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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게@망원

박인영

주변에 망원시장이 있고 골목길도 구불구불하고 직교 그리드도 아닌 조금 복잡한 동네다. 망원역에서 찾아 가는 길은 처음 200m 정도는 아주 혼잡한 시장통 같은 길을 따라 접근한다. 왼쪽 골목으로 접어들면 조용한 오래된 주택들이 빽빽하다. 그리고 맞이하는 계획대지에 처음에는 단층 아담한 주택을 출판사가 쓰고 있었다. 대지의 앞에 6m, 뒤에 4m 도로가 있다.

(주)공무점에서 진행하는 어쩌다가게 두 번째로, 망원동 주택가에 지극히 상업적인 공간을 만들어야 했다. 어쩌다가게 콘셉트에 맞게 작은 가게들이 많이 만들어져야 했다. 상부층은 쉐어 오피스로 계획하여 건축주인 (주)공무점과 우리 설계사무소도 이사한다. 작은 가게들과 쉐어 오피스들은 여러 가지 공유공간을 같이 사용하도록 계획해야했다.

골목길을 돌고 돌아 찾아온 건물은 골목길의 연장이도록 했다. 건물 내 골목길은 돌아다니는 재미를 가지도록 했고 군데군데 넓어지는 마당이 함께 있다. 수직 계단의 골목길은 옛 달동네 골목길처럼 꾸불꾸불하다. 3m 층고를 둘로 나누어 1.5m 스킵플로어로 계획하여 층을 이동하는 단절감을 없앴다. 계단을 만드는 방식도 중간에 방향을 90도 전환함으로써 수직 동선이 건물을 가르는 강한 축이 되기보다는 공간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내부 골목길을 중심으로 열려있는 구조는 상대적으로 옆 주택과의 마찰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주변의 시장골목처럼 모든 시선과 관계는 골목길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완공 후 사무실을 이사하고 이 건물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본다. 지하공용 라운지와 3.5층 공용회의실은 입주자들이 공유하는 앱을 통해 예약하여 운영된다. 입주한 공방들은 여기서 클래스를 연다. 골목길과 작은 마당들에서 오픈마켓(어쩌다야시장)도 열렸다. 지하공용 라운지는 높은 층고로 울림이 좋아 매주 음악공연을 하고 있다. 이 작은 건물을 16개(공방 및 가게 11개, 사무실 5개)의 사업자들이 북적북적 거리면 재미있게 사용한다. 각각의 전용면적은 적지만 건물 전체를 이용하는 것 같다.

 박인영  사진 노경
박인영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에서 건설개발을 전공했다. (주)원일건축, (주)위가건축을 거쳐 현재 (주)건축사사무소SAAI 공동대표로 있다. 주요 작업으로는 양구백자연구소, 연세대하교 음악대학 리노베이션, 어쩌다가게@망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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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산동도서관마을, 최재원 구산동 도서관마을은 도시 뒷골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택지 막다른 골목의 다가구 주택, 단독주택을 도서관으로 변환하는 프로젝트였다. 미로처럼 얽혀 있는 주택의 무수한 방들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이에 기존 방들의 모듈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단순한 2개의 복도로 연결하는 방법을 택했다. 모든 방들은 이 두 복도로 연결된다. 도서관 사용자는 기존 골목을 오가며 책을 고르고 주택의 방에서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다. 기존 주택 스케일의 편안함을 지닌 방들은 열람실을 기본으로 토론방, 동아리 활동실, 소리 내어 책읽어주는 방 등 주민들의 활동들로 채워지고 있다. 구산동도서관마을은 단순히 새로 건립된 도서관이 아니라 기존의 주택건물, 기존의 골목 등 기존 마을 조직을 그대로 활용하여 주민들이 지닌 마을에 대한 기억을 존중하고 남아있는 것들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이 담긴 공간이기를 바랬다. 책상이 된 방문, 열람실이 된 방, 책복도가 된 골목, 미디어실이 된 주차장, 토론방이 된 거실, 당시 유행했던 재료를 알려주는 건물의 벽돌과 화강석들, 내부로 들어온 발코니들, 벤치가 된 기존 건물의 기초 등 그 장소에 남아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고 있다. 골목을 거닐 듯 책복도와 마을마당을 거닐고 어린이, 청소년, 노인이 커뮤니티를 이루며 각자의 혹은 그들의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써내려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경농사옥, 인의식+장명희 (주)경농은 60년 이상 우리나라 농식물의 병충해를 연구하고 이에 적절한 농약을 생산해오며 식량의 자급자족과 한국농업의 발전을 선도해온 대표적인 종합농업회사이다. 이 경농의 역사는 농촌의 역사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발전의 모델과 같은 것이다. 훌륭한 과거의 역사를 지닌 경농이 친환경을 바탕으로 한 선진화된 농촌 환경과 도시 녹화사업을 통해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사옥은 경농의 미래를 온몸으로 보여주고 체험할 수 있는 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사옥 내외부에 건물 녹화와 친환경설계를 도입하여 경농의 과거와 미래의 기업 이미지를 표현하였다, 이를 통해 앞으로도 도시 속에 자연을 뿌리내리게 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건물 디자인의 중요한 개념이다. 기존 대지는 서측 2차선 도로를 끼고 양 옆은 물론 도로 맞은편의 아파트까지 높은 건물에 둘러싸여 조망권은 물론 채광조건 또한 불리한 환경이다.건물 전면 남측에 접하는 면을 최대한 끌어내어 전면에서의 인지성, 남서측의 우면산 전망 그리고 남측 일조량을 확보하였다. 외벽에 사용된 세라믹 박판의 최대 제품규격은 1.2m x 3.6m이다. 이 제품의 규격을 기본적인 모듈로 하여 기준층의 층고(3.6m)와 GREEM CUBE의 모듈을 3.6m x 3.6m로 정하였다. 이 GREEEN CUBE는 자작나무가 식재된 포트의 형상으로, 기본 모듈로 랜덤하게 후퇴된 입면에 배치해, 지상 공개공지과 옥상조경 사이를 이어주어 도시녹화를 표현하였다. 평면계획에서 역시 기본 모듈인 3.6m 모듈이 일관되게 표현하여 내외부가 연계되도록 한다. 1층에는 건물 이미지를 부여한 친환경 레스토랑을 계획하였고 15층에는 임원실, 10층에는 방문객 집회 및 회의 장소를 집중시켜, 회의실의 이용률을 높이고 사무공간에서는 업무에 집중할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도록 계획하였다. 그리고 옥상에는 직원의 휴식과 함께 기업의 사업분야인 관수설비 및 농업 관련 제품을 개발, 연구하기위한 실험의 장소로서 조경과 함께 텃밭을 운영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조경계획은 이 건축물의 계획과, 평면, 입면 계획을 연계시키는 근본적인 계획요소가 된다. 입면에서의 3.6m x 3.6m 모듈은 지상의 공개공지에서 시작하여 입면의 GREEN POT, 옥상조경까지 반복적으로 표현된다. 이처럼 건물전반에 걸쳐 연속적으로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전체 조경을 계획하였다. 사계절 다양한 모습으로 바뀌며 입면에 맺히는 흔들리는 나뭇가지의 그림자를 통해 실내공간 깊숙이 자연을 느끼도록 하였다. 글 연미건축  사진 건축사사무소 제공 (촬영: 남궁선)
[Sky ground] Sinsadong Office Complex, 윤재민 못생긴 땅  도로 주거 밀집지역, 사다리꼴, 비정형 5각형 대지, 업무시설로서 작은 면적의 땅(282m2), 사선제한(정북일조사선제한, 도로사선제한), 좁은 진입로(3m폭)로 인한 도로 공제와 주차 및 진입의 문제 등 주택 이외의 프로그램 수용이 쉽지 않은 땅이다. 고급 주거지역 내 저급한 주거환경  서울을 대표하는 쇼핑가인 인근 가로수길의 소규모 질적 개발의 주변 확산에도 불구하고, 현 주거지역의 도시계획과 건축 현황은 상대적으로 저급하고 더딘 편이다. 좁고 불규칙적 도로 선형과 대지 형태, 오르는 땅값과 더 이상 개발되지 않는 주택들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주거 유형, 주차 문제, 어색한 스카이라인 등 여느 도시의 죽어가는 원도심의 모습과도 흡사한 맥락속에서 이 대지는 주택으로 둘러 싸여있다. 제한적 개발 여건  이 프로젝트는 두면의 정북일조 사선 제한과 두 면의 도로사선 제한, 도로 공제면적과 주차장 확보의 어려움라는 법적 제한, 면적에 대한 건축주의 막연한 욕심과 공사비의 한계, 그로 인한 기술의 한계 그리고 인접 주택들의 민원과 3m 폭의 좁은 도로라는 어려운 시공 현장이라는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새로운 대안적, 주거, 상업, 업무 복합 공간  여러 앞선 전제 조건을 해결하는 현실적 방안으로 본 프로젝트는 크게 3개의 방향성으로 축약된다. 극단성, 복잡성, 연계성이다. 극단성은 최소한의 시공비와 최대한의 공간 확보. 최대의 개폐. 단순함과 복잡함. 거치며 정갈한 표현. 법적제약의 반전(층별 외부 공간 확보). 깊은 지하공간(6m천고)로 표현된다. 복합성은 업무, 주거, 상업의 복합 계획이라는 특성을 드러내며 연계성은 하늘의 수직적 연계성과 주변 맥락의 수평적 연계를 드러낸다. 주 용도가 업무 시설이므로 저층부(3층이하)는 콘크리트 더블스킨을 설치하여 이웃과는 수평적으로 차단함과 동시에 콘크리트와 창호 스킨 사이의 공간을 활용한 하늘과의 수직적 연계(빛,바람,비 관통)를 반영한다. 대안부가 없는 상층부(4~6층)는 최대한 오픈하여 원경과 수평적 연결이 되도록 하고 사선제한으로 상층부로 갈수록 좁아지는 바닥면의 외부공간은 수직적으로 연계되도록 계획한다. 프로그램적 연계성은 하층부부터 상업, 업무, 주거 순으로 연계 혹은 단절이 된다. 글 JMY architects  사진 윤준환
다락다락 근린생활시설, 김찬중 다락다락 근린생활시설은 서울시 송파구 개롱역 근처 고밀도 주택단지에 위치하고 있다. 평범한 회사원인 건축주와 그의 가족은 아파트 생활에서 벗어나 아이들에게 기억에 남을 만한, 그리고 노후까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보금자리를 필요로 했다. 집을 짓는다면 누구나 꿈꾸는 다락방,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1층 점포와 원룸, 그리고 임대사무실까지... 60평 정도의 작은 대지에 모두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용량이 부족한 상황이었고 그로 인해 해당 대지에서 최대용적률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한 건물에 담아낼 수 있는가가 가장 큰 과제였다.   미니주상복합으로서의 주거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개인에게 집은 재벌들이나 지을 수 있는 저택 개념이 아닌 자신에게 적합한 주택으로 변했고 직접 지으려는 변화가 생겨나고 있으며 본 건물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건축이란 초기 자본금이 많이 필요한 행위로서 자급자족이 가능한 유형의 건물이어야 했으며 우리는 그것을 주택이 아닌 미니주상복합이라고 정했다. 첫번째 방식으로 도면에서 산정한 면적보다 훨씬 큰 공간을 만들어서 같은 바닥면적이지만 사용자가 느끼는 공간의 크기는 일반적인 건물보다 크고 확장되도록 생각하였고 그 방안으로 법적인 제한으로 만들어진 정북사선을 이용했다. 일반적으로 계단 형식의 발코니를 만들어서 처리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본 건물은 남북으로 발코니를 만들고 사선 벽을 그대로 실내공간으로 만들어서 실내공간을 최대한으로 찾아내려고 노력했다. 또한 정북 사선 면과 대칭을 이루며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박공 모양의 입면은 단순한 입면 요소가 아닌 건물의 단면으로 이어지며 구조의 역할을 해준다. 다락을 이용한 공간의 확장  각각의 집은 박공 모양의 높은 층고를 가질 수 있으며 윗층은 연면적에는 산정되지 않는 공간을 갖게 된다. 그렇게 각 집은 여러 개의 다락으로 쌓여 하나의 집으로 완성된다. 또한 본건물의 형태를 결정하는데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역시 건축법이었다. 도로에 면해 있어 도로사선과 정북사선을 피해가야 했으며 1층 필로티를 인정받기 위해 코어와 평면 레이아웃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주인세대의 면적을 줄이거나 원룸을 하나 포기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를 때쯤 도로사선 폐지라는 법개정으로 인해 상당수의 조건을 만족하는 지금의 디자인이 나오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 건물의 주재료는 콘크리트이며 외단열성능을 높이고 누수에서도 안전하기 위해 지붕 끝부터 사선면을 따라 1층 천장까지 칼라강판으로 한켜를 더해 일종의 담요로 매스를 감싸는 형태로 마감했다. 고밀도 주거지역에서 좋은 전망을 찾기는 쉽지 않았으나 면적 산정에 제외되는 발코니 공간과 최대한 많은 라운드 창호를 사선면에 배치하여 충분한 채광과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제한된 면적에서 수직적 공간으로의 확장 _ 1층은 5대의 주차공간과 부인이 직접 운영하는 카페, 코어가 자리잡고 있으며 필로티 기둥과 창호 프레임, 그리고 바닥석재를 어두운 색으로 마감하여 건물의 저층부를 정리하고 건물이 부유하고 있는 효과를 내고자 하였다. 2층과 3층은 각각 임대오피스와 원룸이며 남쪽으로의 전창과 전면 후면 발코니 공간은 실제 공간보다 넓은 공간감과 채광효과를 주며 원룸3개는 각각 다른 형태를 취하면서 특별한 공간을 제공하여 주변시세보다 높은 임대수익을 가능하게 하였다. 4층부터 6층 그리고 다락까지, 층수로는 사개층에 해당하는 상층부에는 건축주의 주거공간이 위치하고 있다. 내부 계단과 다락을 꿈꾸는 건축주의 요구에 부합하는 새로운 주거 형태를 만들었다. 거실과 주방의 경계를 없에고 네 가족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4층은, 5층으로 이어지는 내부계단과 부인을 위한 아일랜드형 주방, 가족실로 구성되어있다. 5층과 6층까지 이어지는 계단실과 사선벽은 8m의 높은 층고를 만들고 각각의 방들을 수직적으로 자연스럽게 하나의 집으로 연결시켜준다. 글 김찬중  사진 김용관
홍현 북.촌.사.이, 윤승현 이지선 현대와 전통, 주거와 관광 상업시설이 한데 얽혀 교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북촌마을 속에 10,000여평 정독도서관이 풍요로운 녹지와 함께 배치되어 있다. 하지만 정독도서관의 부지 높이가 인근대지보다 높고 한 개의 출입구만으로 진입되는 폐쇄적인 공간 구조로 인해 마을과의 관계성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정독도서관 남측 거의 유일하게 마을과 연접하고 있는 35m 콘크리트 옹벽을 허물어 마을과의 관계 회복을 노리는 정독도서관측과 마을에 필요한 주민과 관광의 지원시설을 건립하고픈 종로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공공간의 협력의 결실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대지 고저차 2m의 경계부에 놓여   있는 4m 옹벽을 허물고 작게는 교육사료관 진입의 루트를, 확장적으로는 정독도서관 전체의 보행진입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그 경계지점에 마을안내소, 공중화장실 그리고 북촌갤러리를 건립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 부지 안과 밖의 연결을 원활히 하고, 그곳에 완충공간으로서의 쉼터를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정독도서관의 공공성을 활성화하려 했다. 시설의 배치 구성의 방식으로서는 화동길변 가로의 건물군들의 표정을 닮은 15평 내외의 분할된 4개의 각 시설을 35m 가로변에 산개해 배치함으로써 그 사이 공간을 이용 진입과 공공환경을 갖춘 마당을 경계부에 확보하는 것으로 건축물이 아닌 비워진 공공의 공간의 가로변의 중심 Facade가 되도록 구성하였다.  글 윤승현, 이지선  사진 김재윤 작가
OPENHOUSE 후암동 NOOK, 김승회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후암동 일식주택을 리노베이션한 건물로, 아주 좁은 골목 안을 유심히 살펴야 비로소 산비탈 축대 위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이 집을 발견할 수 있다.  서울역 건너편 남산 자락에 8평짜리 대지 위에 총면적 13평 규모로 대수선한 초소형 건축물이다. 건축가 김승회는 80여 년 동안 여러 번 덮어 씌워진 세월의 두께를 조심스레 걷어내고, 허약해진 구조를 튼튼하게 보강하고, 새 주인이 필요에 맞게 최소한의 변형만 가했다. 리모델링이라고는 하지만 거의 원형 복원에 가까운 작업을 거쳐 건축주의 작은 사랑방으로 거듭났다. 허름하고 보잘것없어 보였던 옛날 집이 세월을 거슬러 다시 태어날 수 있었던 데에는 건축주 이호영 교수의 안목과 취향도 큰 역할을 했다. 낡고 누추한 것에 스민 숨어 있는 가치를 감지하고, 그 보존의 의미와 가치에 공감한 건축주는 이 집의 특별한 공간을 여러 사람과 함께 공유하며 에어비앤비로도 운영하고 있다. 사진 김재경
어쩌다가게@망원, 박인영 주변에 망원시장이 있고 골목길도 구불구불하고 직교 그리드도 아닌 조금 복잡한 동네다. 망원역에서 찾아 가는 길은 처음 200m 정도는 아주 혼잡한 시장통 같은 길을 따라 접근한다. 왼쪽 골목으로 접어들면 조용한 오래된 주택들이 빽빽하다. 그리고 맞이하는 계획대지에 처음에는 단층 아담한 주택을 출판사가 쓰고 있었다. 대지의 앞에 6m, 뒤에 4m 도로가 있다. (주)공무점에서 진행하는 어쩌다가게 두 번째로, 망원동 주택가에 지극히 상업적인 공간을 만들어야 했다. 어쩌다가게 콘셉트에 맞게 작은 가게들이 많이 만들어져야 했다. 상부층은 쉐어 오피스로 계획하여 건축주인 (주)공무점과 우리 설계사무소도 이사한다. 작은 가게들과 쉐어 오피스들은 여러 가지 공유공간을 같이 사용하도록 계획해야했다. 골목길을 돌고 돌아 찾아온 건물은 골목길의 연장이도록 했다. 건물 내 골목길은 돌아다니는 재미를 가지도록 했고 군데군데 넓어지는 마당이 함께 있다. 수직 계단의 골목길은 옛 달동네 골목길처럼 꾸불꾸불하다. 3m 층고를 둘로 나누어 1.5m 스킵플로어로 계획하여 층을 이동하는 단절감을 없앴다. 계단을 만드는 방식도 중간에 방향을 90도 전환함으로써 수직 동선이 건물을 가르는 강한 축이 되기보다는 공간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내부 골목길을 중심으로 열려있는 구조는 상대적으로 옆 주택과의 마찰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주변의 시장골목처럼 모든 시선과 관계는 골목길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완공 후 사무실을 이사하고 이 건물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본다. 지하공용 라운지와 3.5층 공용회의실은 입주자들이 공유하는 앱을 통해 예약하여 운영된다. 입주한 공방들은 여기서 클래스를 연다. 골목길과 작은 마당들에서 오픈마켓(어쩌다야시장)도 열렸다. 지하공용 라운지는 높은 층고로 울림이 좋아 매주 음악공연을 하고 있다. 이 작은 건물을 16개(공방 및 가게 11개, 사무실 5개)의 사업자들이 북적북적 거리면 재미있게 사용한다. 각각의 전용면적은 적지만 건물 전체를 이용하는 것 같다. 글 박인영  사진 노경
이화정동빌딩, 이종호+우의정 근현대사의 현장을 바라보며 건축가가 생각한 것은 장소와 시간이었다. 19세기 말부터 숭례문에서 소의문을 거쳐 돈의문으로 지나는 서울 성곽 부근의 정동 일대에서 일어났던 역사 속으로 들어가보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과거를 현재로 끌어오려 했을 것이다. 적벽돌 외장의 이화정동빌딩은 정동길을 사이에 두고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 심슨기념관과 대각선으로 마주하고 남쪽으로는 주한 캐나다대사관, 북쪽으로는 정동아파트와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언덕 위 동쪽으로는 옛 러시아공사관 터를 활용한 정동공원이 에워싸는 대지다. 이 건물은 길 건너 기념관과는 달리 재단의 임대 수익을 전제로 한 근린생활시설과 업무공간으로 채워진 상업건물이다. 적벽돌을 사용한 외관의 단순한 연속성을 포함해 정동길의 시간과 공간의 연속성을 나타내는 도시적 대화는 오랜 시간 이곳에 쌓인 사람들의 활동도 포함한다. 이종호와 건축사사무소 메타가 사용한 적벽돌은 이러한 의도를 제대로 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원칙은 지키되 약간 자유로운 개구부가 만드는 리듬 같은 것을 의도했다. 정동길의 아우라를 연장하는 방법으로 적용한 두꺼운 벽돌 벽과 유리 벽 간의 더블스킨은 가로와 건물의 관계를 강화한다. 두 벽은 꽤나 떨어져 있고 하늘로 공간이 뚫려 있어 단순한 이중 벽이 아니라 일종의 영역으로 작용한다. 도로의 사선제한을 활용하면서 정동길의 연속선을 유지하기 위해 저층부 건축선을 주변과 맞추고 상층부 임대 업무공간은 거리로부터 후퇴시켜 북쪽으로 이웃하는 공동주택과 인동거리를 유지했다. 경사진 땅의 약점을 극복하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지형을 활용하기 위하여 정문이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 1층 외부공간에서 프란치스코 교육회관과의 정원 쪽 마당을 지나 동측 정동공원 쪽으로 보행 동선을 연결했다. 글 메타건축  사진 김재경
불암골 행복발전소, 정영섭+홍영애 아이들은 뛰어 논다. 아이들은 뛰어야 하고 놀아야 한다.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애정이 충분할 때, 아이들은 자유롭게 뛰어 논다. 지역아동센터는 부모를 대신하여 아이들에게 애정을 주고 돌봄을 제공해야 한다. 대지는 아파트 단지들과 불암산 사이에서 겨우 남아 있는 저층 주거지에 자리한다. 격자로 계획된 아파트단지와는 비교되게도 별모양의 부정형 대지이다. 이 곳이 얼마나 계획되지 않았는지, 얼마나 소외되어 있는지를 보여 주는 듯했다. 두 개의 돌봄 교실, 아이들을 위한 주방과 식당, 사무실, 북 카페를 계획해야 했다. 발주처는 돌봄을 받는 아이들과 북 카페를 이용하는 어른들을 통하여 마을의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기를 기대 했다. 집집이 모여 이루어진 마을과 여러 프로그램이 어우러져야 하는 아동센터는 닮아 있었다. 기존대지에는 마을 사람들만 아는 지름길도 있었다. 프로그램 실들은 작은 집들이 되고, 주출입구-중정-부출입구로 이어지는 복도는 마을 지름길이 되었다. 단층의 지역아동센터는 3~4층의 다가구, 다세대에 둘러싸여 있다. 주거지에 친근한 소재인 목재와 돌로 외벽을 마감하였다. 부정형 대지를 따라 실들을 계획하고, 지붕은 불암산의 경관을 따라 경사로 계획 하였다. 주변 건물에서 내려다 본 지붕은 그 모습이 마을이고 건물의 입면이기도 하다. 소규모 건물에 해당하여 인증절차는 생략하였지만, 건축물에너지효율1등급에 준하는 단열재와 창호를 계획하고 신재생에너지 설계를 적용하였다. 발주처가 공공건축물이 가져야 할 지속성에 대한 관심과 확고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공모전을 통하여 진행된 설계를 하며, 우리는 마지막까지 모든 계획에 참여 하고 싶다는 의지를 전달했다. 발주처는 그 기회를 주었다. 인테리어 설계를 시작할 때에 실제 북 카페를 운영할 주민과 아동센터의 운영자를 만났다. 가장 즐거우면서 동시에 괴로웠던 순간이었다. 이제야 주인을 만나 소통하고 진정한 설계자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즐거웠지만, 사용자의 계획을 미리 담아내지 못해 기존의 건축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점에서 아쉽고 괴로웠다. 지금 불암골 행복발전소 지역아동센터에는 아이들이 뛰어 놀고 있다. 우리는 오늘도 북 카페를 운영하는 선생님과 통화를 했다. 2014년 5월의 공모전이 2016년 여름까지 이어지고 있다. 글 moldproject  사진 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