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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ㅣ 세컨드하우스의 공유

강미선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2020년 11월 13일 2:00PM
* 11월 13일 영상이 공개됩니다.
사진_김형석
사진_김형석
사진_김형석
사진_김형석
사진_김형석
사진_김형석
사진_김형석
사진_김형석
사진_김형석
사진_김형석
사진_김종신
세컨드하우스의 공유

강미선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제주 고산집은 열한 가족이 함께 만들게 된 공유별장이다. 쉰 살 가까이 된 제주 돌집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한몫했다. 다양한 현대사회의 삶을 담을 집에 대한 해답은 많은 선택지를 마련하는 것으로 생각하며 하나의 대안으로 공유에 대해 고민하고 가르친다. 그리고 나의 라이프 사이클과 함께 그 선택지에 몇 개의 실천 사례를 만들고 싶다.

아버지의 고향인 제주 한경면 조수리 옆 동네, 고산리에 폐가로 있던 돌집을 선뜻 가지기로 마음먹으며 친구들을 꼬드겼다. 함께 하자고. 그 집의 원주인인 건축가 친구의 안목을 믿었기에 우리는 달랑 사진 몇 장 보고 집을 계약했고 한 달 후 봄바람 심한 날 찾아간 그곳에서 몇몇 친구들의 얼굴에는 난감함이 그대로 드러났다. 하지만 걸어서 30분 정도의 바닷가 차귀도 풍광은 모든 근심을 바람에 날려버리기에 충분했고, 제주도에 막 내려와 건축사무소를 차린 제자 부부의 도움으로 우리는 멋진 고산집을 가지게 되었다.

집을 함께 사용한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부러움보다 우려를 더 표했고 우리는 포기하기보다 함께 방법을 모색했다. 그래서 집을 함께 소유하지만 청산에 대해서도 미리 고민했고 그 결과로 협약서를 만들었으며, 함께 사용하면서 생길 수 있는 불편함을 덜고자 <고산집 사용설명서>도 만들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가지고 싶은 열망만큼이나 막상 가졌을 때의 근심이 크다는 별장, 열한 가족이 함께하니 기쁨은 열한 배, 근심은 십 일 분의 일이다. 공간을 함께 쓰는 일에는 시간을 나눠 쓰는 방법에 대한 세밀한 고민이 따른다. 하지만 그 시간이 쌓이면 점점 겹치는 시간이 늘어나고 가족이 확대된다. 우리 고산집 멤버들은 모두 한 가족이다.


강미선 사진 김형석
 



제주 돌집의 원형을 찾다, 고산집

고산리는 제주에서도 가장 서쪽 끝에 있어 외지인의 손을 비교적 덜 탄 지역에 속하는데, 제주의 다른 지역과 다르게 평평하고 너른 밭이 많은 편이다. 이 집은 마을 중심에서 살짝 벗어나 제주 전통가옥의 구성을 하고 푸른 양배추 밭 사이에 살포시 놓여 있었다. 몇 번의 수선을 거친 듯 보인 집은 비교적 단단하게 지어진 안거리와 엉성하게 지어진 밖거리, 쇠막의 구성을 하고 있었고, 생활에 따른 증축과 변형이 심한 편이었다. 진입부의 제법 고즈넉한 올래와 수목들과 슬며시 드러난 지붕과 벽의 구조를 보며, 이 집의 원래의 모습을 찾아주고, 현대의 삶이 정갈하게 녹아들 수 있도록 고치는 것이 이 집에 가장 필요한 수선이라 생각하며 작업을 시작했다. 마치 서울의 한옥을 리모델링 하듯 철거부터 섬세하게 진행했고, 다양한 수작업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했다.
고산집은 리모델링이라는 프로젝트의 성격상, 그리고 예산이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계를 진행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집이 가지고 있던 좋은 것들과 고쳐야 할 부분들을 확인하고, 새로운 삶의 형태와 미감을 불어넣어 균형을 잡으려 한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제주집의 구성을 찾아내다.  
기존 집은 생활방식과 의식이 변화함에 따라 필요에 맞게 증축되고 변형되어 있었다. 안거리는 부엌과 화장실이 실내화되면서 구조가 답답해지고 어색해졌으나 기본적인 부재 상태가 생각보다 좋은 편이었고, 상방에서 바라보는 정원의 풍경이 꽤 고즈넉했다. 쇠막은 빈약한 목재와 황토벽이 드러나 있었고, 엉성한 밖거리는 작은 두 칸의 집으로 독립적인 채로 사용하기는 다소 불편해 보였다. 두 팀이 나누어 쓸 때도 있고, 인원이 많은 한 가족이 오면 안거리를, 2인 정도가 온다면 밖거리를 쓰고, 쇠막은 공동으로 쓸 수 있는 주방으로 만들자는 것에 의견이 모아지면서 큰 배치가 결정되었다. 11명의 건축주와 지인들이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불편해하지 않을 보편적인 구성, 집의 기본에 충실한 설계, 제주의 시골 마을에 새침히 들어서지 않을 것, 예산에 맞추어 조화를 이룰 것 등을 염두하며 작업에 임했다. 

기존집을 존중하며 새로운 집의 정서를 불어넣다. 
불필요하게 증축되어 있거나 생활에 대응하여 급급하게 변경한 부분들을 털어내어 집이 가진 가능성을 원점에서 바라보고, 지금 현재 필요한 기능과 편의를 녹여내는 작업을 시작으로 집의 새로운 정서를 만들고자 했다. 그리고 골목에서 집으로 들어오는 깊은 올래, 오랫동안 집을 지키고 있던 수목들을 고려하여 따뜻하고 아늑한 집이 되도록 구성했다. 보통 리모델링을 하더라도 새로 손 본 집들은 연약해 보이기 마련이다. 고산집은 기존의 수목과 돌담, 시멘트 담 등을 세심히 매만지고 보수하여 최대한 보존하고자 했는데, 그 덕분에 11명 가족의 새로운 삶을 담으면서도 고즈넉한 집이 될 수 있었다. 

안거리, 익숙한 새로움
안거리는 천장을 모두 뜯어내고 황토색 페인트칠이 되어있던 기존 목구조를 모두 갈아내어 그 모습을 자연스럽게 드러내었다. 방, 마루 구성을 가진 커다란 안방과 현대의 쓰임에도 어색하지 않도록 조정하여 배치한 제주식의 상방과 챗방은 익숙한 새로움을 주는 구성이다. 또한 거실에는 한옥과 같이 마당으로 열리는 커다란 네 짝 미닫이문을 두어 마당과 적극적으로 마주 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큰 변화다.

밖거리와 쇠막, 기존 집의 기억
밖거리와 쇠막은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가볍게 수선을 진행했다. 두 채 모두 지붕 구조가 안거리만큼 정연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조 보강 후 경사를 살리고 내부에서 다시 마감을 하는 정도로 마무리를 하고, 밖거리는 방과 작은 거실, 화장실로 된 원룸으로, 쇠막은 부엌, 식당으로 재구성했다. 쇠막은 기존의 황토를 그대로 유지하고 부분적으로만 보수하여 기존 집의 맛을 살리고자 했다.

에이루트건축사사무소 사진 김형석


규모 및 연면적 : 1층 / 122.32㎡
구조 : 한식 목구조, 연와조(제주 돌집)

사진_강미선
사진_강미선
사진_강미선
사진_강미선
<고산집일기>
<고산집일기>

강미선 
이화여대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건축 기획, 주거학, 공간 내 젠더 이슈 등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이화여대 ECC의 기획부터 완공까지 실무책임자로 일했으며 이화여대 내 다양한 건축물의 건립을 총괄하였다. 최근에는 1,000병상 규모의 마곡지구 이대서울병원의 건축본부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대통령 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에이루트 건축사사무소 / a root architecture
a root architecture (에이루트)는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울리는 고유한 공간은 무엇인지 고민하며, 오래된 시간과 장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제주 어머니집, 콴도제주, 고산집, 슬로보트, 과수원집 소원재 등을 설계했고, 현재 주택, 카페, 작업실 등의 다양한 프로젝트와 더불어 오래된 마을과 민가에 관심을 갖고 조사, 연구를 함께 진행 중이다. 

이창규  Lee Changkyu
에이루트 건축사사무소 대표
국립제주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부 건축학 전공
(주) 구가도시건축건축사사무소 근무
2018~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건축학과 겸임교수
2020~제주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부 출강
2020~ 제주특별자치도 공공건축가 

강정윤  Kang Jung Yoon
에이루트 건축사사무소 대표
이화여자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부 건축학 전공
핀란드 헬싱키 공과대학 Wood Program 수료
(주) 구가도시건축건축사사무소 근무
2019~ 제주도교육청 학교공간혁신 촉진자
2020~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건축학과 겸임교수

www.arootarchitec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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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ABORATION 정림건축문화재단 정림건축문화재단 정림건축문화재단은 한국 건축의 건강한 생태계 조성과 건축문화의 저변 확대를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건축문화의 균형 있는 매개자로서 건축·문화·예술계와 폭넓게 협력하며 미디어, 교육, 공동체주거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인 건축가 초대석 <등장하는 건축가들>, 중견 건축가 심층 인터뷰 <중간점검>, 공공건축 당선작의 실현과 운영을 살피는 <당선작들 안녕하십니까>, 건축 분야 북토크 프로그램 <원맨원북> 등의 상설 포럼을 비롯하여, ‘건축을 통한 교육’이라는 모토로 어린이와 청소년의 건축적 사고를 돕는 <건축학교>와 건축 전시 실무를 교육하는 <건축큐레이팅워크숍>, 근미래 한국의 도시와 건축을 대학생들과 함께 그려보는 <정림학생건축상>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생산되는 모든 경험과 지식을 <건축신문>으로 기록하여 공유하고 있습니다.   재단 홈페이지  http://junglim.org 건축신문  http://architecture-newspaper.com 건축학교  http://archschool.org 포럼시리즈  http://forumnforum.com 정림학생건축상  http://junglimaward.com
SPECIAL 양천공원 책쉼터, 김정임 처음 해야 할 일은 공원 안에 집을 앉힐 자리를 찾는 것이었다. 야외공연장 무대 구조물을 개조하여 어린이놀이터로 만든 장소 옆에 자리를 잡아 비슷한 기능을 묶어주는 것이 좋겠다 싶었다. 집을 앉힐 터에는 듬성듬성 몇 그루의 나무가 있었는데 수형이 예쁜 감나무 한 그루가 눈에 들어왔다.  그 나무를 잘 살리는 방향으로 계획을 시작한 것이 결과적으로 예전부터 그곳에 있는 것들의 존재를 다 수용하며 집을 앉히는 것으로 발전되었다. 감나무와 느티나무를 중심으로 나무 그늘 아래 둘러앉을 수 있는 외부공간을 만들고 서쪽의 놀이터와 동쪽 잔디밭의 둥근 선형을 그대로 가져와 집을 앉혔다. 먼저 있었던 존재들 사이를 조심스레 비집고 들어가 집이 앉은 모양새이다.  부지에 있던 1.2m 정도의 레벨 차이는 내부에서 그대로 경사로로 연결하여 아래 레벨은 카페와 어우러져 차 한잔하면서 책 읽는 공간으로, 위 레벨에는 어린이를 위한 도서를 두어 조용하고 편안하게 책을 볼 수 있는 분위기로 만들었다. 또한, 레벨 차를 이용해 몇 단의 계단식 좌석을 만들었는데 그 앞쪽의 잔디밭을 향한 외벽은 폴딩 도어를 설치해 계절 좋은 날은 열어서 작은 음악회나 영화상영 등 공원과 연계된 다양한 이벤트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도서관을 설계할 때 예전에는 서재 같은 공간을 만들었다면 요즘은 거실 같은 분위기의 공간으로 만드는 추세이다. 양천공원 책쉼터도 개방된 하나의 공간으로 계획하여 책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사람들이 책을 읽거나 차를 마시거나 대화를 나누는 등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거실 같은 분위기가 되길 바라며 계획하였다. 공간이 부드럽게 흘러가는 느낌을 주기 위해 구조 부재를 별도로 배치하지 않고 중앙의 커피스탠드와 원형 보이드를 이용하였다. 커피스탠드는 지붕 전체 하중을 지지하는 중심 역할을 하도록 콘크리트 구조물로 계획하고, 두 개의 원형 보이드 경계에는 책장과 결합한 스틸 플레이트를 설치하여 끝부분의 처짐을 받게 하였다. 140평 규모의 단층 건물은 녹음이 우거졌을 때나 잎을 떨군 후 짙은 색의 나뭇가지들이 돋보일 수 있는 배경이 되도록 아이보리색 벽돌로 마감하였다. 놀이터와 책쉼터 사이에는 두께 9mm 철판을 가느다란 원형 기둥으로 받친 간결한 형태의 캐노피를 만들어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 그리고 함께 온 어른들이 쉴 수 있는 그늘 공간을 두었다. 건축물과 주변 환경이 엮여서 하나의 장소로서 기능하며 다양한 사용풍경이 펼쳐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공원과 도서관은 참 잘 어울린다. 개관 후 거기서 일하시는 사서 선생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비 오는 날, 눈 오는 날이 참 좋다는 얘길 해주셨다. 생각해보니 궂은날 건물 안의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책장을 넘기며 공원을 바라보는 기분이 꽤 괜찮을 것 같다. 서울시에서는 혹한기나 혹서기에도 공원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공원 안에 쉼터 만들기 사업을 계속해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생활 SOC 사업이고 공간복지를 구현하는 일인데 거창하게 말하지 않더라도 동네에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는 좋은 공간이 많이 있다는 건 모두가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이고 이를 설계할 기회를 얻게 된 건 건축가에게도 무척 보람된 일이었다.  글 김정임 사진 노경 서로아키텍츠 seoroarchitects.com/ 양천공원 책쉼터 장소 서울시 양천구 목동동로 111 양천공원 책쉼터 개관 화-일 10:00 ~ 19:00 휴관 월요일 및 공휴일 이용요금 무료  문의 010-9809-0596 홈페이지 ycpark.modoo.at  
SPECIAL 넘은들공원 책쉼터, 김정임 넘은들공원은 양천구 신정동 남부순환도로 변에 있는 작은 공원이다. 넘은들은 넓은 들이란 뜻이라고 하는데, 그 이름이 무색하게 빼곡하게 들어찬 아파트 단지 사이에 작은 동산같이 오뚝하게 놓여있다. 농구코트, 몇 가지 운동기구, 파고라 등 최소의 시설만이 있는 공원은 어둡고 노후화되어 지역주민들 이용이 저조하였다고 한다. 양천구에서는 '건강한 동네 숲'이라는 테마로 수목의 식생 개량, 보행 약자를 위한 편안한 산책로 조성, 운동공간 개선 사업 등과 함께 화장실과 쉼터가 결합한 건축물을 짓기로 하고 우리에게 설계의뢰를 하였다.  처음 대지를 방문했을 때 방치되어 오히려 야생이 살아있는 듯한 느낌이 좋았다. 넓지 않은 공원이기에 최대한 지금의 자연 숲 같은 느낌을 살리고 건축물은 진입부 계단 옆 경사지에 최소화하여 짓기로 하였다. 몇 개의 대안을 검토한 후 농구코트 레벨에 화장실을 두고 기존 계단을 올라간 레벨에 쉼터와 관리실을 배치하였다. 볼륨이 작아 보이도록 두 개의 기능을 엇갈려 배치하고 박공지붕을 씌워 숲속의 오두막집처럼 보이도록 하였다. 사방에 창을 두어 낮에는 책쉼터 내부로 공원의 풍경이 들어오게 하고 저녁에는 은은한 빛이 공원을 밝혀주도록 계획하여 따뜻하게 주위를 밝히는 커다란 등 역할을 할 수 있게 하였다. 넘은들공원 책쉼터는 전체면적이 40평, 책쉼터 면적은 약 70㎡(21평) 밖에 되지 않는 작은 건축물이지만 개관 후 2,000여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지역 예술가들과 협력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주민들의 참여와 사랑을 끌어내고 있다. 설계과정에서 서울시 보호종인 오색딱다구리와 박새가 서식하고 있다는 이야길 듣고 건축물을 주변부에 앉히기로 하였는데, 부디 그들이 그 맘을 알아주어 계속 살고 있길 바란다.  글 김정임 사진 진효숙 서로아키텍츠 seoroarchitects.com/ 넘은들공원 책쉼터 주소 서울 양천구 남부순환로 634 개관 화-일 10:00 ~ 19:00 휴관 월요일, 공휴일 웹사이트 cafe.naver.com/ycbookcafe
SPECIAL 살롱 드 파리, 박정환, 송상헌 파리공원은 한불 수교 100주년을 기념하여 조성된 공원으로, 외부 공간에 최초로 조형성을 중시한 조경디자인이 적용된 도시 근린공원이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지금 시설의 노후화와 주민 요구에 의한 부분 변경으로 인해 기념적인 의미는 퇴색되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퇴색된 공원의 기념적 의미를 되살리고, 상징성과 일상성이 공존하는 도심 속 문화 공간을 조성하고자 하였다.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된 살롱 드 파리는 근대적 디자인과 조경사의 가치를 건축 언어로 완성하여, 건물을 형태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미니멀한 디자인 언어를 바탕으로 주변과 어울리게 하고자 했다. 파리공원의 기존 축과 태극을 상징하는 중첩된 원형의 흐름에 자연스러운 배치를 하고, 내외부의 경계를 허물어 소통할 수 있도록 가벼운 구조와 투명한 재료를 사용하였다. 이는 파리공원의 자연경관과 이벤트가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이 되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구성 방식은 융통성과 확장성을 갖게 하여 프로그램의 유연성에 대응하는 것으로, 주민들의 휴식 공간만이 아닌 카페, 전시, 교육 등이 가능한 다목적 주민 커뮤니티 공간의 역할을 위한 것이다.   잔디마당 방향으로는 피봇 도어를 설치하여 개방감 있는 입면을 계획하고, 필요에 따라 피봇 도어를 열어 확장 가능하게 함으로서 다양한 행사와 연계되는 유기적 공간으로 계획하였다. 건물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외부 테라스 공간은 목재 루버를 활용한 캐노피를 통해 정제된 빛을 받아들이게 되며, 자연 요소를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대지의 레벨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가벽은 건축 요소의 일부로 작용하며, 캐노피 아래 벤치를 두어 누구나 쉬어 갈 수 있는 공공의 공간이 되도록 하였다. 내부 공간은 가구 배치 변화를 통해 전시, 카페, 교육 등의 공간으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또한, 천장에 레일링 시스템을 도입하여 다양한 형태의 전시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살롱 드 파리는 문화체험과 전시, 주민들의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가변형 공간으로 소통과 교류의 장이 될 것이며, 주민들과 지나온 시간을 넘어 더 많은 기억을 만들어 갈 것이다. 글 박정환, 송상헌 사진 신경섭  심플렉스건축사사무소 http://simplexarchitecture.com 살롱 드 파리 주소 서울특별시 양천구 목동동로 363 개관 화 - 일 10:00~19:00  휴관 월요일, 법정 공휴일 이용요금 무료  문의 010-9688-0596 홈페이지 https://cafe.naver.com/parisparkcenter
SPECIAL 남산예장자락 주차장 및 경관광장, 윤정현 샛 자락 땅의 기억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층을 이루고 있으며, 그 구성 요소들은 상황에 따라 사라지기도 하고 새롭게 만들어지기도 한다. 우리가 제안하는 ‘샛-자락’은 땅이 가진 원형에 대한 섬세한 이해를 통해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적 공간이다. 이는 단순한 지형의 복원이 아닌 현재 단면에서 주변과의 공간적, 물리적, 인문적 사건을 엮어가는 장치로 제안되었다. 계획안에서 우리가 가진 세 가지 태도는 다음과 같다. 첫번째는 경계를 허무는 것이다. 기존 도시 공간에서 서로를 단절시키는 행위를 거부하고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를 연결시키는 적극적 제스처를 보여준다. 자연, 사람, 도시는 연속성을 가진 개체로서 시간의 담론을 따라 매우 절제된 상호 반응을 일으키도록 설계되었다.  두번째는 이미 존재하는 것에 대한 존중이다. 재생이라는 명분은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여 다시 사용한다는 의미이다. 매우 단단한 기존 도시 인프라를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치환하는 것은 의미 있는 작업이다. 삽입되는 새로운 컨텐츠는 본래 가지고 있었던 기억과 충돌하면서 또다른 의미를 만들어 낼 것이다.  세번째는 순환하는 환경에 대한 적응으로, 자연과 기술을 공존시키는 전략이다. 기존 지형에 연결된 인공 플랫폼은 도시 공간과 자연 공간으로의 경관적 연속, 반대로 자연 공간과 도시 공간으로의 시각적, 환경적 흐름을 이어가는 순환고리를 만들어내는 새로운 지형이 된다.  글 ㈜시아플랜건축사사무소 사진 홍성준 ㈜시아플랜건축사사무소 siaplan.com 남산예장자락 장소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26길 36 개관 매일 이용요금 무료 이회영기념관 장소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26길 36 개관 화-일 10:00~18:00 휴관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연휴, 12월 25일, 선거일  이용요금 무료 홈페이지 leehoeyeong.com
COLLABORATION 이강석작업실 이강석작업실 Leegangseok jakupsyl 이강석작업실은 건축적 물성과 재료에 관심을 두고 사진 분야에서 다양한 시도를 진행해오고 있는 건축 사진/영상 스튜디오입니다. 오픈하우스서울의  생동감있는 공간을 담아 오면서 도시의 기록을 함께 해오고 있습니다.
COLLABORATION 기린그림 김종신 감독, 정다운 감독이 설립한 기린그림은 건축을 주제로 다큐멘터리, 전시 영상, TV 프로그램, 아카이브 등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건축 영상/영화 제작 스튜디오입니다. 인간의 삶을 담는 공간으로서의 건축에 대한 애정으로 ‘공간과 사람’을 영상으로 담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이타미 준의 바다>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경계인의 삶을 살아간 재일교포 건축가를 통해 건축과 삶에 대한 잔잔한 감동을 안긴 바 있습니다. “아키토피아의 실험”, 국립현대미술관 건축가 이타미 준, 김종성, 김태수 전시영상을 제작했으며, 2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CGV아트하우스 - 배급지원상을 수상한 <이타미 준의 바다>를 제작했습니다. <위대한 계약:파주, 책, 도시>로 2020년 제12회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예술공헌상을 수상하였습니다. 2021년 서울국제건축영화제에서 건축문화공헌상을, 2022년 한국 건축문화대상 건축문화진흥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조경가 정영선의 다큐멘터리 <땅에 쓰는 시>는 기린그림의 3번째 극장용 장편 다큐멘터리로 제 20회 EIDF 2023과 남도영화제 시즌 1: 순천에서 개막작으로 상영되었습니다. 2024년 4월 전국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김종신은 런던대학교 골드스미스 컬리지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하였다. 기린그림의 대표로 2008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작업을 시작으로, 국립현대미술관 건축관의 이타미 준, 김종성, 김태수 전시영상, 황두진, 김찬중, 가온건축의 건축영상, 방송 다큐멘터리 ‘한국 현대건축의 오늘’ 등을 만들었다. 정다운 감독과 함께 만든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는 2022년 4월 전국에서 개봉을 했다.  정다운은 중앙대학교 영화학과, 케임브리지대학교 건축대학원 ‘건축과 영상’ 코스를 졸업했다. 중앙대학교 영화학과에서 ‘미쟝센’과 '다큐멘터리'를 강의했다. 건축 영화, 영상 제작사인 기린그림 대표로 2019년 건축 다큐멘터리 <이타미 준의 바다>, 2020년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 2023년 <땅에 쓰는 시>를 연출했다. 영화사 기린그림 웹사이트 www.giraffe-pictures.com 영화사 기린그림 유튜브  www.youtube.com/channel/UCRljJ7myLF4JmH2r67sBxyw 썸네일 사진_ 웹진 REVERSE 제공
OPENHOUSE 중랑망우공간, 정재헌 인문 자연공원 망우리 묘지는 1933년 조성되어 1973년 만장 되었다. 초기에는 서울 외곽의 공동묘지였으나 서울의 팽창과 주변의 도시화로 자연스럽게 도심에 위치한 자연공원이 되었다. 이제 시민들의 쉼터로 자리 잡은 망우리공원은 산책로를 연결하여 근현대 인문학의 역사를 떠올리는 기억의 장소로 친근하게 시민과 함께하고 있다.  묘지, 자연(공원) 그리고 건축  망우리공원의 역사적 의미나 기억을 떠올리기보다는 현재의 삶과 미래의 의미에 주안점을 두었다. 묘지의 이미지를 벗고 자연과 공원의 풍성함이 드러나는 장소를 만든다. 건축은 단지 자연 속에 놓인 상자이며, 자연을 경험하는 프레임으로 드러나기보다는 풍경 속에 숨긴다. 빛과 색을 뿜기보다는 자연을 흡수하고 끌어들여 원래 그곳에 있던 것처럼 익숙한 풍경이 된다. 생의 한가운데, 행복의 묘지 묘지는 죽은 자의 공간이 아니라 삶이 연장되는 곳이다. 슬퍼하고 애통해하는 마음이 위로받는 행복한 곳으로 항상 숨 쉴 수 있어야 한다. 행복한 기억과 따뜻한 감동이 있는 명랑한 안식처를 꿈꾼다. 선형의 대지, 인생의 여정 묘지공원이 시작하는 초입의 완만한 능선에 위치하는 웰컴센터는 건물이라기보다 길고 좁은 길이다. 120m의 길을 따라 걷어가면서 다양한 공간과 풍성한 자연을 경험한다. 건물은 막힘이 없고 자연과 사람은 그 사이를 넘나든다. 길은 땅에서 하늘로 이어지고 자연을 넘어 도시를 발견하게 한다.  삶의 기둥, 기억의 열주 규칙적인 일상의 연속처럼 건물의 입면은 단순한 형태와 반복되는 리듬으로 차분한 표정이다. 길을 안내하는 열주 공간은 자연과 빛, 그림자로 채워지는 변화의 장소다. 건축은 늘 그대로지만 계절과 시간, 날씨에 따라 방문객의 마음은 늘 새롭다. 근원적인 건축의 요소는 자연을 담는 그릇이며 배경이 된다.  입체 풍경 즐기기 언뜻 단조롭게 보이는 긴 진입로를 걷다 보면 동선과 높이에 변화가 있을 때마다, 시선의 방향이 달라질 때마다 새로운 풍경을 경험할 수 있다. 다양한 자연의 모습과 그 너머 도시의 풍경이 이어지고, 활짝 열린 하늘과 물에 담긴 하늘이 교감한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잠시 머무르기도 하고, 때론 뛰고 움직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가 함께 즐거운 이야기를 꽃피운다.  글  정재헌 사진 박영채  모노건축사사무소 monoarchitects.co.kr 중랑망우공간 주소 서울특별시 중랑구 망우로 91길2 개관 월 - 금 09:00~18:00 (중랑망우공간 내 카페와 기획전시실은 운영 시간이 다르므로 별도 확인부탁드립니다.) 휴관 토, 일, 법정 공휴일 이용요금 무료  문의 02-496-8974~6 홈페이지 https://manguripark.or.kr
OPENHOUSE 응봉근린공원 숲속도서관, 김은미 도심 속의 숲속도서관에서 책쉼터로 이 프로젝트는 서울시에서 도시 내의 숲과 공원의 새로운 기능을 모색하면서 공공자원을 활용하여 지역 커뮤니티의 공간 기능을 제공하고자 시작된 사업의 일환이다. 성동구 매봉산 자락에 자리한 숲속도서관의 주요 프로그램은 상부 레벨의 책쉼터 기능의 숲속도서관과 하부 레벨의 등산객에게 열린 개방화장실로 구성된다.  숲, 공원, 옹벽, 그리고 급경사의 도로 대지는 매봉산 자락에 밀집했던 저층 주택들이 고층 아파트 단지로 변화하면서 기부채납으로 만들어진 기다란 사다리꼴 형태의 공원이다. 경사지에 조성된 대지는 북서 측으로는 동호초등학교 운동장의 긴 옹벽, 동측으로는 거의 1/8 수준의 급한 경사도로가 맞닿아 있고, 공원 남측으로 매봉산 등산로가 횡단한다. 공원 내에는 중앙에 석축으로 만들어진 제법 큰 평지의 타원 마당과 그곳으로 연결되는 산책로와 작은 쉼터가 두어 군데 있었는데 주민들의 활용도가 높지는 않았다.  장소의 재구성, 풍경 일부가 되면서 또는 풍경을 취하면서 대지의 맥락에 따라 ‘숲속’에 어울리는 책쉼터 공간의 자리 잡기는 전망을 열거나 닫으면서 숲을 향해 집중하는 흐름으로 전개되었다. 시작 단계에서는 옹벽 쪽에 수목을 더 풍성하게 하고, 아파트와 도로변을 차폐 서가로 활용하면서 매봉산을 바라보는 계획도 유효해 보였으나 장애인을 위한 접근로와 주차, 그리고 개방하지 않았을 때의 안전 문제가 제기되었다. 진행단계에서 타원 마당을 포함한 두 개의 비교적 완만한 레벨을 활용하면서 도서관으로 옹벽을 가려주고 열린 마당을 통한 접근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공공성을 구체화했다. 상부 레벨의 책쉼터는 옹벽과 나란히 긴 서가를 배치하고 타원 마당으로 개별 프로그램들이 상자 형태로 관입 되면서 진입로에서 펼쳐지는 풍경 일부가 된다. 서가 사이의 액자형 창에는 주제별 식재를 통해 풍경을 취하고, 서가 고창은 남측의 숲으로 열린 전면창을 만나면서 극적으로 열린 숲의 풍경을 만나게 된다.  하부 레벨에서는 타원 마당을 만드는 석축을 따라 자연스럽게 진입하며, 장애인을 위한 주차장을 만나고, 차례로 매봉산 산책로와 연결되는 운동 공간을 만나고 개방화장실과 장애인 엘리베이터가 있는 지하층으로 이어진다.  목구조의 간결함과 유연성 ‘숲속’에 어울리는 책쉼터 공간의 소재와 서가를 위해 선택된 목구조는 초기부터 고려된 공사비와 공기 단축에 큰 역할을 해주었다. 경제적인 스팬(span)을 기본으로 일반 구조목에 요철의 디테일을 결합한 명쾌한 포스트 앤 빔(Post & Beam) 형식의 중목구조는 1층 콘크리트 공사가 끝나고, 기둥을 세우고 보를 조립한 후 지붕 공사까지의 과정을 3주 만에 완성할 수 있게 했다.   서가와 일체화되는 긴 형태의 건물과 옹벽을 가리기 위해 마당에서 옹벽 쪽으로 기울어진 일면 경사 지붕에 채택된 목조의 구조적인 간결함은 크지 않은 공간에 깊이와 확장감을 더해 주었으며, 기둥 사이의 모듈화된 목재 서가와 목구조목은 친환경적인 자연소재로 시민들이 더욱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게 한다.  서가 상부의 프로그램실, 운영사무실 등 프로그램 상자를 이으며 지붕 전체를 가볍게 받치고 있는 고측창은 숲속의 나무와 자연의 빛을 내부로 전달하면서 공간의 흐름에 유연함을 더해 주었다. 글 김은미 사진 채수옥 이엠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https://emarchitects.co.kr/ 응봉근린공원(매봉산) 숲속쉼터 (성동구립 숲속도서관) 장소 서울시 성동구 매봉길 49-29 개관 화 - 일 10:00~20:00  휴관 월요일 및 공휴일 이용요금 무료  문의 02-2204-6485 웹사이트 www.sdlib.or.kr/fore/main.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