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담

영상 ㅣ 케이브하우스

김광수

2020년 11월 6일 11:05PM
* 10월 25일 영상이 공개됩니다.

판교주택단지를 가보면, 애써 함께 있지만 서로가 각자의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독특하고 적막한 집들의 풍경을 경험할 수 있다. 그곳은 마을의 공동체성을 지향하는 지구단위계획의 세세한 지침을 바탕으로 형성되어 있지만, 건축이 들어서는 방식은 무척 폐쇄적이며 각양각색의 미학을 뽐내고 있으니 이러한 경우를 놓고 보자면 마을(마스터플랜)이 실패한 것인지 아니면 건축이 실패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언제부터인가 도시는 마을을 추구하기 시작했고 건축은 내부지향적인 논리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일관성의 요구와 이질적인 욕망이 화해하지 못하고 어색한 타협만 취한다. 나는 이 지점에서, 이 두 방향성이 배타적 타협이 아니라 상호 수용적인 관계를 이루어내며 내외부를 침범하고 서로 간에 다른 논리가 반응하여 하나의 질서를 이루어 낸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북측 보행자도로의 벽면에 뚤린 커다란 아치도 이러한 맥락에서 접근했다. 그리고 거실의 연장으로서 중정이기 보다는 외부 중정의 연장으로서 거실이 되기를 바라며, 스케치업의 푸쉬툴로 외부 벽면의 아치를 실내까지 밀어 넣어 보았다. 그래서 밀린 그곳까지가 외부이고 그 거실 외곽으로는 실내라는 감각으로 작업했다.   

가운데 거실 혹은 마당의 보이드를 중심으로 동선은 그 바깥 레이어에 둘러쳐져 있으며 스킵플로어에 의해서, ‘거실_복도_방’의 구성은 상승감과 이질감, 개방감과 폐쇄감의 반복으로 켜의 경험이 이루어지기를 바랐던 것 같다. 거실과 주방, 자녀들의 방과 최상층의 부부침실 및 옥상마당 뿐만 아니라 주변 마을과 이 집과의 관계까지도, 서로가 있는 곳이 각자의 고유한 시간과 공간이며 핍홀에 의해서 멀고 가까움, 나서고 물러서기, 표면과 깊이, 투명과 불투명 간의 교차경험이 형성되기를 바랐다.

격자와 아치는 서로 어울리는 듯 하기도하고 안 어울리는 듯 하기도 하다. 나는 이 주택에서 격자와 아치 그리고 표면들이 만나는 또 다른 태도를 고민하게 되었고 외부의 직교구성과 내부의 아치구성이 합목적성을 벗어나 이질적인 감각으로 합체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또한 인테리어디자인(?)과 건축이 하나의 태도를 견지하며 외부의 논리(지구단위계획이 요구하는)와 내부의 욕구가 섞이고 교차하여 순기능을 발휘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주요한 고민의 지점이었다고 볼 수 있다.

건축주와의 일관성과 신뢰감을 바탕으로 한 의사소통은 이러한 접근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것 같다.


김광수   사진 신경섭


+참고자료
리빙센스 2017년 6월호


김광수
studio_ K_ works 대표. 커튼홀 공동대표. 연세대학교 및 예일대학교 졸업.

김광수(Kwangsoo Kim)는 협업을 지향하며 다양한 장르의 전문가, 대중, 공간 사용자들의 관계성을 유도하는 디자인과 건축 작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04년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에서는 ‘방들의 가출’이라는 주제로 한국사회의 아파트와 방 문화현상을 조사하고 건축프로젝트와 함께 전시한 바 있으며, 핀란드 국립미술관(2007), 오스트리아 국립미술관(2013) 등에도 그의 작업이 초대되어 전시를 한 바 있다. 지역협업을 중심으로 작업 한 철원 양지리의 DMZ 철새타운은 대한민국공간대상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주요 작업으로는 철원 양지리 철새타운, 연대 앞 창작놀이센터(서울시 창의상 수상), (주)삼덕사옥(경기건축문화대전 특별상 수상), 광주시민회관 재조성사업, 합천영상테마파크 로가닉마켓, 달로문학관은 달로문학관입니다, 백사마을 주거지보존사업 등이 있으며 공저로는 제주현상, 철새협동조합, Stadebauwelt_ City of Bang, 느림의 도시 _ 순천, Germany-Korea Public Space Forum 등이 있다.

http://www.studiokworks.com

Map * 10월 25일 영상이 공개됩니다.
건축가 김광수
일시 2020년 11월 6일 11:05PM
위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인원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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