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HOUSE

영상ㅣ청운동 주택

김수근

2022년 11월 1일 2:00PM
사진_이상희(건축주)
사진_이상희(건축주)
사진_이상희(건축주)
사진_오픈하우스서울
사진_오픈하우스서울
사진_오픈하우스서울
사진_오픈하우스서울
사진_이상희(건축주)

오픈하우스서울+기린그림

청운동 주택은 처음 공개되는 건축가 김수근의 초기작이다. 오픈하우스서울 2022에서는 기린그림과 협업으로 영상으로 기록한 청운동 주택을 공개하며, 1965년에 제작된 청운동 주택의 건축가 김수근의 청사진 역시 최초로 공개한다. 

1965년 당시 서울 유명 백화점 회장의 의뢰로 설계한 청운동 주택은 3년만인 1968년에 완공되었다. 1961년 일본에서 학업을 마치고 귀국한 김수근은 1960년대에 다수의 주택을 설계했는데, 그의 작품 연표에 등장하는 많은 주택 중에 1966년으로 기록된 청운동 K씨댁이 이 집으로 추정된다. 의뢰인은 주택 설계를 고사하는 건축가에게 건축가가 원하는 대로 맘껏 설계해보라는 제안을 했고, 건물이 지어질 3년 동안 현장에 와보지 않을 정도로 약속을 지켰다고 한다. 

주택은 Y자형으로 내려오는 길목으로 양방향 경사가 있는 땅에 자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면으로부터 1개 층을 들어 올려 외부는 축대벽을 쌓고 차고를 두었다. 들어 올린 덕에 마당과 집은 외부로부터 보호받는다. 

주택 내부 금고에서 발견된 청운동 주택의 1965년 청사진은 당시 계획을 상세히 보여주는데, 조형적 요소가 강렬한 외부 투시도가 가장 먼저 눈길을 끈다. 수평으로 뻗어가는 테라스의 선과 콘크리트의 덩어리 감을 강조한 조형적인 표현이 인상적이며, 외벽에는 돌로 치장 마감을 했던 디테일을 볼 수 있다. 마당을 앞에 두고 중앙의 원형 거실이 중심에 있으며 양쪽에 날개를 감싸는 듯한 평면 구성을 보여준다. 

도면을 통해 본 이 집은 외벽 대부분을 부평석(鈇平石)으로 마감하고 창과 발코니 하부를 노출콘크리트로 돌출시켜 조형성을 강조했다. 1980년대에 집이 낡아 대수선하면서 단열 문제로 외벽을 타일로 바꾸는 변형이 있었다. 

2005년 이 집의 새 주인이 된 오세헌, 이상희 부부는 평소 '사람은 집을 만들고, 집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을 신념으로 삼았다. 단독주택에 대한 열정과 로망을 품은 두 건물주 부부는 우연히 부동산에 매물로 나온 이 집에 매료되어 오랜 기다림과 면접 끝에 이 집을 구매할 수 있었다. 구매 후 집을 한 차례 수리하면서, 원형 회복이 어려웠던 외벽은 낡은 타일 대신 직접 고른 타일로 바꾸었다. 대형 설비가 들어섰던 지하실은 가족실로 바꾸었고 벽지를 비롯한 내부 마감재도 바뀌었지만, 일부 방을 트거나 1층 화장실을 넓히는 변경을 제외하고 전체 평면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1층 평면은 원형 거실을 중심으로 각 실을 배치했는데, 방의 뒤편에는 서비스 공간을 두었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원형 거실을 따라 곡면을 만들고 있고, 1층보다 약간 작은 2층 거실 양옆으로 방을 두었다. 옥상으로 오르면 원형 거실을 감싸는 구조체가 상부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여러 켜를 이루고 노출콘크리트로 만든 물받이 홈과 함께 조형적인 완결성을 보여준다. 

외부 마감재가 바뀌고 내부 마감 역시 삶의 방식에 따라 변화했지만, 청운동 주택은 건축가 김수근의 초기 작품으로서 흥미로운 구성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살림집으로써 삶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김수근이 설계한 집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가진 청운동의 새 주인은 지금도 김수근의 건축에 관해 공부한다. ‘청운장’이라는 이름을 짓고 집 앞 문패에 김수근이 설계한 청운장이라는 명패를 단 것도 두 분의 애정에서 나왔다. 집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는 사람들이 집의 새 주인이 되면서 집은 또 다른 시절을 이어가고 있다.  

임진영(오픈하우스서울) 사진 오세헌, 이상희(건축주) 

TOP LIST
SPECIAL 02 오래된 집 집에 대한 탐색을 이어온 오픈하우스서울의 올해 두번째 테마는 <오래된 집>이다. 이번 테마에서는 시간의 축적뿐만 아니라, 집의 오래된 내력을 주목하고, 손님을 맞고 환대하는 집의 공간을 탐색한다. 그 시대 삶의 양식을 짐작할 수 있는 오래된 집을 통해 TV가 거실을 점령한 ‘게으르고 나태한 거실’이 아닌, 아직 응접과 환대가 이루어지던 1960~80년대의 주거 공간 구성을 탐색하려는 의도이다. 특히 이번 <오래된 집>에서는 건축가 김수근의 초기 주택인 청운동 주택과 그의 마지막 주택 설계가 된 고석공간이 오픈하우스서울을 통해 처음 공개된다. 두 집은 건축가 김수근의 시작과 마지막에 놓여 있지만, 애착을 가진 새 주인을 만나 오늘의 일상을 쌓아간다는 공통점도 있다. 1968년에 완공된 청운동 주택은 외부와 내부 마감재는 변형되었지만, 강한 조형성을 가진 외관과 기본 공간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김수근의 초기 건축을 탐구할 기회를 주고 있다. 고석공간은 건축가 김수근의 누나인 김순자 여사와 한국 화단의 대표 작가인 박고석 화백의 아틀리에이자 집으로, 현대적인 평면 구성 안에 한식 공간의 정갈한 공간감을 담고 있다. 배형민 교수는 고석공간을 통해 모듈 구성을 탐색하던 김수근의 후기 건축을 짐작할 수 있다고 평한다. 1966년에 지어진 장충동 까치내는 건축가 나상진이 설계한 집으로 4대에 걸친 대가족의 역사가 담긴 곳이면서 지역 어른으로서 많은 친척과 청년들을 맞아주던 환대의 공간이었다. 2000년대 집을 수리하면서 내부 마감재 등 일부가 바뀌었지만, 응접실이 반복적으로 배치된 평면 구성과 계단실은 여러 세대가 함께 살던 이 집의 내력을 보여준다. 또한, 사진으로 남은 목재 마감의 흔적은 수공예에 가까운 당시 제작 방식을 보여준다. 인상적인 것은 오래된 집들의 가장 깊은 곳에 집의 청사진이 고이 보관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집주인에게 건네는 건축가의 마지막 선물인 청사진과 허가 도면은 집의 출생신고서처럼 기록물로 남아 있다. 올해 오픈하우스서울에서는 청운동 주택 청사진과 고석공간의 도면 일부를 최초로 공개하고, 동백꽃 까치내 건축주가 제공하고 건축가 임태병이 기록화한 건축가 나상진의 청사진과 외부 투시도를 공개한다. 또한 모래내주택 허가도면을 통해 교수촌이라 불리던 모래내 일대에 그 시절 전형적인 2층 주거를 설계했던 건축가 김종호를 추적한다. 1~2세대 건축가가 활동한 1960년대에서 1980년대 주택부터, 당시 보편적인 주거 양식을 짐작하게 하는 교수촌의 2층 주택, 적산 가옥으로 지어진 후 오랜 시간 덧대고 개조되며 새롭게 활용되고 있는 삼청동 주택까지, 집의 가치와 의미를 알아본 새 주인을 맞은 집들과 문화공간으로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 옛집까지, 오래된 집이 오늘을 살아가는 방식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다.   
영상 │ 3D Scan VR 동백꽃 까치내 디지털 공간 기록화, 테크캡슐 2022년 10월 29일 9: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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