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HOUSE

조이트로프(Zoetrope)

주익현(CIID)

2023년 10월 23일 2:00PM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18길 36
* 유아 동반 불가능 프로그램

* 오르막길에 위치해 있어 이동이 불편하신 분들은 미리 고려해주시기 바랍니다. 

최근에는 IT산업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업들의 경우 직원의 창의적 생산에 초점을 맞춰 변화하고 있다. 단지 일하는 공간,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담는 것만이 사옥의 역할이 아닌 세상에 사는 것이다. 
이곳은 유튜브 콘텐츠를 기획, 생산하는 창의적인 업무와 다양한 전문가들 간 협업이 주를 이루는 크리에이터들이 모여 일하는 곳이다. 콘텐츠 제작의 특성상 낮과 밤 구분 없이 긴 시간을 사옥 안에서 보내게 되는데, ‘일하는 공간’으로 이 건축물이 어떤 경험을 줄 수 있을지 깊은 고민이 필요했다. 우리는 매시간 머리를 싸매고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 직원들의 창의성을 독려하기 위해, 공감각적 경험을 통한 자극과 업무와 업무 사이 개인의 피로를 낮출 여유가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고민하였다.
도심의 공간은 건폐율, 용적률, 일조 제한, 높이 등 규제 안에서 최적의 크기와 높은 밀도를 요구한다. 특히 오피스 공간은 가구 배치의 효율성을 위해 네모반듯한 공간, 분리된 수직 동선으로 획일화된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우리가 최우선으로 해야 할 과제는 ‘효율’이 아닌, 공간을 통한 다채로운 경험을 바탕으로 ‘창의적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었다.

조이트로프(Zoetrope)는 여러 장의 그림을 회전시켜 움직이는 환영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초기 애니메이션 기구다. 겉에서는 알 수 없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계속해서 그림들이 바뀌면서 연속으로 움직이는 장면(scene)을 만든다. 주거지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이 건축물 역시 겉으로 보았을 때 무심한 벽으로 인지되지만, 건축물 안에서 내·외부가 중첩된 장면과 계단을 오르내리며 이어지는 유연한 시선을 만든다. 이를 통해 크리에이터들이 이곳을 탐험하며 자신만의 경험으로 공감각적 기억이 축적될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는 세 가지 요소를 이용하여 공간을 구축하였다. 안과 밖의 경계에서 새로운 경험을 주는 벽, 빛의 중첩으로 새로운 장면을 만드는 선큰, 일상의 환기가 되어주는 계단이다. 

안과 밖의 경계에서 감상의 대상이 된 벽 _1종 전용주거지역에 있는 이곳은 강남역과 신논현역을 잇는 상업지 이면이다. 이곳은 오랫동안 조용한 주택가였지만, 개발이 포화한 상업의 흐름이 점점 깊숙이 잠식했다. 우리는 주변 주거지와의 자연스러운 조우로서 서로의 경계를 지키기 위해 ‘벽’이라는 건축 장치를 이용하였다. 
이 건축물의 견고한 ‘벽’은 내가 서 있는 위치에 따라 편집된 풍경을 보여주기도 하고, 일조 시간대에 따라 다채로운 그림자를 연출하여 생경하게 느껴지는 스크린이 되기도 한다. 오랜 업무동안 마주해야 하는 지루한 ‘벽’이 아니라 차 마시러 갈 때, 기지개를 켜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날 때 등 일상의 틈에 시선을 멈추고 감상하는 ‘벽’이 되길 바랐다. 
이 구조물은 인접 건축물의 마당과 벽, 창의 위치를 고려하여 철저히 계산된 비례와 개폐 범위로 구성된다. 또한, 여전히 옛 주거건축물의 주된 재료로 남아있는 기와의 오목한 곡선 느낌을 차용, 형태에 따른 이질감을 텍스처를 통해 줄이려 했다. 이렇듯 주거지에 녹아든 파사드는 완전한 가림막이 아닌 틈 사이로 보이는 일상을 필터링하는 역할로서 조화를 이루고자 했다. 

빛의 중첩이 시나리오가 되는 선큰_이곳을 하늘에서 바라보면 깊이가 다른 보이드 3개가 숨겨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3m 이상 고저 차를 이루는 전면도로와 1종 전용주거지역의 2층 이내 건축 제한, 의뢰인의 필요 요구면적으로 인해 건축물의 절반이 지하에 묻히게 되었다. 그 결과 건축물의 입구와 로비가 지하 1층이 되고, 이를 비롯한 주요 시설이 지하로 될 수밖에 없었다. 
가장 중요한 시설인 스튜디오 촬영 공간은 넓은 공간과 높은 층고가 마련된 지하 2층에 배치하였다. 환경적으로 기피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지하 공간에 과감하게 3개의 선큰을 교차 배치하여 빛과 자연 환기로 쾌적하면서도 에너지 효율이 높은 환경을 만들었다. 또한, 하늘을 바라보았을 때 경계의 벽과 하늘, 계단을 중첩하게 하여 답답하지 않고 다양한 이야깃거리와 새로운 시나리오가 떠오르게 한다.

일상의 환기가 되는 계단_일반적인 사옥이 층마다 야외공간, 즉 테라스를 갖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공간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엘리베이터, 화장실(배수관)과 같이 수직적으로 연결이 필요한 곳을 한곳에 모으되 건물에 필연적인 계단을 야외로 만들어 산책로처럼 계획하였다. 
그 계단은 도로에 면하여 주차장과 선큰을 배치하고 남은 공간에 마련된 건축물의 진입로를 겸한다. 계단 양옆이 열려 있어 마치 공중을 걷는 듯한 느낌으로 각 층을 이동할 수 있다. 계단 끝은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넓은 데크를 구성하여, 직원들에게 탁 트인 하늘과 스카이라인을 바라보며 비일상의 여유를 느끼게 하거나 사내 행사를 통한 소속감, 친밀감을 높일 수 있게 하였다.
이처럼 계단을 통해 내·외부로 자연스러운 업무의 환기가 가능해지고 장시간 근거리의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며 일할 수밖에 없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잠시나마 넓고 시원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길 기대한다. 

위 세 요소를 바탕으로 이 건축물을 사용하며 하루하루 쌓인 경험과 익숙해진 장면은 어느새 각자의 상상을 통한 자기만의 지도를 완성하게 유도함으로써 비로소 커다란 조이트로프를 제대로 즐길 수 있게 하고자 했다. 이 건축물이 크리에이티브한 그들에게 다양한 배경이 되어 더욱 풍부한 일상, 효율적인 업무환경으로 즐거운 놀이터가 되길 희망한다. 

 CIID 사진 송유섭

CIID
ciid.co.kr
주익현
주익현은 홍익대학교를 졸업하고 (주)종합건축사사무소 건원, (주)로디자인 도시환경건축연구소에서 실무를 익혔으며 한국건축가협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7년 CIID(Contemporary Idea for Interactive Design)를 설립, 도시의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가감 없이 수용, 조율하며 공간화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건축의 과정에 의뢰인을 비롯한 관계 전문가들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함으로써 실리적이고 논리적인 프로세스가 자연스럽게 다이어그램화하는 방법을 실험 중이다. 최근에는 건축물이 경제 논리를 바탕으로 한 개인 소유와 자산 개념을 넘어서서 공공 디자인의 한 부분으로 사회적 역할을 할 필요성을 실재화하는 것에 매진하고 있다. 
 

대표 건축가: 주익현
프로젝트 건축가: 유재준
위치: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18길 36
용도: 근린생활시설(사무소, 촬영공간, 카페)
대지면적: 423.10㎡
건축면적: 210.91㎡ 
연면적: 867.56㎡ 
규모: 지하 2층, 지상 2층
건폐율: 49.84%
용적률: 98.94%
설계 기간: 2019.05~ 2020.01
시공 기간: 2020.01~ 2021.04
구조 엔지니어: SDM구조기술사사무소
기계 엔지니어: 수양엔지니어링
전기 엔지니어: 수양엔지니어링
시공: 라우종합건설㈜
발주자: 법인
준공: 2021년 4월
사진: 송유섭, CIID

Map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18길 36
건축가 주익현(CIID)
일시 2023년 10월 23일 2:00PM
위치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18길 36
집합 장소 건물 앞 주차장
인원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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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IT YOURSELF 필운동 홍건익 가옥 필운동 홍건익 가옥(서울시 민속문화재 제33호)은 대문채, 행랑채, 사랑채, 안채, 별채와 후원이 있는 구조이다. 자연 지형을 살려 건물을 앉혔으며, 일각문과 우물 같은 시설이 잘 보존되어 있다. 대지 면적은 740.5㎡, 건물 면적은 154.6㎡,이다. 사랑채에 중문을 두어 바깥채와 안채를 구분하였고, 안채에서 후원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협문과 일각문을 두어 공간을 구분하였다. 후원으로 갈수록 지대가 높아지며, 후원 끝에는 단차를 이용하여 빙고(氷庫)를 만들었다. 쪽마루와 대청에 설치한 유리문과 처마에 설치한 차양은 근대 시기 한옥의 특징이다. 화강석, 적벽돌, 시멘트, 철제 난간 같은 여러 가지 재료로 담장을 쌓거나 집을 보수한 흔적이 시기별로 달라 집의 역사와 특징을 보여준다. 홍건익 가옥은 서울에 남아 있는 한옥 중 보기 드문 규모의 집으로, 근대 시기 한옥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건축으로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서울시 민속문화재로 지정되었다. 홍건익 가옥은 서울시에서 매입하고 전문가 자문을 거쳐 2015년 보수를 마친 뒤 2017년부터 일반에 개방되었다. 살림집에서 공공한옥으로 집의 기능이 바뀌며 대문채는 관리실, 행랑채는 화장실, 사랑채는 전시실과 사무실, 별채는 관람객 공간으로 쓰인다. 안채는 모임 장소로 대관하거나 강연과 음악회 같은 문화프로그램을 개최하는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장소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1길 14-4 이용시간 화-일 10:00~18: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공휴일 이용요금 무료 문의 02-735-1374 www.linktr.ee/seoulhanok www.instagram.com/seoul.hanok/    글 사진 내셔널 트러스트
VISIT YOURSELF 계동 배렴가옥 계동 배렴 가옥(등록문화재 제85호)은 서울・경기지방에서 많이 보이는 튼 ㅁ자형 근대 한옥(대지 257.9㎡, 연면적 98.78㎡)으로 1940년대에 지은 집이다. 민속학자 석남 송석하(1904~1948)가 말년을 보냈고, 1959년부터 1968년까지 화가 배렴이 기거하였다. 제당 배렴(1912~1968)은 실경수묵산수로 대표되는 독자적인 화풍을 완성한 화가로 해방 후 전통회화의 전통성을 되찾는 데 힘썼다.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심사위원, 홍익대학교 교수 등 미술계 중진으로 활발하게 활동하였다. 배렴이 살던 시기에는 사랑채로 들어가는 별도의 출입구(솟을대문)가 있었고, 대문과 안마당 사이에는 담을 두어 대문을 들어왔을 때 안채가 바로 보이지 않도록 하였다. 목련나무, 감나무, 매화나무 등 나무를 키웠으나 지금은 목련나무만 남아있다. 배렴이 이 집에서 세상을 뜬 뒤 가족들이 1983년까지 살았고, 이후 몇 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2001년 SH공사에서 매입한 뒤 임대하였고, 숙박시설로 활용되면서 원형이 많이 훼손되었다. 2017년부터 서울시가 역사가옥으로 개방하기 위해 공간 구성을 새롭게 하였다. 장소 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89 이용시간 화-일 10:00∼18: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공휴일 문의 02-765-1375, seoulbrhouse@gmail.com 웹사이트 www.seoulbrhouse.com 글 사진 내셔널 트러스트
VISIT YOURSELF 누하동 이상범 가옥과 화실 동양화가 청전(靑田) 이상범이 살았던 집이자 화실인 이곳은 2005년 등록문화재(제171호)로 지정되었다. 현재 가옥은 서울시가, 화실은 종로구가 소유해 관리하고 있으며 일반인들이 방문 가능하도록 개방하고 있다.  문화재청에 의하면 가옥은 1930년대 누하동을 비롯하여 경복궁 서쪽 지역에 형성되었던 도시형 한옥 건물로 이상범 화백이 43년간 거주한 곳이며 희소성에서도 그 가치가 인정된다. 또한 화실은 이상범 화백이 화실로 사용하던 곳으로 이상범 화백이 작업에 열중하는 모습을 연상할 수 있는 곳으로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있어 가옥과 함께 선생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청전양식’이라는 자신만의 화법을 전개하던 산수화가인 이상범은 1942년부터 1972년 작고할 때까지 누하동 가옥에서 살았으며 배렴과 박노수 등이 배출되었고 그의 전성기 작품이 거의 이곳에서 완성되었다. 주택은 ㄱ자 안채와 ㅡ자 행랑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근대 도시한옥이지만 드물게 부엌에 찬마루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상의집, 최근 종로구립미술관으로 변신한 박노수 가옥과 함께 서촌의 근대 예술가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장소다. 글 서울시 사진 문화재청 장소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31-7, 31-8 (누하동) 이용시간 하절기 09:00-18:00, 동절기 09:30-17:30, 매주 월요일 휴관 문의전화 02-733-2038 +참고자료 문화재청: http://www.cha.go.kr/korea/heritage/search/Culresult_Db_View.jsp?mc=NS_04_03_01&VdkVgwKey=79,01710000,11 네이버캐스트: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2860&contents_id=76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