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House

VT cosmetic 사옥

이주한 + 김대일 + 김한중, 최한메

2019년 10월 13일 4:00PM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19길 7

* 10월 3일 오후2시부터 참가 신청 가능



‘크다’ _ ‘크다’는 개념은 상대적이다. 도시에서 건축물의 크기는 옆 건물의 크기, 건물이 들어선 길의 폭, 건물의 기능, 심지어는 자신에게 익숙한 공간의 치수 등 여러 가지 개별적 기준에 의해, 복합적으로 판단된다. 결국 ‘크다’란 시각적, 경험적 비례의 문제이며 ‘큼’을 만들기 위해서는 평가 대상만이 아닌 비교 대상에 대한 정의도 매우 중요하다. 165.2㎡(50평)가 채 안 되는 가로수길 이면 도로의 작은 대지는 4m 골목을 사이에 두고 저층 주거지역에 맞닿아 있지만, 한편으로는 강남의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는 도산대로 최고 높이 지정구역에 속해 있었다. 거대함과 왜소함의 상반된 가능성을 갖는 대지는 공간을 계획하는데 앞서 특별한 전략을 요구했다. 

‘큼’의 방법론 _ 도시에서 7층짜리 건물은 크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작은 골목길에서 20m 높이의 바위를 만난다면 거대함을 느낄 것이다. 비교의 대상이 비일상적 물질의 차원으로 환원되는 순간, 크기에 관한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이 집을 396.69㎡(120평)짜리 작은 근린생활시설이 아닌 1,500㎥짜리 바윗덩어리로 만들기로 하고 나서 익숙한 건축의 흔적을 지우고 바위의 물성만이 강조되도록 계획의 방향을 잡았다. 

우선 건축물의 법정 최대 볼륨을 형태적으로 단순화하여 7개의 묵직한 덩어리로 계획했다. 다시 이 가운데 2개는 커튼월로 마감한 투명한 덩어리로 채광과 환기를 담당하게 했고, 이를 통해 나머지 덩어리들이 기능적 개구부로부터 자유로워졌다. 건물 전체를 지배하는 400*2,000mm의 재료 모듈을 통해 출입문과 전망창들은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고 표면의 텍스쳐로써만 존재하도록 계획했다. 대지와 만나는 저층부에서 7개의 덩어리는 주차, 출입구 등을 위해 들어올려져야만 했고, 우리는 기둥 대신 콘크리트 매스로 이 덩어리들을 지탱했다. 이 콘크리트 덩어리는 땅속에 숨어있는 거대함의 일부임을 암시하여 보는 사람에게 다시 한번 크기를 상상할 수 있도록 했다.

최대한의 공간 _ 도시의 비례적 크기와 별개로 내부 공간의 크기는 절대적인 수치에 좌우되었다. 계획에 앞서 기술, 제도적으로 낭비 없이 최대치의 공간을 갖는 빌딩 시스템을 고민할 필요가 있었다. 우선 우리는 이 집이 가질 수 있는 최소 크기의 수직 동선에 대하여 고민했다. 낮은 층고 덕에 계단 참의 최소 크기에 관한 규정에서 자유로워졌고, 분담된 거실 면적 덕에 직통 계단의 최소 폭에 관한 규정에서 자유로워졌다. 여기에 4인승 초소형 엘리베이터와 최소의 수직 설비공간이 더해져 5.5m x 2.1m 크기의 초소형 코어를 계획할 수 있었다. 

가로수길, 사옥 _ 모든 건물이 존재감을 드러내야 할 필요는 없다. 때때로 느닷없는 존재감은 도시 공간의 편안함을 해치고 시끄러움을 만든다. 하지만 가로수길에서 한 켜 물러나, 음습한 땅을 사옥의 터로 선택한 건축주에게 이 자그마한 땅은 치열한 노력의 결과이자 미래를 위한 발판이었다. 가로수길의 모든 집이 그러하듯, 피겨(figure)가 되고자 하는 의지는 그만큼 절실한 것이었다. 그 작은 거대함으로 우리의 집이 범람하는 이미지 속에서도 특별한 존재감을 갖기를 기대한다. 

김한중  사진 노경

 

김대일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범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와 건축사사무소아뜰리에십칠을 다녔다. 피그건축사사무소의 창업 멤버였으며 2019년 진민주와 함께 리소건축사사무소를 설립했다.

 

김한중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경영위치 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경험을 쌓았다. 2015년 피그건축사사무소를 설립했고, 2017년부터 현재, 베이스먼트워크샵의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이주한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이후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와 삼성물산을 다녔고 2015년 피그건축사사무소를 설립했다. 대한민국 건축사이며, 서울시 공공건축가이다.

 

최한메

홍익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범건축에서 실무경험을 쌓았다. 2013년부터 에그플랜트 팩토리에서 공간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Map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19길 7
건축가 이주한 + 김대일 + 김한중, 최한메
건축주 VT 코스메틱
일시 2019년 10월 13일 4:00PM
위치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19길 7
집합 장소 정문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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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House ITM 한국 사옥, 이타미 준 (유동룡) 2019년 10월 20일 4:00PM
EVENT 특별 상영회 <이타미 준의 바다>, 정다운, 김종신 2019년 10월 20일 7:30PM
VisitYourself 온양민속박물관, 이타미 준 (유동룡) 자연으로부터 받은 원초적 소재인 흙은 가소성과 약간의 탄력 그리고 신장을 가지고 있다. 이번 작업은 마을의 민가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적토(赤土)를 근대의 블록 만드는 것과 같이 형틀에 넣어 압축 프레스 하여, 그것을 다시 꺼내어 태양에 건조해 소소 상태의 흙 블록으로 만들어냈다. 이 흙을 주제로 해서, 그 엄격한 자연과 풍토성으로부터 일개의 건축 외관을 얻어내어, 그 풍경에 도전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은 단적으로 말해서, 근대주의 혹은 근대건축에서의 탈피를 의미하며, 곧 자립하는 건축, 인간 본연의 건축으로서의 시발점을 의미한다. 관념적으로 도면을 작성하는 것, 미의식을 고집하는 것보다도, 흙 블록을 무수히 만들어내는 것에서 시작하여 흙 블록을 쌓아 올리는 것으로 이 일은 끝났다. 글 이타미준 사진 ITM유이화건축사무소 대지 면적 : 40,000,00㎡ 건물면적 : 1,718.2㎡   이용 시간 10:00 – 17:30 휴관일 매주 월요일 이용요금 무료 문의  041-542-6001    이타미 준 (유동룡) 1937년 도쿄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국적은 대한민국을 고집하며 늘 어머니의 땅을 그리워하던 건축가이자 화가다. 1964년에 무사시공업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하였다. 2003년 프랑스 <국립 기메 박물관>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개인전을 개최하고 이듬해 프랑스 예술문화훈장 “슈발리에”를 수상했다. 2006년에는 ‘김수근문화상’을, 2010년에는 ‘무라노도고상’ 등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예술가로 평가받았다. 대표적인 건축작품으로는 <조각가의 아틀리에>, <석채의 교회>, <먹의 공간> 등이 일본에 있고, <온양민속박물관>,<각인의 탑>,<포도호텔>,<수, 풍, 석 미술관>, <방주교회> 등이 한국에 있다. 달항아리와 같은 건축, 온기가 느껴지는 건축을 하고 싶다던 그는 2011년 삶을 마감하고 그토록 사랑하던 고국에 묻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