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House

이오스(Eos)

조한준

2019년 10월 17일 5:00PM
서울 용산구 소월로

* 10월 3일 오후2시부터 참가 신청 가능


집의 이름인 '이오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새벽의 여신을 뜻하기도 하지만 건축주 부부 이름의 성을 따서 지었다. 이태원동 전망 하나에 반해 땅을 바로 매입했다는 건축주는 막상 집을 지으려하니 현실적으로 집짓기가 매우 어려운 땅이라는 걸 나중에 깨달았다고 한다. TV 드라마에서도 종종 달동네를 배경으로 하는 촬영장소로 쓰였던 이 땅은 지대가 높아 서울의 전경이 거의 한눈에 다 들어온다. 서울 자투리땅에는 대부분 오래된 단층의 옛집이나 무허가 건물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집터에도 언제 지어진 지 알 수 없는 오래된 옛집과 대장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무허가 단층 주택 두 채가 벽을 맞대고 자리 잡고 있었다. 이 집들은 집이 지어질 땅을 다 차지하고 있었고 땅의 모습을 꽁꽁 감춰두었다. 건축주 부부는 오랜 시간을 아파트에서 지내왔었고 단독주택의 기억은 유년 시절 가족들과 살았던 집의 기억이 전부였다. 땅의 위치와 주위 여건이 말해주듯 집을 짓기로 한 건축주의 결단에도 용기가 필요했으며, 설계를 의뢰받은 건축가 입장에서는 부담이 가는 프로젝트였다. 설계 과정에서 살펴봐야 할 여러 조건이 많았고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지도 모를 여러 변수를 예측하고 최소화하기 위해 충분한 설계 기간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집에 건축주는 일찍 새벽을 맞이할 수 있다. 서울의 전경이 집안 창을 통해 액자처럼 걸려 있는 집이 바로 'Eos'이다.
 

조한준  사진 노경

 

지역 지구 도시지역, 제1종일반주거지역
주 용도 단독주택
대지 면적 90.15㎡(27.27평)
건축 면적 50.34㎡(15.25평)
연면적 197.22㎡(59.66평)
건물 규모 지하 1층, 지상 4층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 구조
건축가 (주)건축사사무소 더함(조한준)
시공사 우리마을 A&C(대표 하광수, 현장소장 배호근)

조한준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종합건축사사무소 고우건축,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건축사사무소 시간 등에서 실무를 쌓았으며 재직 시 참여했던 프로젝트로는 여의도 리첸시아 주상복합, 수원시 제2청사건립공사, 송파 Fun Stadium, 마포구종합행정타운, 알펜시아 동계올림픽지구, 북서울 꿈의숲 문화센터 등이 있다. 좀 더 작은 스케일의 프로젝트에 관한 관심과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2011년에는 ‘스튜디오 더함’을 개소했고 인테리어, 리모델링 등 작은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지고 일반 의뢰인과 소통하며 작업을 이어왔다. 2013년 (주)건축사사무소 더함(ThEPluS Architects)을 설립했다. 크고 작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가 가장 큰 자산이기도 한 그는 건축주와 시공자와 건축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으며 이 관계 설정에 대해 관심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사무소 개소 이후 2016년에는 제34회 서울시건축상 우수상과, 국토교통부에서 주관하는 2016년 신진건축사대상 최우수상, 2017년에는 포항시건축문화 최우수상을 받은 바 있다.

Map 서울 용산구 소월로
건축가 조한준
일시 2019년 10월 17일 5:00PM
위치 서울 용산구 소월로
집합 장소 서울 용산구 소월로40길 (세렝게티 앞)
인원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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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 집의 가능성을 열다, 글_박정현 건축평론가 집이라는 단어가 그리는 윤곽은 건축의 경계와 포개지는 면이 그리 크지 않다. 우리는 집을 건축으로 바꿔 부르는 일이 거의 없다. 이런 점을 반영하듯, 집을 방문하는 일은 건축을 답사하는 것과는 꽤 다르다. 주어진 프로그램과 조건을 어떻게 풀어냈는지, 어떤 재료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등과 같은 건축적인 내용을 읽기 위해서는 다른 것들을 괄호 속에 넣어야 한다. 반면 취향과 욕망의 전시가 펼쳐지는 라이프스타일의 실제 현장에 관한 관심, 아파트와 다른 주거 방식을 선택한 사람들에 관한 관심, 이를 가능케 하는 금융 모델에 대한 호기심이 전면에 나서면 건축은 뒤로 한걸음 물러서게 마련이다. ‹오픈하우스서울 2019›가 흥미로운 까닭은 이런 두 시선이 엉켜 있음을, 더 정확히 말하면 우리의 시선이 (전통적인 의미의) 건축적인 것에서 (새롭게 등장한) 또 다른 건축적인 것으로 확장하고 있음을 징후적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채의 주택 가운데 다른 모든 것을 괄호치고 건축적 관심만 자아내는 대상, 다르게 말해 건축적 관심을 유발하는 주택은 그리 많지 않다. 이는 ‘집짓기의 시대’라고 불러도 좋을 2010년대 이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예를 들어 2000년대 중후반 잡지 ‹공간›이 다룬 주택에서 라이프스타일과 금융, 부동산 모델 등을 읽어낼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2006년 무렵 김헌의 ‘다이코그램(dichogram)’이나 ‘이나큘라(inocula)’, 조병수의 ‘세 상자 집’ 등 당시 주목받았던 주택과 요즘 회자되는 주택 사이의 간극은 무척 크다. 김헌과 조병수의 주택은 건축가의 성향과 건물의 형태나 접근법에서 비슷한 면이 전혀 없다고 해도 좋다. 하지만 건축 내부로부터 건축을 설명하는 것, 도시에 대한 무관심 등 두 건축가의 작업 모두 대단히 (전통적 의미에서) 건축적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예외적인 주거 방식이자 건축가의 에고를 가장 잘 드러내는 건축 유형일 때, 주택은 건축 담론의 수면 위로 고개를 내밀 수 있었다. 2010년대 초중반 땅콩집 신드롬과 함께 시작된 집짓기 흐름은 많은 것들을 바꾸어 놓았다. 서울 근교의 택지가 동났던 이유는 건축이 훌륭해서가 아니었다. 알고 나면 김이 샐 만큼 간단한 것이었지만 새로운 금융 모델과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했기 때문이었다. 땅콩집은 빈약한 건축적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금으로 마당 있는 주택을 마련할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더불어 단독주택은 은퇴 후가 아니라 아이가 어릴 때 더 적합한 주택 유형이라는 생각, 국내에 선례가 많지 않았던 경량 목구조를 확산시켰다. 물론 이 시기 아파트 가격의 상승이 주춤하고 금리가 예외적으로 낮았던 때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아무튼 이 과정에서 분명하게 확인된 것은 불과 몇 년 전에는 건축의 문제가 아니라고 여겼던 것들이 건축을 주도했다는 사실이다. 한편 집을 짓는 이들의 나이가 50 – 60대에서 30 – 40대로 내려오게 되자 연쇄 반응이 일어났다. 건축가의 독립이 빨라진 것이다. 연령주의가 만연한 한국에서 건축주는 자신보다 어린 건축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젊은 건축가라 불리는 이들의 수가 그 어느때보다 많아진 주요한 이유는 젊은 건축주들의 등장이다. ‹오픈하우스서울 2019›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주거는 이 젊은 건축주-건축가 조합의 산물이다. 크기, 형태, 거주와 주택 유형 등 저마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집들에서 읽을 수 있는 공통점은 도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다. 이전 세대 건축가의 집들이 무질서한 서울을 부정하거나 눈 감고 가능하면 그 맥락에서 벗어나려 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대부분의 집은 주변의 맥락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에이오에이 아키텍츠(aoa architects)의 ‘단단집’과 ‘남녀하우스’의 외부는 서울 어디에나 흔한 다세대·다가구 주택의 형식과 재료를 장식적으로 차용한다. 그리고 이를 합리적으로 조율된 평면, 다양한 재료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실내와 병치시킨다. ‘미아동 협소주택’과 ‘맥스미니움’ 등 가로 폭이 대단히 좁은 대지에 세워진 주택들은 건축가들이 활동하는 범위가 넓어졌음을 보여준다. 건설업체나 법적 건축허가만 내주는 설계사무소에서 해결할 수 없었던 거리의 모퉁이에 건축이 처음 개입한 예들이다. 디자인이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열쇠일 수는 없으나 버려지거나 방치된 채 있던 이 공간이 건축적 개입으로 거주할 만한 곳으로 바뀌는 일은 전면철거와 재개발이 더는 쉽게 일어날 수 없는 서울에서 고무적인 현상이다. 일련의 대수선 작업을 꾸준히 해온 김재관의 ‘예진이네 집수리’와 ‘두꺼비집 수리’도 비슷한 흐름으로 읽을  수 있다. 우리 곁에 언제나 있었지만 가시화되지 못한 영역에서 일어나는 건축 행위다. 또 하나 주목할 흐름은 주택을 둘러싼 다양한 시도들이 공간 기획의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주어진 프로그램을 충실히 따라 건축물을 짓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고 관리하는 일이 건축의 이름 아래 이루어지고 있다. 박창현과 최하영의 ‘유일 주택’은 원룸으로 적층된 저층부와 건축주가 사는 상층부로 구성되는 흔한 다세대 · 다가구에 목욕탕이라는 공유 공간을 삽입했다. ‘풍년빌라’는, 건축가가 땅의 매입, 프로그램 기획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경우다. 프로젝트의 시작이 클라이언트의 발주 여부에 달려 있는 전통적인 건축 작업과 달리, 건축가가 프로젝트의 시발점이 되는 이런 작업이 건축가의 업무영역 확대뿐 아니라 도시에 어떤 기여를 할 것인지 눈여겨 지켜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짚어봄 직한 추세는 상가 주택이다. 저층부에는 상가가 고층부에는 주거가 배치된, 이른바 상가 주택이 최근 부쩍 눈에 띈다. 상가 주택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대단히 흔했고, 1990년대 초 건설된 분당과 일산에도 많이 지어졌다. 그러나 상가 주택은 거주 환경이 나쁜 대표적인 주택 유형으로 손꼽혔고, 관심을 기울일 만한 프로젝트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번 프로그램에 포함된 ‘노스테라스’를 설계한 황두진의 지적 대로 가장 도시적인 주거라 할 수 있는 상가주택은 최근 건축가들의 주요 설계 프로그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누군가는 이런 작업의 건축적 성취와 의미가 무엇인지 회의적인 물음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확답을 하기에는 지나치게 이르다. 오히려 집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다양한 행위가 축적될 때까지 잠시 건축 논의는 미뤄두어도 좋지 않을까.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일인 가구 수 증가와 노령화에 한국의 도시가 대처해야 하는 시점이 이미 도달했다. 이제 전통적 의미의 건축이 들어설 자리를 찾는 사이, 집이 해야 할 일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을지 모른다. 더 많은 집의 문이 열린 것을 환영하며 더 많은 가능성의 문이 집과 함께 열리길 기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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