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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ㅣ 운중동 친구네 집

정재헌

2021년 11월 13일 2:00PM

오픈하우스서울×기린그림

친구네 집짓기

지인이나 가족의 집을 설계하는 일은 매우 즐겁다. 잘 아는 만큼, 잘 어울릴 만한 집을 제안하기도 좋고, 소통하기도 편하다. 고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의 <동검리 주택단지 펼친 집>, 같은 반 친구의 <도천 라일락집>이 그랬다. 물론 그 과정은 건축가가 하는 일반적인 일의 범위를 넘어 가족이며 친구로서 애정이 어린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매우 고된 시간이다. 

판교에 집을 짓고 싶은 친한 친구가 찾아오면서 다시 즐거운 고민이 시작됐다. 판교 신도시 주택지에 <요철동>과 <모퉁이 집>을 지은 지 10년이 지났다. 풍경도 많이 변했다. 대부분 택지가 픽셀처럼 대지를 가득 채웠고, 가로와 공원 등 빈 곳들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렇지만 아직 집과 상가, 개울과 산이 어우러지기보다는 따로 떨어진 객체로 남아있다. 각각의 몸짓을 통해 웅성거리며 소리를 내는 것 같다. 판교의 풍경은 조탁될 시간이 여전히 필요해 보인다. 

10년 동안 해마다 한 채 정도의 집을 판교에 지으면서 이 지역을 살폈다. 이 시대 도심형 주거에 관한 탐구와 사색의 과정이었다. 집에 대한 처음 생각은 외형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점점 더 선명해지고 명료해졌다. 우선은 건축가로서 집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고, 건축주들의 생활방식에 대한 의견이 다양해졌다. 이런 생각의 변화가 친구네 집에 잘 담겼다. 

 

비편(非便)한 집

집은 불편(不便)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편해 보이는 것이 모두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우린 아파트에서 이미 경험했다. 이 집은 때로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집이다. 우리가 익숙한 아파트의 편리한 공간 구조와 기능에 반하고 대척점에 있는 집이지만,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재료, 질감, 소리, 기억이 담겨있다. 그리고 판교에 흔하게 볼 수 있는 보여주기 위한 집이기보다 친구네 집처럼 이웃과 어울리고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 편안한 집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요즘 사용되는 비혼(非婚)이라는 단어에는 일반적인 상태나 상황을 넘어서는 개인의 의지가 담겨있다. 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 같은 것이다. 건축가인 친구의 의지와 건축주인 친구의 마음이 닿아 만든 이 집이 비편(非便)한 경험을 통해 몸과 마음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리라 기대한다. 


정재헌 사진 박영채

 

정재헌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벨빌국립건축대학에서 앙리 시리아니의 지도를 받았다. 미셸 카강 사무실에서 근무하다가 귀국하여 1998년 아틀리에를 열었다. 현재 경희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다음 세대를 이끌 건축가 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모노건축사사무소와 함께 삶을 짓는 건축가로 디자인 열정을 쏟고 있다.

<도천라일락집>으로 서울시건축상 대상, 한국건축가협회상(2015)을 받는 등 완성도 높은 작품들로 다수의 건축상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 <양평 펼친집>, <호시담>, <판교 요철동>, <오륙도가원레스토랑>, <동검리주택단지>, <두물머리주택> 등이 있다.

모노건축사사무소
monoarchitects.co.kr

건축가 정재헌
일시 2021년 11월 13일 2:00PM
위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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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ABORATION 정림건축문화재단 정림건축문화재단 정림건축문화재단은 한국 건축의 건강한 생태계 조성과 건축문화의 저변 확대를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건축문화의 균형 있는 매개자로서 건축·문화·예술계와 폭넓게 협력하며 미디어, 교육, 공동체주거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인 건축가 초대석 <등장하는 건축가들>, 중견 건축가 심층 인터뷰 <중간점검>, 공공건축 당선작의 실현과 운영을 살피는 <당선작들 안녕하십니까>, 건축 분야 북토크 프로그램 <원맨원북> 등의 상설 포럼을 비롯하여, ‘건축을 통한 교육’이라는 모토로 어린이와 청소년의 건축적 사고를 돕는 <건축학교>와 건축 전시 실무를 교육하는 <건축큐레이팅워크숍>, 근미래 한국의 도시와 건축을 대학생들과 함께 그려보는 <정림학생건축상>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생산되는 모든 경험과 지식을 <건축신문>으로 기록하여 공유하고 있습니다.   재단 홈페이지  http://junglim.org 건축신문  http://architecture-newspaper.com 건축학교  http://archschool.org 포럼시리즈  http://forumnforum.com 정림학생건축상  http://junglimaward.com
OPENHOUSE 누하동 이상범 가옥과 화실 동양화가 청전(靑田) 이상범이 살았던 집이자 화실인 이곳은 2005년 등록문화재(제171호)로 지정되었다. 현재 가옥은 서울시가, 화실은 종로구가 소유해 관리하고 있으며 일반인들이 방문 가능하도록 개방하고 있다.  문화재청에 의하면 가옥은 1930년대 누하동을 비롯하여 경복궁 서쪽 지역에 형성되었던 도시형 한옥 건물로 이상범 화백이 43년간 거주한 곳이며 희소성에서도 그 가치가 인정된다. 또한 화실은 이상범 화백이 화실로 사용하던 곳으로 이상범 화백이 작업에 열중하는 모습을 연상할 수 있는 곳으로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있어 가옥과 함께 선생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청전양식’이라는 자신만의 화법을 전개하던 산수화가인 이상범은 1942년부터 1972년 작고할 때까지 누하동 가옥에서 살았으며 배렴과 박노수 등이 배출되었고 그의 전성기 작품이 거의 이곳에서 완성되었다. 주택은 ㄱ자 안채와 ㅡ자 행랑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근대 도시한옥이지만 드물게 부엌에 찬마루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상의집, 최근 종로구립미술관으로 변신한 박노수 가옥과 함께 서촌의 근대 예술가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장소다. 글 서울시 사진 문화재청 장소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31-7, 31-8 (누하동) 이용시간 하절기 09:00-18:00, 동절기 09:30-17:30, 매주 월요일 휴관 문의전화 02-733-2038 +참고자료 문화재청: http://www.cha.go.kr/korea/heritage/search/Culresult_Db_View.jsp?mc=NS_04_03_01&VdkVgwKey=79,01710000,11 네이버캐스트: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2860&contents_id=76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