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쳐 쓰는 집

현장 프로그램 ㅣ 서울공예박물관

송하엽, 천장환, 이용호

2021년 11월 1일 1:00PM
서울시 종로구 안국동 율곡로3길 4

프로그램 진행 송하엽

 

공간을 통해 시간을 걷다
서울공예박물관은 박물관이 된 학교로 일컬어진다. 2016년 10월 29일부터 매주 토요일 광화문에 촛불문화제 행사와 더불어 풍문여고의 은행나무는 노란색으로 변해갔다. 처음 설계 공모 제출을 위해 팀 작업을 할 때 60대 소장님께서 ‘풍문여고 하면 은행나무다’라고 하신 이야기가 딱 들어맞았다. 현장 방문에서 교실에 버려져 있던 교지의 표지도 은행잎으로 그려져 있었다. ‘어떻게 하면 감고당길에서 은행나무가 잘 보이게 할까?’, ‘또 어떻게 하면 윤보선길로 학교 담을 열어 사람들이 운동장을 돌아다니게 할까’하는 상상을 했다. 마치 초등학교 때 정문으로 가지 않고 담을 넘어가는 마음으로 학교 담의 여러 곳을 열고 싶었다. 

빈 교정에 들어가니 오래된 학교 건물이 익숙했고 문화재지구여서 건물을 섣불리 덧댈 수 없다는 현실적인 제약이 디자인의 모티브가 되었다. 또한, 옥상에 올라가 보니 한옥과 학교들로 이루어진 북촌의 풍경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30년대부터 지어진 다양한 연대의 건물 동들의 품격을 유지하며 새롭게 하였다. 시대별로 건물들은 저마다의 형태를 드러내며 ‘시간의 흐름’이 아닌 ‘시간의 단속’의 경험을 준다. 학교의 터는 21세기의 예술 공공 공간으로 바뀌어 도시의 단절된 시간과 골목길을 엮는 힘이 있는 공터가 되었다. 원래 학교가 가진 노란색 입면의 따뜻한 느낌을 유지하면서 차가운 회색 도시에 온기를 더하기 위해 베이지색 대리석으로 본관 노란색 입면의 재구성되며 학교 창문의 비례도 업데이트하였다. 감고당길의 아이콘이 되는 어린이 박물관은 기존 십자 형태의 건물을 동그란 원형의 건축물로 만든 것으로 마치 공예품처럼 연실을 감는 얼레를 형상화했다. 원형의 테라코타로 대지의 역사적 중요성을 실을 여러 번 감듯이 무게 있게 표현했고, 이 자리를 오랫동안 지킨 은행나무가 사방에서 보이도록 원형의 배경이 되게 하였다. 

서울공예박물관은 시간의 흔적들이 시간의 단속을 통해 전체가 되는 ‘시간 연결체’로서의 도시 공간을 형성한다. 학교 건물의 역사를 지나간 시절의 추억으로 기억하며, 회색 도시인 서울에 따뜻한 재료인 테라코타, 무늬 있는 대리석, 마사토 등으로 온기 있는 풍경을 제공한다. 터의 기억과 도시의 따뜻함을 유발하는 공간장치로서, 박물관을 들어가지 않아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송하엽 사진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 연계 포럼(온라인) <당선작들, 안녕하십니까>  
오픈하우스서울 × 정림건축문화재단 

  • 11.04(목) 서울공예박물관  | 천장환(이머시스)/송하엽(중앙대) + 고미경(서울공예박물관 학예사)

참가신청: 정림건축문화재단 포럼 웹사이트 
http://forum.forumnforum.com/archives/2650

송하엽
송하엽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거쳐 미시건대학교에서 석사를,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역사이론비평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해안건축과 BLT Architects 및 UCI Architects에서 실무를 쌓았으며 2009년부터 중앙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2세기 건축』(효형출판), 『파빌리온, 도시에 감정을 채우다』 (홍시커뮤니케이션, 공저), 『랜드마크; 도시들 경쟁하다』 (효형출판) 등의 책을 썼으며, 수상레포츠 센터, 난지 안내센터 등 다수의 공모에 당선되었으며 논현동 2776 등의 작업을 해오고 있다. 

천장환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의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건축학 석사(M.Arch)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5년간 뉴욕과 보스턴에서 다양한 실무를 익힌 후 2009년 가을부터 네브래스카 주립대에서 3년간 조교수로 근무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다수의 건축 공모전에서 입상하였다. 2012년 9월부터 경희대학교 건축학과에 재직 중이고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아울러 이머시스( http://www.emer-sys.com )를 통해 다양한 건축 리서치 및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구로구 항동 어린이집으로 2015년 김수근건축상 프리뷰상, 고덕119 안전센터로 2016년 서울시 건축상, 서울여담재로 2021년 서울시 건축상을 수상하였고 저서로는 『현대 건축을 바꾼 두 거장』(2013)』, 『건축을 위한 그래스하퍼』 (2018)가 있다.

Map 서울시 종로구 안국동 율곡로3길 4
건축가 송하엽, 천장환, 이용호
일시 2021년 11월 1일 1:00PM
위치 서울시 종로구 안국동 율곡로3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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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HOUSE 서울 여담재, 천장환 대상지 주변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학교로 둘러싸여 있고, 낙산에서 이어진 능선에 자리해 대지의 단차가 약 10m에 이르는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1983년도에 지어졌다가 2003년부터 버려진 (구)원각사 부지는 사찰의 특성상 주변과 단절되어 있고, 지어질 당시에는 남쪽에서 접근이 가능하였을 것으로 추정되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후엔 커다란 옹벽이 생겨 북쪽의 낙산로에서만 접근할 수 있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수년간 버려졌던 이 공간에선 비행 청소년들이 음주와 흡연을 하였고, 바로 옆으로 자리를 옮긴 원각사가 지하 일부분을 불법적으로 점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변에는 비우당이라는 ‘지봉유설’을 쓴 이수광 선생의 생가와 단종의 비였던 순정왕후의 설화가 얽힌 거북바위 및 자주동샘 등 역사, 문화적으로 풍부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땅이다. 공원과의 사이에 놓였던 거대한 옹벽을 철거하고 자연스럽게 원래의 지형을 회복하여 주위에 위압적이지 않고 경사지에 어울리도록 안착시키되, 분절된 매스 사이의 틈을 통해 근린공원, 비우당, 대상지가 단절되지 않은 하나로 인식되도록 하였다.  처음에는 종교색이 짙은 기존 건물에 대한 주민들의 거부감이 상당하여 전체를 철거하고 새로 건축하는 방향으로 논의되었으나 기존 건물의 구조가 담고 있는 고유함과 새로운 구조가 대비를 이루면서 전체 공간의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의미 있다고 판단해, 기존 건물의 건축 요소 중 지붕과 목재 기둥, 하부구조의 골조를 살리는 방향으로 디자인을 진행했다. 대웅전과 산신각 중 산신각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엘리베이터 및 계단실을 설치하여 도로에서의 진입이 쉽도록 하였으며, 철거한 산신각의 기와는 내외부의 마감재로 재활용하였다. 대웅전의 벽체를 털어낸 후 금속 디테일로 목재 기둥을 보강하였고 하부의 요사채를 철거하며 거칠게 남겨진 모습은 있는 그대로 두었다. 기존 건물의 남겨진 구조 사이로 유리 박스를 끼워 넣어 2층은 어린이 도서관으로 1층은 여성사 책방으로 만들었다. 어린이 도서관의 슬라브 일부를 철거하고 상부의 유리 박스와 하부의 남겨진 요사채 부분을 계단식 공간으로 연결하여 각종 강연 및 세미나, 구연동화, 공연 등의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상부에서 이 계단을 감싸는 책장은 정순왕후의 설화에 나오는 ‘거북바위’를 모티브로 디자인하여 아이들이 책장 주변에 편하게 둘러앉아서 책을 읽고 뛰어놀 수 있도록 했다. 글 천장환 사진 신경섭 서울여담재 장소 서울시 종로구 낙산길 202-15 개관 월 - 토 9:30 ~ 17:30 *운영시간은 변동될 수 있으니 홈페이지 확인 후 방문바랍니다.  휴관 일요일 및 공휴일 이용요금 무료  문의 02-6956-1082~3  홈페이지 seoulherstoryhouse.kr/ 서울 여담재는 10월 31일 운영을 종료합니다. 오픈하우스 비짓유어셀프를 통해 운영 기간 내에 방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OPENHOUSE 한남뜨락, 천장환 서울의 중심부와 한강 이남을 연결하는 한남1고가차도는 서울의 주요 교통축으로서 행정구역상 하나인 한남동을 반으로 나누어 양쪽에 전혀 다른 분위기의 동네가 자리 잡도록 만들었다. 다양한 문화와 즐길 거리가 널린 이태원의 거리는 남산을 바로 앞에 두어 녹지가 많아 보이지만 막상 보행자가 돈을 내지 않고 앉아서 즐길 열린 공공공간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고 고가하부에서 이태원의 가로 체계 흐름이 단절되어 이곳은 사람들이 찾지 않는 삭막한 공간이 되었다.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는 남산을 끌어와 쏟아지는 햇빛을 받으며 남산의 숲속을 걷는 듯한 경험을 만들기 위해 자연을 추상화한 꽃잎 모양 구조물 9개를 설치하고 여러 방향의 보행로에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들도록 하였다. 주변 블루스퀘어와 가까운 곳에 카페랑 화장실을 만들고 외부에 자유롭게 앉을 수 있는 외부공간을 많이 만들어서 서로 즐겁게 소통하는 생동하는 도시공간이 되기를 기대했다. 6m 지름의 날개로 이루어진 꽃잎 모양 구조물은 척박한 환경의 고가하부에 자연을 끌어오기 위해 추상화된 ‘인공의 자연’이다. 구조물 사이로 빛나는 LED 조명은 사람들에게 낮에는 햇빛이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숲을 거니는 느낌을 주고, 밤에는 별빛이 쏟아지는 들판을 거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약 15평의 카페 공간은 꽃잎 모양 구조물과 같은 6각형의 투명한 유리 박스로 되어 있다. 이곳은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거나 지나가는 보행객들에 잠시의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기존 지형을 극복하기 위해 만든 건물 하부 계단은 기다림, 만남, 휴식 또는 버스킹 등의 공간으로 사용된다. 배의 난간을 닮은 계단의 난간은 한남대로를 지나는 차들을 보며 마치 막 출항하는 배 위에 홀로 올라탄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글 천장환 사진 신경섭  
OPENHOUSE 서울여담재, 천장환 11월 1일 3: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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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HOUSE 현장 프로그램 ㅣ 한남뜨락, 천장환 11월 6일 4: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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