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새로운 공공공간

현장 프로그램 ㅣ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리모델링

서민우, 지정우

2021년 10월 30일 2:00PM
서울특별시 노원구 공릉2동 노원로1나길 10

노원구 공릉동은 주민자치 활동이 활발한 지역 중 한 곳이다. 지하 1층, 지상 5층의 규모로 2010년 설립된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는 이러한 공릉동 주민자치문화의 중심에서 특히나 지역 청소년들에게 편안하면서도 다양한 활동들을 독려해주는 학교 밖 공공공간이 되어왔다.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이른바 ‘공터’는 10년여의 세월 동안 청소년들에게 자유롭고 열려있는 공간이었지만 노후화된 시설의 개선과 시대의 필요에 맞는 공간의 정립을 위해 리모델링을 해야 할 필요성이 점점 켜졌다.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내 화랑도서관은 청소년뿐 아니라 유아와 어린이, 어른들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으로서 일상의 휴식과 서로 간의 소통을 이끌어주는 곳이다. 또한 ‘일꾼’이라 불리는 운영팀 직원들에게 센터는 청소년 자치문화에 대한 그들의 사명을 다하는 일터이기도 하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다양하게 엮여 있는 공간 수요자들의 요구를 해석하고 앞으로의 공간의 지향 가치를 함께 만들어가며 더 나은 공공공간으로서 발돋움하는 데에 큰 노력을 기울였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이유에스플러스건축(EUS+ Architects)이 설계를 맡았고 기본설계 전 다섯 차례의 청소년, 운영자 워크숍그리고 시공 과정에서도 주민 참여 워크숍을 진행했다. 우선 기본설계 전 청소년들과의 워크숍을 통해서 기존 공간이 가진 문제점과 개선점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보게 했고 일꾼들과 함께한 운영자 워크숍에서는 청소년들의 생각 위에 운영 면에서의 고민과 의견들을 겹쳐보게 했다. 또 그 결과물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이 공간의 모형을 만들어 보는 쌍방향의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공간을 사용하는 여러 주체 간에 상호 교환적인 워크숍이 가능했고 공간에 대한 그들의 다양하고 구체적인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시공 과정에서는 함께 공간을 돌아보며 다시 의견을 수렴하는 ‘공간 라운딩 프로그램’을 가짐으로써 주민자치공간의 구축에 있어서 그들을 중심에 둘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시공을 맡은 Mat.E Architects는 내부공사에서는 잘 진행하지 않는 상주 시공의 방식으로 진행하여 시공의 질을 높였을 뿐 아니라 시공 과정 중에서도 공간 사용자들의 이야기를 수렴할 수 있었다. 

 

기존 공간의 재정비
설계 과정의 첫 번째 과제는 기존 프로그램과 기능을 재배치하고 포화상태에 있던 콘텐츠들을 정리하여 앞으로의 다시 나아갈 공터를 위해 공간의 확장 가능성을 만들어 두는 것이었다. 

여러 차례 진행한 주민 참여 설계 워크숍에서 도출된 시사점을 바탕으로 공간의 용도를 서로 바꾸고 면적을 조율하는 재배치 과정을 진행하여 합리적인 영역 구성을 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 단절되어 활용도가 낮았던 실내 공간들을 찾아내 건물의 내외부를 조망하며 여러 프로그램을 담을 수 있는 개방적인 장소로 바꿀 수 있었다. 또한, 지하에서부터 6층에 이르는 긴 계단실 및 건물 전체의 벽에 붙어있던 포스터들을 정리한 후 서가 책장의 면을 활용해 포스터를 모아서 부착할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역동적으로 생성되는 공터의 콘텐츠들이 공간 속에 효율적으로 담겨 운영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독서실형 열람실과 벽면 서가 위주로 구성되어 폐쇄적이었던 5, 6층 서가를 기둥 서가와 칸막이 서가로 조성된 ‘책 길’을 따라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오가며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십진분류법에 따른 고정된 서가 목록이 아니라 일꾼과 청소년들이 함께 서가의 주제를 꾸려볼 수 있는 ‘컬렉션’ 서가를 배치 및 운영하게 됨으로써 정보와 사람이 자유로이 드나드는 ‘공터’가 되었다.

 

공공공간으로서의 발돋음
공릉동을 가로질러가고 있는 긴 경춘선 숲길 공원의 모습과 ‘아름다운 언덕’이라는 공릉의 뜻이 영감이 되어, 1층부터 6층까지의 공간이 수직적으로 배치된 하나의 마을로서 공간의 큰 개념을 잡았다. 또한, 공터가 주민시설로서의 여러 기능적인 부분을 해결하는 역할에서 더 나아가 보다 도시와 적극적으로 관계 맺을 수 있는 교두보가 될 수 있도록 건축적 솔루션들을 모색해나갔다.

우선, 내부의 외부화를 표현하기 위해 일반적인 공공기관에서 잘 쓰지 않는 벽돌 타일과 OSB합판, 익스팬디드메탈, 철판 등을 실내 마감 재료로 사용하여 건물 외부를 연상케 하는 단단한 덩어리 감을 완성했다. 2개 층을 연결한 큰 통창 옆에 키가 큰 식재를 배치하고 자연광을 적극적으로 유입시켜 마치 외부와도 같은 내부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복잡한 구조물들에 가려져 잘 활용되지 못했던 창들을 찾아내고 창가를 단단한 덩어리 감으로 정리해 유리를 통해 보이는 외부의 풍경을 돋보이게 했다. 이에는 실내 공공공간이 가져야 할 가치를 도시로 확장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있다.공공건축물 리모델링 사업의 경우 지자체의 재정만으로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기에 부담이 크다. 또한, 일반적인 공모의 방식으로는 설계 의도의 구현, 유지관리와 운영에 이르는 각 사업 단계가 연속성 있게 진행되지 못해 기능적인 충족 정도에서 그치는 기존 공공 건축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게 된다.이번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리모델링 사업에서는 발주, 협력 기관 및 협업 업체가 각자의 분야를 넘나들며 경청과 도전의 자세로 업무를 진행했고, 공공건축 사업에서는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협력의 사례를 만들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이 변화의 과정에 발주기관, 협력 기관, 주민들이 모두 함께 참여하며 더 나은 공동의 일상을 꿈꾸고 만들어갈 수 있었다. 청소년만을 위한 센터가 아니라 시민 모두에게 열려있어 구성원들이 함께 호흡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모두의 유스카페’, 주민 모두를 위한 5~6층 컬렉션 서가, 어린이 도서관 재정비가 진행되었다. 이를 통해 청소년과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의 힘 회복, 지역의 공공성 회복, 품격 높은 지역 경관 창출이라는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이유에스플러스건축 사진 박영채 



 

사업 참여 단체와 참여자 명단
사업 주체: 노원구(민원식, 최성수, 탁흥준, 김지선)
사업 추진단: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안찬수, 조선경), C Program (엄윤미, 신혜미, 김정민), 도서문화재단 씨앗 (김태윤, 김진옥, 문기원)
공간 설계: EUS+ Architects (서민우, 지정우, 고건수, 이소림, 김수연)
공간 시공: Mat.E architects (이병욱, 김성진)
가구 제작: 큰산인디컴 (조인수)
사이니지 디자인 및 제작: P Plus communication (박종호, 김인혜)
운영 주체: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장소 서울특별시 노원구 공릉2동 노원로1나길 10
개관 화 - 일 9:00~18:00 *운영시간은 요일별로 다르니 홈페이지 확인 후 방문바랍니다. 
휴관 월요일 및 공휴일
이용요금 무료 
홈페이지 www.gycenter.or.kr/
 

이유에스플러스건축 
서민우와 지정우가 이끄는 이유에스플러스건축은 ‘좋은(EU) 이야기(S)를 더한다(+)’라는 자세로 건축의 다양한 영역에서 좋은 공간 이야기를 만들어가기 위한 활동을 한다. 특히 다양한 세대와의 깊은 소통을 통해 이유에스플러스건축만의 디자인 과정을 발전시켜왔다. 이 과정에서 ‘디자인 워크숍’을 통해 사용자 협력 설계 방식이 실질적인 디자인 프로세스의 일부가 될 수 있게 면밀히 기획하며 특히 다음 세대의 희망과 의견을 단계별로 이끌고 공간으로 발전시키는 방법을 다양하게 알고 있는 건축가들이다. 오랫동안 건축 교육에 참여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배움의 공간, 놀이의 공간, 뮤지엄, 도서관 등 창의적인 공간 관련 건축 프로젝트에 노하우를 쌓아오고 있다.

최근에는 전국 교육청과 학교들의 요청으로 학교 공간 재구조화와 학생 참여 워크숍에 대한 프로젝트와 강연도 진행하고 있고 2020년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대통령상’인 대상과 ‘대한민국 공공건축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유에스플러스건축
www.eusarchitects.com

서민우

1970 년 출생한 서민우는 홍익대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김종성 교수의 서울건축에 입사하여 세심한 디테일의 다수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이후 미국 코넬대학교 건축대학원에서 수학하였다. 건축사무실 Perkins Eastman 의 뉴욕의 오피스에서 오랫동안 대단위 주거단지 계획과 고층 주상복합 프로젝트, 오피스 타워 설계등 다양한 분야의 설계를 진행했다. 특히 미술관, 박물관 그리고 조각공원 등의 예술문화공간에 대한 만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계속해서 관련 분야의 저술에도 힘쓰고 있으며 현재 어린이 관련 프로젝트들을 다수 진행하고 있다.

이유에스플러스건축 (EUS+ architects) 소장 / 공동대표 / 건축가 / 건축교육자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 대학원 겸임교수
지정우
지정우는 1972 년생으로 고려대학교 학부와 대학원에서 건축을 전공했고 인테리어, 환경디자인 회사인 중앙디자인(JAD)에서 연구소장을 역임했다. 이후 미국 코넬대학교 건축대학원에서 수학하였다. Perkins Eastman 과 뉴욕의 Eh-renkrantz Eckstut & Kuhn Architects (EE&K)에서 학교건축, 주거건축, 마스터플랜, 도시설계, 복합건축과 공공공간 설계를 담당했다. 놀이터와 어린이 건축교육에 오랜 기간동안 기획과 참여하여 이와 관련한 저서 뿐 아니라 연구를 계속하고 있으며 다음세대를 위한 점진성을 화두로 실무와 교육, 한국과 미국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유에스플러스건축 (EUS+ architects) 소장 / 공동대표/ 건축가 / 건축교육자
숙명여대 환경디자인학과 겸임교수
교육부 학교공간혁신추진단 자문위원
Map 서울특별시 노원구 공릉2동 노원로1나길 10
건축가 서민우, 지정우
일시 2021년 10월 30일 2:00PM
위치 서울특별시 노원구 공릉2동 노원로1나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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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House 서울의 새로운 공공공간 공모전 제도를 정비하고 공공건축가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서울의 공공건축/공공공간에 건축가의 참여를 꾸준히 끌어온 결과가 도시 곳곳에 드러나고 있습니다. 새롭게 조성된 서울의 공공건축/공공공간은 누구나 이용 가능하면서 건축가들의 고민으로 더 좋은 공간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도시의 공적 역할이 무엇보다 강조되는 상황에서, 새롭게 등장한 서울의 공공공간은 시민들에게 좋은 건축이 시민들에게 어떤 경험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건축가와 함께 직접 방문해보는 서울의 공공공간/공공건축 이야기를 현장에서 만나보세요. 현장프로그램 (10월 22일 오후 2시 예약 오픈)  10월 30일 오후 2시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리모델링_서민우, 지정우   10월 30일 오후 3시 구립독산도서관 리모델링_임영환, 김선현   11월 1일 오후 4시 종암 스퀘어_박정환, 송상헌   11월 3일 오후 4시 양천공원 책쉼터_김정임 11월 5일 오후 3시 서울여담재_천장환   11월 6일 오후 4시 한남뜨락_천장환 11월 7일 오전 10시 30분 응봉근린공원(매봉산) 숲속도서관_김은미  비짓유어셀프 ㅣ 자라나는 숲_나은중, 유소래 연계 포럼(온라인) <당선작들, 안녕하십니까>   오픈하우스서울 × 정림건축문화재단  11월 4일 오후 7시 30분 서울공예박물관 11월 16일 오후 7시 30분 양천공원책쉼터 11월 25일 오후 7시 30분 종암박스파크 & 한남 뜨락 참가신청: 정림건축문화재단 포럼 웹사이트 http://forumnforum.com      
서울의 새로운 공공공간 비짓유어셀프 ㅣ 자라나는 숲, 나은중, 유소래 ‘자라나는 숲’은 서울의 아차산 자락에 자리한다. 천호대로로 단절되었던 산자락이 다시 복원되는 지형에 위치한 인공의 숲은 자연과 인공의 관계를 바라보게 하는 전망대이자 공공예술 플랫폼이다. 전망대는 아차산의 흐름으로부터 시작한다. 평지에서 산이 시작되는 경사지에 기둥으로 이루어진 인공의 숲이 형성된다. 녹음이 우거진 느릅나무 사이로 인공의 숲길이 열리며, 작은 기둥을 따라 진입하면 곧게 뻗은 수직적인 기둥이 공간을 에워싼다. 어느새 크고 높은 공간에 다다라 하늘을 올려다보면 높이를 알 수 없는 숲의 공간이 펼쳐진다. 그곳은 기둥 사이로 빛과 바람의 스치는 공간으로 작은 의자에 몸을 기대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이다.  다시 길을 오른다. 숲 한편에 있는 돌음 계단은 다양한 관점으로 주변을 관찰하며 느리게 오를 수 있는 수직적인 산책로이다. 이곳을 따라 나무 위의 집과 같은 상부 전망 공간에 오르면 아차산의 나지막한 산세와 한강 그리고 서울의 변화하는 풍경을 마주한다. 이 숲은 자연의 숲과 다른 질감이지만 그 차이를 해석하는 것은 또 다른 경험의 즐거움이 될 수 있다. 하부에 심은 사철 덩굴식물은 기둥을 따라 성장하며 주변 환경과 함께 자라나는 풍경을 만든다. 인공의 숲이 건축적 행위를 통해 만들어졌다면, 변화하는 풍경은 시간과 자연에 의해 구축된다. 야간에는 기둥 상부에 설치된 점멸하는 조명을 통해 어둠이 가득한 숲 사이로 반딧불이 빛나는 밤의 숲 풍경을 형성한다. 시간이 흐르고 자라나며, 결국 숲의 일부로 환원될 구조적 풍경은 자연과 인공 사이에 있다. 글 나은중, 유소래  사진 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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