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HOUSE

맹그로브 숭인

조성익

2022년 10월 31일 4:00PM
서울특별시 종로구 숭인동
  • 숭인동우체국(서울 종로구 지봉로 88)에서 집합 후 함께 이동합니다. 


2020년 6월, 서울시 종로구 숭인동에 ‘맹그로브 숭인’이 완성되었다. 맹그로브 숭인은 밀레니얼 세대 1인 가구를 위한 코-리빙으로, 24세대의 주거 공간과 입주자들이 어울릴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이루어진 집이다. TRU 건축사사무소는 기획, 건축설계, 시공 감리 등 계획의 전 과정을 맡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커뮤니티를 만드는 핵심 아이디어는 ‘짧지만 잦은 스침’이 일어나는 공간을 만들자는 생각이었다. 커뮤니티를 이루며 살아야 한다는 부담을 덜고, 스치며 눈인사를 교환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보자는 의도였다. 복도, 라커룸, 옥상 정원 등 공용 공간에 개방된 개인의 영역을 만들어서 원하는 경우 스치며 인사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했다. 

이런 생각이 잘 반영된 곳은 워터팟(Water Pod)이다. 변기, 세면대, 샤워실을 상자 모양의 공간에 넣어 각 방 사이의 복도에 두었는데, 그 주변으로 순환 동선이 생겨서 거주자끼리 스치며 만나는 장소가 되도록 했다. 각 방 도어만 늘어서 있는 지루한 복도의 풍경을 탈피하고, 물을 쓰는 공유 시설을 한곳에 모아 효율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었다. 콩깍지에 들어있는 콩알처럼 생활 편의 시설을 하나의 상자 안에 빼곡히 넣었다는 의미로 ‘워터팟’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양치질하고 거울을 보기 위해 아침저녁으로 거주자들이 워터팟 주변으로 모인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며 하루를 준비하거나 마무리한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만나며 스치는 공간이 되면 친근감과 교류가 늘어나지 않을까? 

개인 방은 붙박이 없이 이동 가구로만 꾸몄다. 방의 가구와 구조를 바꾸고 싶을 때 비교적 쉽게 변화를 줄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였다. 입구에 수납장과 싱크대가 결합한 생활 서비스 존을 만들고, 침대와 책상을 창가로 배치하여 작은 공간에 안정감을 주었다. 싱크대가 달린 수납장은 간단한 세면을 할 수 있도록 하여 출근 시간 워터팟에 모이는 사람들의 부하를 줄이도록 했다. 친구를 방으로 초대해서 가볍게 차를 끓여 마실 수 있는 장점도 있다. 6층의 방은 두 개의 침실이 하나의 물 쓰는 공간을 공유하도록 계획했다. 커플이나 친구가 함께 사용할 수도 있고, 한쪽 방을 침실로, 다른 방을 업무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일과 삶의 변화, 새로운 형태의 동거 등 변화하는 주거 요구에 대응해보려는 실험이다. 

햇빛이 잘 드는 남쪽에 복도와 계단실을 둔 것도 이런 짧은 스침이 일어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골목에서 보면 계단실의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계단을 오르내리는 거주자의 활기가 느껴지고, 밤에는 전등이 켜지면서 마을의 등대 역할을 하도록 했다. 건물의 둘레에 낮은 담을 두고 1m 폭의 밴드형 테라스를 만들었다. 거주자들이 벤치에 앉아 동네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인데, 한적한 뒷골목에 모여 앉은 사람들이 동네의 풍경을 만드는 장면을 상상했다. 

과거, 서울 도심의 대표적인 서민 동네였던 숭인동. 가까운 동묘 벼룩시장에는 중고 만물상이 늘어서 있고, 뒷골목에는 중앙아시아에서 온 사람들이 모여 앉아 커리를 나눠 먹는다. 과거와 현재, 우리와 세계가 뒤섞인 이곳에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커뮤니티 하우스, 맹그로브가 들어섰다. 맹그로브 숭인은 1인 가구 청년들을 위한 대안 주거를 만드는 것도 목적이었지만, 청년들이 함께 모여 사는 경험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시작되었다. 하나의 개인으로서 자신에게 맞는 주거 방식을 찾아내고, 타인과 조화를 이루는 경험을 통해 자신들의 시대에 맞는 ‘코-패밀리(Co-family)’를 이루는 계기가 되도록 하는 것이 이 집의 최종 목표다. 건축주는 주거 공간뿐 아니라, 커뮤니티 시설, 동네 사람들을 위한 카페까지 직접 운영하며 도심형 1인 주거의 새로운 발견을 하고 있다. 

조성익 사진 TRU 건축사사무소

조성익 
조성익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교수는 서울대학교, 예일대학교 대학원를 거쳐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SOM 설계 사무소에서 초고층 건축 및 도시 개발 프로젝트의 디자이너로 일했다. 2010년 TRU 건축사사무소를 열고 건축의 창의적 기획 및 실행에 관한 실무와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시몬느 플레그십스토어, 라일락 옥상집, 부곡 프라이데이, 부암북센터를 설계했으며, 건축설계를 통해 발견한 아이디어를 확장하여 건물이 모여 만드는 도시 경관에 관한 연구를 함께하고 있다.
https://www.trugroup.co.kr/

설계: 조성익(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TRU 건축사사무소), 강신, 엄호준, 최지현, 심현수, 신소유
실시설계: 박준호(HaTaTa Design)
지역지구: 제2종 일반주거지역
주요용도: 공동주택(다세대주택)
대지면적: 262.80㎡
건축면적: 140.98㎡
연면적: 700.58㎡
건폐율: 53.65%
용적률: 216.81%
규모: 지상 6층, 지하 1층 
구조: 철근콘크리트 
마감: 시멘트 블록, 시멘트 벽돌
가구: Studio FRAGMENT, WIE EIN KINO
브랜딩: EARTH
시공: 다산건설엔지니어링(주)
구조: 은구조기술사사무소
토목: 원토이엔지
기계: 이래엠이씨
전기/통신: 성지이엔씨
건축주: (주)엠지알브이
설계기간: 2018.7~2019.7
시공기간: 2019.7~2020.6
Map 서울특별시 종로구 숭인동
건축가 조성익
설계 담당 조성익, 강신, 엄호준, 최지현, 심현수, 신소유 / 실시 설계: 박준호(HaTaTa Design)
건축주 (주)엠지알브이
일시 2022년 10월 31일 4:00PM
위치 서울특별시 종로구 숭인동(좌측 지도는 집합장소로 표시됩니다.)
집합 장소 숭인동우체국(서울 종로구 지봉로 88)
인원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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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업 탄생 100주년 기념 스페셜 영상 2022 김중업 건축, 오늘을 만나다, 김중업건축박물관 x 오픈하우스서울 김중업 탄생 100주년을 맞아 김중업건축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미디어 아키텍쳐: 김중업, 건축예술로 이어지다> 전시의 연계 프로그램으로 <김중업 건축, 오늘을 만나다> 3부작 영상이 6월 9일부터 선보입니다. 김중업건축박물관과 오픈하우스서울이 공동 기획한 이번 영상은 김중업의 건축을 미디어 매체로 재해석하는 전시의 연장선에서 김중업 건축의 오늘을 만나보고자 합니다. 원형을 회복하고 새로운 기능을 확보하려 리모델링과 증축을 진행하고 있는 주한 프랑스대사관, 산업시설에서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구)유유산업 안양공장(김중업건축박물관, 안양박물관), 구조적 수명을 다했다는 명분으로 사라진 (구)제주대학교 본관 건물은 김중업의 건축 유산이 어떻게 수명을 이어갈지, 어떻게 활용될 것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이를 통해 건축가 김중업의 낭만성이 드러나는 1950~60년대 건축물이 우리 도시에서 어떻게 해석되고 오늘을 살고 있는지를 주목하고자 합니다. 시대적 요구에 따라 쓰임이 변화하는 도시에서 김중업의 건축은 보존되거나 새로운 기능을 담고 확장하고 변형되거나 소멸하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유기체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중업 건축의 원형과 의미를 살펴보고 현대 건축 유산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1부 복원과 확장, 주한 프랑스대사관 필립 르포르 대사(주한 프랑스대사관) 배형민 교수(서울시립대) 6월 9일 (목) 공개   2부 산업유산의 활용, (구)유유산업 안양공장(김중업건축박물관, 안양박물관) 안창모 교수(경기대) 6월 30일 (목) 공개   3부 사라진 원본 • 재현의 방법, (구)제주대학교 본관 정인하 교수(한양대 에리카) 황두진 건축가 박정현 건축비평가 권민호 작가 7월 21일 (목) 공개   ▶ 김중업건축박물관 공식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
김중업 탄생 100주년 기념 스페셜 영상 2022 1부 복원과 확장, 주한 프랑스대사관 도시 안의 또 다른 영토인 대사관은 휴식을 위한 집이자, 일하는 사무실, 서로 다른 문화가 만나는 교류 공간이다. 대사관의 건축은 한 나라의 문화를 최전선에서 대변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김중업의 대표작인 프랑스대사관은 르 코르뷔지에의 영향과 한국성에 대한 고민이 만나 꽃을 피운 건축물로 평가받는다. 프랑스와 한국의 건축 문화가 만났다는 점에서 대사관의 의미와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으며, 르 코르뷔지에와 한국성 사이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던 김중업이 한국적 모더니즘을 실현한 건축물이다. 1960년대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며 지어진 프랑스대사관은 구조적인 보강과 대사관의 업무 공간 확보를 위해 리모델링과 증축을 진행 중이다. 사티와 매스스터디스의 설계로 진행되는 이번 리모델링과 증축은 일부 변형된 지붕 등을 복원해 김중업의 초기 설계안을 살리는 동시에 기존 건축물의 새로운 해석을 통해 기능을 확장하여 오늘의 가능성을 담는다.   인터뷰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대사 배형민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 6월 9일 (목) 공개
김중업 탄생 100주년 기념 스페셜 영상 2022 2부 산업유산의 활용, (구)유유산업 안양공장(김중업건축박물관, 안양박물관) 1960년대의 산업시설인 (구)유유산업(현 유유제약)의 안양공장은 전후 한국의 산업화가 시작되는 시기에 지어진 건축물 군이다. 당대 대표적인 건축가 김중업이 설계에 참여해, ‘산업건축’이라는 유형에 합리적인 태도와 조형적인 접근을 실현한 건물이기도 하다. 기능성이 강조되는 산업건축물에 ‘구조적인 합리성과 조형적인 낭만성’을 담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통일신라 시대의 중초사지 당간지주, 고려 시대의 안양사 터 위에 세워진 (구)유유산업 안양공장은 ‘안양’이라는 지명의 유래가 된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또한, 개발 시기의 산업유산을 김중업건축박물관과 안양박물관으로 조성하면서 산업건축 유산의 활용을 보여준 문화적인 가치도 담고 있다. 전후 공업화와 근대화가 본격화되던 한국에서 김중업의 초기작인 (구)유유산업 안양공장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또한 산업건축 유산이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나 국내 최초의 건축가 박물관으로 활용되면서 어떤 가치를 보여주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인터뷰 안창모 경기대학교 교수 * 6월 30일 (목) 공개
김중업 탄생 100주년 기념 스페셜 영상 2022 3부 사라진 원본 • 재현의 방법, (구)제주대학교 본관 제도적인 보호장치가 없는 현대 건축 유산은 언제든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구조적인 한계, 시대적 요구, 기능의 변화 앞에서 현대 건축 유산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구)제주대학교 본관은 구조적 수명이 다했다는 명분으로 철거된 대표적인 김중업의 건축 유산이다. 잃어버린 건축물의 가치는 어떻게 가늠할 수 있을까? 최근 잇따른 현대 건축물들의 철거 결정은 현대 건축 유산을 어떻게 보존할 것인지, 사라진 건축 유산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이미 사라진 (구)제주대학교 본관의 건축 의미를 살펴봄으로써 현대 건축 유산의 가치와 상징성, 축적된 도시의 기억에 대한 상실감, 미래 유산에 대한 보존 문제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나아가 원본 없는 건축이 복제와 복원, 재현을 통해 어떻게 그 의미를 확장할 수 있을지, 새로운 해석을 더하는 재현의 가능성을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인터뷰 정인하 한양대학교 에리카 교수 박정현 건축비평가 황두진 황두진건축사사무소 소장 권민호 작가 * 7월 21일 (목) 공개
김중업 탄생 100주년 기념 스페셜 영상 2022 2022 김중업건축박물관 특별전시, <미디어 아키텍쳐: 김중업, 건축예술로 이어지다> 2022 김중업건축박물관 특별전시 <미디어 아키텍쳐: 김중업, 건축예술로 이어지다>는 김중업(1922~1988)의 건축예술 세계를 디지털미디어와 미래기술로 새롭게 해석한 국내 최초의 건축 실감 콘텐츠 전시이다. 김중업은 한국 현대 건축을 대표하는 1세대 건축가로 주한 프랑스대사관, 서울올림픽 평화의 문 등의 다양한 작품을 통해 예술로서의 건축관을 국내에 정착시키고자 한 선구자이다. 올해 건축가 김중업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김중업 건축의 과거, 현재, 미래를 실감 나게 체험할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하는 『공립박물관·미술관 실감 콘텐츠 제작 및 체험존 조성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전시는 크게 4개 주제로 나누어 김중업건축박물관 특별전시관 1·2층에서 전시된다. 1부 「주한 프랑스대사관, 미디어를 만나다」에서는 김중업의 대표 건축인 주한 프랑스대사관을 미디어파사드, 3D 모형 프로젝션 맵핑 기술 등으로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2부 「김중업 건축, 현대예술로 이어지다」에서는 현대예술로 재해석된 김중업의 제주대학교 본관, 삼일빌딩, 서울올림픽 평화의 문을 공감각적으로 즐길 수 있다. 3부 「다큐멘터리 김중업, 건축예술로 나아가다」와 4부 「건축과 도시, 미래를 꿈꾸다」는 ‘인터렉티브’를 적용한 체험존으로, 관람객이 직접 능동적으로 참여형 영상기술을 체험하며 김중업 대표 건축물의 색, 재질 등을 변화시키는 등 자신만의 미래 도시를 완성할 수 있다. 다양한 현대 예술과 미래기술로 연출된 이번 전시를 통하여 김중업이 추구했던 건축예술과 향후 우리 건축이 나아갈 길을 공명(共鳴)해보고자 한다.   글 사진 김중업건축박물관 김중업건축박물관 바로가기
OPENHOUSE 연계 포럼 <당선작들, 안녕하십니까> 정림건축문화재단 × 오픈하우스서울 오픈하우스서울과 정림건축문화재단은 서울에 새롭게 문을 연 공공건축물의 오픈하우스와 연계한 포럼을 마련합니다. 본 포럼 <당선작들, 안녕하십니까>는, 공공건축물의 디자인, 실현 과정, 운영 상태를 모니터링함으로써 건축의 공공성에 대한 관심이 사회에 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고자 기획되었습니다. '당선', '완공'이라는 단편적 관심이 아니라, 실현을 위한 협의, 결정, 그리고 이후의 운영을 짚어보며 공공건축의 역할을 함께 살펴보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오픈하우스서울과 함께 준비하고 있는 연계 포럼에서는 이미 운영을 시작해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는 좋은 공공건축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오픈하우스를 통해 현장을 방문해보고, 포럼을 통해 그 운영 취지와 설계 의도를 자세히 들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올해 연계 포럼은, ‘성동 유휴공간 네트워크: 책마루 프로젝트’와 ‘도시 자연 쉼터: 인왕산 초소책방과 숲속쉼터’입니다.   참가신청: 정림건축문화재단 포럼 http://forumnforum.com      11월 1일(화) 저녁 7:30 성동 유휴공간 네트워크: 책마루 프로젝트 김태영, 김현준(어반토폴로지 공동대표) + 장수정(건축권장 대표) + 안지훈(한양여대 행정실무과 교수)   11월 2일(수) 저녁 7:30 도시 자연 쉼터: 인왕산 초소책방과 숲속쉼터 이충기(서울시립대 건축학과 교수) + 조남호(솔토지빈 대표) - 장소: 정림건축문화재단(통의동, 온라인(줌)+오프라인 동시 진행) - 구성: 개별 발표 후 대화와 문답 - 인원: (현장) 20인, (줌) 30인+ - 포럼 참가비: 1만원 - 신청문의: sun@junglim.org - 상세안내 및 참가신청: 정림건축문화재단 포럼 웹사이트 http://forumnforum.com
OPENHOUSE 공공 건축의 변화 공공 건축은 도시의 기반시설이자 공적 자산이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공간이며 누구나 이용 가능한 열린 시민들의 장소이다. 도시의 공적 기능을 담당하는 공공 건축의 완성도가 높아질 때 가장 큰 수혜자는 시민들이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은 도시의 공적 공간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도시의 열린 공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체감한 시간이었다.    공공 건축의 역할과 도시 환경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를 주목할 때, 공공 건축 설계의 가장 큰 어려움은 설계 의도와 아이디어를 일관성 있게 구현하는 과정이다. 융통성 없는 예산과 최저 입찰, 행정 프로세스, 발주처의 이해도에 따라 건축물의 완성도는 큰 편차를 보이게 마련이다. 그러나 제도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공공 건축은 행정, 운영, 설계의 여러 협의를 통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최근 서울에 등장한 공공 건축은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공간의 높은 완성도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인왕산 숲속 쉼터와 인왕산 초소책방처럼 도시의 여백을 활용한 쉼터의 중요성을 보여주기도 하고,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원과 도서관 등은 건축가의 새로운 공간 제안으로 시민들의 이용이 늘고 있다. 119안전센터와 같은 지원시설 역시 프로그램과 구성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내년이면 십 주년을 맞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공공 건축이 보여줄 수 있는 완성도 그 이상을 자랑하며 도시 스케일의 극적인 외부 공간을 선사해 많은 방문객을 맞고 있다. 도시에서 머물 수 있는 공공의 장소가 늘어간다는 것은 시민들이 도시를 누릴 기회가 늘어간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 나은 건축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면 시민들은 공적 자원을 통해 더 좋은 공간을 더 누리며 도시를 활용할 수 있다. 올해 오픈하우스서울은 오픈하우스를 통해 일상을 회복하고 있는 도시에서 공공 건축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상기하고 재발견하는 기회로 삼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OPENHOUSE 문화 자원이 된 인프라스트럭처 도시의 기반시설과 산업시설은 그 규모와 구조에서 차별화되는 동시에 새로운 공감각을 담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기반시설과 산업시설의 대형 공간은 평소 경험하기 힘든 스케일의 공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그 자체의 구조미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올해 스페셜 테마 <문화 자원이 된 인프라스트럭처>에서는 이미 많은 사랑을 받는 코스모 40과 아트벙커 B39뿐만 아니라, 현재 새로운 장소를 조성 중인 <provoke Seoul (대선제분 영등포공장)>을 만나본다. 또한, 지하배수로를 문화공간으로 전환한 노량진 지하배수로를 현장에서 만난다. 무엇보다 내년 공사를 앞두고 당인리발전소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는 <당인리 포디움과 프롬나드> 오픈하우스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OPENHOUSE 공간 예술로 핀 문화공간 오픈하우스서울에서 꾸준히 사랑을 받은 문화공간이 올해 다시 문을 연다. 건축가 조병수의 기지 박서보주택은 한국을 대표하는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의 갤러리이자 교류공간, 집을 보여준다. 스티븐 홀과 건축가 이인호의 설계로 완성된 대양역사관도 올해 다시 만나본다. 건축가 이희태의 설계로 1967년 완성된 병인순교 100주년 기념 성당과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은 한국에서 아름다운 성당으로 손꼽힌다. 리노베이션을 통해 기존 건축물과 공존을 꾀하는 박물관과 절두산순교성지를 모두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