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담

영상 ㅣ 케이브하우스

김광수

2020년 10월 25일 2:00PM
* 10월 25일 영상이 공개됩니다.

판교주택단지를 가보면, 애써 함께 있지만 서로가 각자의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독특하고 적막한 집들의 풍경을 경험할 수 있다. 그곳은 마을의 공동체성을 지향하는 지구단위계획의 세세한 지침을 바탕으로 형성되어 있지만, 건축이 들어서는 방식은 무척 폐쇄적이며 각양각색의 미학을 뽐내고 있으니 이러한 경우를 놓고 보자면 마을(마스터플랜)이 실패한 것인지 아니면 건축이 실패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언제부터인가 도시는 마을을 추구하기 시작했고 건축은 내부지향적인 논리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일관성의 요구와 이질적인 욕망이 화해하지 못하고 어색한 타협만 취한다. 나는 이 지점에서, 이 두 방향성이 배타적 타협이 아니라 상호 수용적인 관계를 이루어내며 내외부를 침범하고 서로 간에 다른 논리가 반응하여 하나의 질서를 이루어 낸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북측 보행자도로의 벽면에 뚤린 커다란 아치도 이러한 맥락에서 접근했다. 그리고 거실의 연장으로서 중정이기 보다는 외부 중정의 연장으로서 거실이 되기를 바라며, 스케치업의 푸쉬툴로 외부 벽면의 아치를 실내까지 밀어 넣어 보았다. 그래서 밀린 그곳까지가 외부이고 그 거실 외곽으로는 실내라는 감각으로 작업했다.   

가운데 거실 혹은 마당의 보이드를 중심으로 동선은 그 바깥 레이어에 둘러쳐져 있으며 스킵플로어에 의해서, ‘거실_복도_방’의 구성은 상승감과 이질감, 개방감과 폐쇄감의 반복으로 켜의 경험이 이루어지기를 바랐던 것 같다. 거실과 주방, 자녀들의 방과 최상층의 부부침실 및 옥상마당 뿐만 아니라 주변 마을과 이 집과의 관계까지도, 서로가 있는 곳이 각자의 고유한 시간과 공간이며 핍홀에 의해서 멀고 가까움, 나서고 물러서기, 표면과 깊이, 투명과 불투명 간의 교차경험이 형성되기를 바랐다.

격자와 아치는 서로 어울리는 듯 하기도하고 안 어울리는 듯 하기도 하다. 나는 이 주택에서 격자와 아치 그리고 표면들이 만나는 또 다른 태도를 고민하게 되었고 외부의 직교구성과 내부의 아치구성이 합목적성을 벗어나 이질적인 감각으로 합체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또한 인테리어디자인(?)과 건축이 하나의 태도를 견지하며 외부의 논리(지구단위계획이 요구하는)와 내부의 욕구가 섞이고 교차하여 순기능을 발휘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주요한 고민의 지점이었다고 볼 수 있다.

건축주와의 일관성과 신뢰감을 바탕으로 한 의사소통은 이러한 접근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것 같다.


김광수   사진 신경섭


+참고자료
리빙센스 2017년 6월호


김광수
studio_ K_ works 대표. 커튼홀 공동대표. 연세대학교 및 예일대학교 졸업.

김광수(Kwangsoo Kim)는 협업을 지향하며 다양한 장르의 전문가, 대중, 공간 사용자들의 관계성을 유도하는 디자인과 건축 작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04년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에서는 ‘방들의 가출’이라는 주제로 한국사회의 아파트와 방 문화현상을 조사하고 건축프로젝트와 함께 전시한 바 있으며, 핀란드 국립미술관(2007), 오스트리아 국립미술관(2013) 등에도 그의 작업이 초대되어 전시를 한 바 있다. 지역협업을 중심으로 작업 한 철원 양지리의 DMZ 철새타운은 대한민국공간대상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주요 작업으로는 철원 양지리 철새타운, 연대 앞 창작놀이센터(서울시 창의상 수상), (주)삼덕사옥(경기건축문화대전 특별상 수상), 광주시민회관 재조성사업, 합천영상테마파크 로가닉마켓, 달로문학관은 달로문학관입니다, 백사마을 주거지보존사업 등이 있으며 공저로는 제주현상, 철새협동조합, Stadebauwelt_ City of Bang, 느림의 도시 _ 순천, Germany-Korea Public Space Forum 등이 있다.

http://www.studiokworks.com

Map * 10월 25일 영상이 공개됩니다.
건축가 김광수
일시 2020년 10월 25일 2:00PM
위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인원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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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House 집의 공간, 오픈하우스서울 x 기린그림 ‘발코니 확장형’이라는 말은 한국의 대표적인 주거 유형인 아파트의 지향점을 보여줍니다. 외기와 면한 발코니를 실내화하면서 따뜻하고 편리한 내부 공간 위주의 집은 4계절의 더위와 추위를 고려한 방법이기도 하고, 거실의 면적을 늘리는 일이기도 합니다. 면적을 늘리고 단열에 유리한 주거 환경은 관리와 기능에 최적화된 밀폐된 실내를 만듭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안전하고 편안한 이 집의 공간에 대해 물음을 던지게 됩니다.  오픈하우스의 첫번째 스페셜 테마인 ‘집의 공간’은 실내 환경에 최적화된 한국 상황에서 다시 생각해보는 집의 요소들을 살펴봅니다. 그동안 방치되었거나, 주목하지 않았으나 다시 생각하게 된 집의 공간과 그 가치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마당, 옥상, 열린 담, 안과 밖의 경계, 공동의 공간뿐만 아니라, 자연과 어우러진 조선의 별서, 집과 도시의 중간 주거까지, 집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글 임진영(오픈하우스서울 대표)    온라인 프로그램  영상_하늘과 만나는 마당, 옥상 ㅣ 부암동 주택_ 최두남  영상_열린 담 ㅣ 케이브하우스_김광수  영상_공동의 거실 ㅣ 유일주택_최하영, 박창현  영상_한옥 리노베이션 ㅣ 가회동 한옥 및 장푸르베 하우스_최욱  영상_안과 밖을 확장하는 반외부공간 ㅣ 새정이마을 주택_정재헌  영상_은퇴자의 재택근무 ㅣ 청운동 주택_김현대  영상_흐르는 마당 ㅣ G하우스_서승모  영상_동네의 접점 ㅣ 해방촌 해방구_임태병, 스튜디오빅미니  영상_정원과 별서 ㅣ 반계 윤웅렬 별서_김봉렬  영상_일상과 비일상의 공존 ㅣ 캐빈하우스_김창균    현장 프로그램 (10.19일 예약 오픈)  11월 8일  오전 11시        서드플레이스 홍은2_박창현  11월 8일  오후   1시        서드플레이스 홍은2_박창현  11월 8일  오전   3시        서드플레이스 홍은2_박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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