 일각문과 우물 같은 시설이 잘 보존되어 있다. 대지 면적은 740.5㎡, 건물 면적은 154.6㎡,이다. 사랑채에 중문을 두어 바깥채와 안채를 구분하였고, 안채에서 후원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협문과 일각문을 두어 공간을 구분하였다. 후원으로 갈수록 지대가 높아지며, 후원 끝에는 단차를 이용하여 빙고(氷庫)를 만들었다. 쪽마루와 대청에 설치한 유리문과 처마에 설치한 차양은 근대 시기 한옥의 특징이다. 화강석, 적벽돌, 시멘트, 철제 난간 같은 여러 가지 재료로 담장을 쌓거나 집을 보수한 흔적이 시기별로 달라 집의 역사와 특징을 보여준다. 홍건익 가옥은 서울에 남아 있는 한옥 중 보기 드문 규모의 집으로, 근대 시기 한옥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건축으로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서울시 민속문화재로 지정되었다. 홍건익 가옥은 서울시에서 매입하고 전문가 자문을 거쳐 2015년 보수를 마친 뒤 2017년부터 일반에 개방되었다. 살림집에서 공공한옥으로 집의 기능이 바뀌며 대문채는 관리실, 행랑채는 화장실, 사랑채는 전시실과 사무실, 별채는 관람객 공간으로 쓰인다. 안채는 모임 장소로 대관하거나 강연과 음악회 같은 문화프로그램을 개최하는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장소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1길 14-4 이용시간 화-일 10:00~18: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공휴일 이용요금 무료 문의 02-735-1374 www.linktr.ee/seoulhanok www.instagram.com/seoul.hanok/    글 사진 내셔널 트러스트
VISIT YOURSELF 계동 배렴가옥 계동 배렴 가옥(등록문화재 제85호)은 서울・경기지방에서 많이 보이는 튼 ㅁ자형 근대 한옥(대지 257.9㎡, 연면적 98.78㎡)으로 1940년대에 지은 집이다. 민속학자 석남 송석하(1904~1948)가 말년을 보냈고, 1959년부터 1968년까지 화가 배렴이 기거하였다. 제당 배렴(1912~1968)은 실경수묵산수로 대표되는 독자적인 화풍을 완성한 화가로 해방 후 전통회화의 전통성을 되찾는 데 힘썼다.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심사위원, 홍익대학교 교수 등 미술계 중진으로 활발하게 활동하였다. 배렴이 살던 시기에는 사랑채로 들어가는 별도의 출입구(솟을대문)가 있었고, 대문과 안마당 사이에는 담을 두어 대문을 들어왔을 때 안채가 바로 보이지 않도록 하였다. 목련나무, 감나무, 매화나무 등 나무를 키웠으나 지금은 목련나무만 남아있다. 배렴이 이 집에서 세상을 뜬 뒤 가족들이 1983년까지 살았고, 이후 몇 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2001년 SH공사에서 매입한 뒤 임대하였고, 숙박시설로 활용되면서 원형이 많이 훼손되었다. 2017년부터 서울시가 역사가옥으로 개방하기 위해 공간 구성을 새롭게 하였다. 장소 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89 이용시간 화-일 10:00∼18: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공휴일 문의 02-765-1375, seoulbrhouse@gmail.com 웹사이트 www.seoulbrhouse.com 글 사진 내셔널 트러스트
VISIT YOURSELF 누하동 이상범 가옥과 화실 동양화가 청전(靑田) 이상범이 살았던 집이자 화실인 이곳은 2005년 등록문화재(제171호)로 지정되었다. 현재 가옥은 서울시가, 화실은 종로구가 소유해 관리하고 있으며 일반인들이 방문 가능하도록 개방하고 있다.  문화재청에 의하면 가옥은 1930년대 누하동을 비롯하여 경복궁 서쪽 지역에 형성되었던 도시형 한옥 건물로 이상범 화백이 43년간 거주한 곳이며 희소성에서도 그 가치가 인정된다. 또한 화실은 이상범 화백이 화실로 사용하던 곳으로 이상범 화백이 작업에 열중하는 모습을 연상할 수 있는 곳으로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있어 가옥과 함께 선생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청전양식’이라는 자신만의 화법을 전개하던 산수화가인 이상범은 1942년부터 1972년 작고할 때까지 누하동 가옥에서 살았으며 배렴과 박노수 등이 배출되었고 그의 전성기 작품이 거의 이곳에서 완성되었다. 주택은 ㄱ자 안채와 ㅡ자 행랑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근대 도시한옥이지만 드물게 부엌에 찬마루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상의집, 최근 종로구립미술관으로 변신한 박노수 가옥과 함께 서촌의 근대 예술가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장소다. 글 서울시 사진 문화재청 장소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31-7, 31-8 (누하동) 이용시간 하절기 09:00-18:00, 동절기 09:30-17:30, 매주 월요일 휴관 문의전화 02-733-2038 +참고자료 문화재청: http://www.cha.go.kr/korea/heritage/search/Culresult_Db_View.jsp?mc=NS_04_03_01&VdkVgwKey=79,01710000,11 네이버캐스트: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2860&contents_id=76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