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HOUSE 서울 여담재, 천장환 대상지 주변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학교로 둘러싸여 있고, 낙산에서 이어진 능선에 자리해 대지의 단차가 약 10m에 이르는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1983년도에 지어졌다가 2003년부터 버려진 (구)원각사 부지는 사찰의 특성상 주변과 단절되어 있고, 지어질 당시에는 남쪽에서 접근이 가능하였을 것으로 추정되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후엔 커다란 옹벽이 생겨 북쪽의 낙산로에서만 접근할 수 있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수년간 버려졌던 이 공간에선 비행 청소년들이 음주와 흡연을 하였고, 바로 옆으로 자리를 옮긴 원각사가 지하 일부분을 불법적으로 점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변에는 비우당이라는 ‘지봉유설’을 쓴 이수광 선생의 생가와 단종의 비였던 순정왕후의 설화가 얽힌 거북바위 및 자주동샘 등 역사, 문화적으로 풍부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땅이다. 공원과의 사이에 놓였던 거대한 옹벽을 철거하고 자연스럽게 원래의 지형을 회복하여 주위에 위압적이지 않고 경사지에 어울리도록 안착시키되, 분절된 매스 사이의 틈을 통해 근린공원, 비우당, 대상지가 단절되지 않은 하나로 인식되도록 하였다.  처음에는 종교색이 짙은 기존 건물에 대한 주민들의 거부감이 상당하여 전체를 철거하고 새로 건축하는 방향으로 논의되었으나 기존 건물의 구조가 담고 있는 고유함과 새로운 구조가 대비를 이루면서 전체 공간의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의미 있다고 판단해, 기존 건물의 건축 요소 중 지붕과 목재 기둥, 하부구조의 골조를 살리는 방향으로 디자인을 진행했다. 대웅전과 산신각 중 산신각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엘리베이터 및 계단실을 설치하여 도로에서의 진입이 쉽도록 하였으며, 철거한 산신각의 기와는 내외부의 마감재로 재활용하였다. 대웅전의 벽체를 털어낸 후 금속 디테일로 목재 기둥을 보강하였고 하부의 요사채를 철거하며 거칠게 남겨진 모습은 있는 그대로 두었다. 기존 건물의 남겨진 구조 사이로 유리 박스를 끼워 넣어 2층은 어린이 도서관으로 1층은 여성사 책방으로 만들었다. 어린이 도서관의 슬라브 일부를 철거하고 상부의 유리 박스와 하부의 남겨진 요사채 부분을 계단식 공간으로 연결하여 각종 강연 및 세미나, 구연동화, 공연 등의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상부에서 이 계단을 감싸는 책장은 정순왕후의 설화에 나오는 ‘거북바위’를 모티브로 디자인하여 아이들이 책장 주변에 편하게 둘러앉아서 책을 읽고 뛰어놀 수 있도록 했다. 글 천장환 사진 신경섭 서울여담재 장소 서울시 종로구 낙산길 202-15 개관 월 - 토 9:30 ~ 17:30 *운영시간은 변동될 수 있으니 홈페이지 확인 후 방문바랍니다.  휴관 일요일 및 공휴일 이용요금 무료  문의 02-6956-1082~3  홈페이지 seoulherstoryhouse.kr/ 서울 여담재는 10월 31일 운영을 종료합니다. 오픈하우스 비짓유어셀프를 통해 운영 기간 내에 방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OPENHOUSE 종암스퀘어, 박정환, 송상헌 분절된 광장 개선이 필요했던 고가 하부 서울의 급속한 경제 발전을 가져온 철도, 교량 등의 인프라스트럭처는 주변의 도시적 맥락이나 환경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상황에서 건설됐다. 아직 그 흔적이 시내 곳곳에 남아 있는데 그중 한 유형이 바로 고가도로의 하부공간이다. 고가도로 하부는 대부분 특별한 쓰임새 없이 방치되거나 쓰레기 적치장과 주차장으로 사용되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안전과 방범 상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버려진 공간으로 인식되어온 고가도로 하부는 인구에 비해 주민편의시설이 부족한 서울의 도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적 개발지로서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 가능성을 알아본 서울시는 2017년 고가도로의 하부를 활용하여 사회기반시설과 지역 커뮤니티 시설을 확충하는 사업계획을 추진했다. ‘고가 하부공간 공공공간 조성사업’이라는 이름 하에 여섯 개의 시범사업지가 선정됐고, 종암동 고가도로 하부 프로젝트도 그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머물기 어려웠던 교통섬 높이 10m의 고가도로 하부에 위치한 종암사거리의 유휴공간은 15~20m 도로에 둘러싸여 있고, 북부간선도로와 내부순환로의 교차 지점이라서 상습적으로 차량이 정체되는 구간이다. 그 종암사거리를 지리적 경계선으로 삼고 있는 돈암1동, 월곡1동, 종암동은 대규모 주거단지와 여러 교육시설이 들어선 곳이지만, 공원, 녹지 등의 공공공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동네다. 대지 동쪽으로 산책로를 갖춘 정릉천이 있지만,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아 악취가 심하고 미관이 좋지 않다. 서측 블록의 상업지역과 왕래하는 보행 흐름이 빈번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이곳에 머무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새로 조성되는 시설에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주변 지역을 연결하는 커뮤니티 공간 겸 쉼터의 역할이 요구됐다. 원활해진 보행 흐름 어긋난 모양의 두 횡단보도를 연결하는 대상지는 정릉천으로 진입하는 보행 경사로와 이어져 있다. 만약 이 공간이 정비된다면 사람들의 보행 흐름을 잘 이어줄 것 같았다. 그래서 세 방향의 접근 동선을 방해하던 기존 데크와 중앙 분수대는 철거했고, 그곳에 분절된 듯한 형상의 건물을 놓았다. 매스 사이의 공간들이 공공보행로로서 작동하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건물 안으로 들어와 이웃들과 함께 활동할 것이라 기대했다. 실내에 위치한 창작마당과 쉼터 역시 공공보행로의 일부로 계획됐는데, 사람들이 필요에 따라 문을 개방해서 반 외부공간으로 사용하거나 확장된 내부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프로그램에 따라 변하는 공간 분절된 매스들은 도로 사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각각의 고정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용자의 다양한 요구에 맞게 유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중 다목적 문화공간은 운동, 공연, 강연 등 활동적인 행위가 이뤄지는 영역으로, 커뮤니티 공간은 필라테스, 전시, 소규모 모임 등 비교적 정적인 행위를 담는 영역으로 계획했다. 창작마당과 다목적 문화공간, 커뮤니티 공간 사이에는 자유로운 공간 확장과 분리가 가능하도록 접이식 문을 설치했다. 그리고 그 옆에 위치한 공공보행로에는 건물을 오고 가는 사람들이 머무를 수 있도록 목재 선반, 벤치 등의 설치물을 두었다. 실내를 보호하는 형태 공모 단계에서는 공사 예산을 고려하여 각 프로그램을 반 외부 공간으로 계획하였으며, 내외부가 소통하면서도 시각적인 차폐가 이루어지도록 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주처와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하게 되어 외부 환경으로부터 완전히 차단된 실내공간으로 변경했다. 종암스퀘어의 형태와 구조를 설계하면서 극심한 교통량으로 인한 소음, 매연, 미세먼지 같은 환경적인 취약점을 차단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구조체의 각 기둥은 실내공간의 특성에 따라 크기와 간격을 달리하며 계획했고, 휴게 기능을 겸하는 통로는 구조와 연결된 벽체를 설치하여 공간을 구획했다. 목재로 이루어진 전체 구조물이 시각적으로 바깥의 모습을 차폐하는 역할을 한다면, 그 사이를 채우는 유리 창호와 목재 루버는 소란스러운 외부환경을 극복하면서도 내·외부 간의 시각적 소통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맡는다. 그런 건물 위를 덮는 지붕은 반투명 폴리카보네이트로 마감해, 고가 밑에 머무는 비둘기의 배설물로 생기는 오염을 방지하는 동시에 햇빛을 안으로 들인다. 반복되는 철골구조와 목구조 초기 계획안은 건물 전체를 목구조로 구성하여 구조와 마감 모두 목재를 활용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목재만으로 하중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구조적, 비용적인 한계가 있어, 철골로 전체 구조를 형성하고 거기에 목재를 덧대는 현실적인 방식을 선택했다. 건물의 구조시스템을 이루고 있는 철골구조와 목구조는 건물의 측면과 상부를 둘러싸며 안정감 있는 형태를 만들어낸다. 거기에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목재 루버의 흐름이 더해져 실내에서 보이는 외부의 시각 환경을 차단하고 있다. 남북방향으로 형성된 구조체는 철골 구조 양쪽에 적삼목을 덧붙인 형태를 취하고 있어, 구조미를 드러내면서도 목재 특유의 따뜻한 분위기를 강조한다.  그리고 건물 바깥에 마감된 적삼목 패널을 실내로도 들여와 주요 구조부를 감싸면서 내부 벽체에 시공된 자작나무 합판과 함께 따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렇게 우리는 반복되는 널 틈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철골과 목재의 조화를 통해 고가 하부의 어둡고도 삭막한 분위기를 활기차게 바꿔보고자 했다. 글 박정환, 송상헌 사진 신경섭  심플렉스건축사사무소 http://simplexarchitecture.com 종암스퀘어 장소 서울특별시 성북구 화랑로 6 개관 매일 이용요금 무료 
OPENHOUSE 여성가족복합시설 스페이스살림, 최정우+이승윤, 김영주 스페이스 살림은 도시 내 다양한 레벨과 만나는 '시설이 아닌 장소'로서의 공공공간이다. 도시 맥락을 고려하여 대상지와 접한 모든 길에서 이어지는 크고 작은 길과 마당을 직교하여 구성하였다. 건물군의 배치 또한 군집된 시설이 아닌 흩어져 있는 마을 안의 집이 되길 의도하였다. 대방역과 연결되는 지하층은 ‘손'으로 하는 다양한 작업과 협업을 지원하는 공간이며, 지상의 공간은 시민들의 자율성으로 만들어가는 여백의 장소들이다. 스페이스 살림은 여전히 진행형의 공간으로 시민들이 사용하면서 변경되고 덧붙여지거나, 혹은 확장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배려했다. 따라서 모든 방은 동일 모듈이 변주되어 향후 다양한 크기들로 확장되거나 나눠질 수 있도록 의도하였다.  스페이스 살림은 도시 건축이다. 도시의 길과 레벨을 섬세하게 조정하여 건물과 길이 모두 만나게 했고, 생활 가로가 건축공간으로 이어진다. 모든 레벨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여 1/24의 램프로 단차를 극복하고, 코어를 흩어 놓아 건물의 어느 공간이든 쉽게 갈 수 있게 하였다. 처음으로 시도되는 육아 공유오피스, 여성 선도형 스타트업들은 상생하며 발전적 관계를 끊임없이 모색하는 장소이며, 공간의 위계가 분명한 공공 건축이 아닌 관계의 수평성과 다원적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장소로서의 도시 건축을 지향한다. 스페이스 살림은 용적률을 절반도 채우지 않았다. 연수시설을 제외한 지상 3층이 최고층이며, 지상 3층 또한 대부분 옥외공간으로 활용되도록 계획하였다. 대방역과 직접 연결되는 지하 2개 층의 레벨에서는 13개의 선큰과 흩어진 코어로 구성되어 작업장들의 관계를 설정하고 외부와 유연한 경계를 만드는 공간들이다. 선큰 가든은 지상층의 크고 작은 길로 연결되며 채광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지하 공간의 활용성이 더욱 증대되도록 구성하였다. 글  ㈜건축사사무소 유니트유에이 사진 텍스처온텍스처 ㈜건축사사무소 유니트유에이 ㈜건축사사무소 유니트유에이는 건축이 단순히 눈에 보이는 대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 관계를 조절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작업하고 있으며, 일상적 삶에서 상황과 관계를 적절히 조절하는 건강한 조절자의 역할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표작으로는 스페이스 살림, 한국예술종합학교 리노베이션, 홍릉 콘텐츠 시연장, 엠마오스의 집 등이 있으며 한국건축문화대상, 대한민국경관대상, 공공디자인대상 등을 수상하였다. http://units-ua.com/ 여성가족복합시설 스페이스 살림 주소 서울특별시 동작구 노량진로 10 개관 월 – 토 9:00~21:00 (12:00~13:00 휴게시간) * 공간별로 운영시간이 다르므로 상세한 정보는 홈페이지 '공간' 메뉴를 통해 확인을 부탁드립니다. 휴관 일요일, 법정 공휴일 대표번호 02-810-5201  입주기업 모집 문의 02-810-5256 홈페이지 spacesallim.or.kr  
OPENHOUSE 한강공원 양화지구 매점, 유종수, 김빈 한강공원은 인구 천만의 도시 서울에서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쉼터이며, 소극적인 휴식부터 적극적인 활동까지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는 문화와 레저의 공간이다. 운동 시설, 매점, 공중화장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고, 우리나라의 기후 특성인 하절기의 집중호우에 대비하여 많은 시설이 물에 뜨는 부력식 구조로 되어 있다. 한강매점은 대체로 사람들의 통행량이 많은 곳에 있으나 기존 매점은 이러한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공간 유연성이 부족하여 저장공간이나 설비 공간 등이 무분별하게 덧대어져 사용자의 불편을 초래하고 한강의 경관을 저해하고 있으며, 매점의 구조와 평면 구성, 재료의 사용 등이 자연과 도시의 공존이라는 한강공원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부분을 주목하여 양화지구 한강공원이 가지고 있는 주변 환경(한강-철교-여의도 마천루)을 조망할 수 있고 다양한 방향에서 접근 가능한 건물의 배치와 평면을 계획하였다.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부속시설은 오히려 적극적인 디자인 어휘로 사용되었다. 사용상 요구되는 부속시설은 각각 순수한 도형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이 도형의 형태를 통해 건물 외부 전면에 드러나도록 하였다.  원형의 데크로 순환형 동선을 구성하여 조망과 함께 편리한 동선, 공간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건물의 네 면에 수직 동선, 실외기실, 창고 등을 계획하여 향후 무분별한 시설 증축을 방지하고자 하였다. 건물의 외벽을 최대한 유리로 처리하여 주변의 조망과 건물의 개방감을 확보하고, 물에 뜨는 부력식 건물의 특성을 고려하여 가벼운 재료로 마감하였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노출된 도형들은 한강공원을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생경한 풍경과 조형적 시설물로 인지되기를 바란다. 글 유종수, 김빈 사진 노경  이용기간 연중 운영시간 00:00~24:00 문의 양화안내센터 02-3780-0581~3, 운영총괄과 02-3780-0807   설계: ㈜코어건축사사무소 설계 담당: 유종수, 김빈, 성태승, 한주희 위치: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노들로 235 용도: 근린생활시설 건축면적: 156.25m² 연면적: 119.42m² 규모: 지상 2층 높이: 8.1m 구조: 철골구조, 부유식 구조 외부 마감: T5 스틸 위 도장, 로이복층유리 내부 마감: 석고보드 위 도장 구조 설계: CIS엔지니어링, KJ엔지니어링 시공: (주)아이랜드건설 기계 설계: 청림설비 전기 설계: ㈜극동문화전기 설계 기간: 2020 시공 기간: 2021 발주처: 서울특별시 한강사업본부
OPENHOUSE 구산동도서관마을, 최재원 구산동 도서관마을은 도시 뒷골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택지 막다른 골목의 다가구 주택, 단독주택을 도서관으로 변환하는 프로젝트였다. 미로처럼 얽혀 있는 주택의 무수한 방들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이에 기존 방들의 모듈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단순한 2개의 복도로 연결하는 방법을 택했다. 모든 방들은 이 두 복도로 연결된다. 도서관 사용자는 기존 골목을 오가며 책을 고르고 주택의 방에서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다. 기존 주택 스케일의 편안함을 지닌 방들은 열람실을 기본으로 토론방, 동아리 활동실, 소리 내어 책읽어주는 방 등 주민들의 활동들로 채워지고 있다. 구산동도서관마을은 단순히 새로 건립된 도서관이 아니라 기존의 주택건물, 기존의 골목 등 기존 마을 조직을 그대로 활용하여 주민들이 지닌 마을에 대한 기억을 존중하고 남아있는 것들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이 담긴 공간이기를 바랬다. 책상이 된 방문, 열람실이 된 방, 책복도가 된 골목, 미디어실이 된 주차장, 토론방이 된 거실, 당시 유행했던 재료를 알려주는 건물의 벽돌과 화강석들, 내부로 들어온 발코니들, 벤치가 된 기존 건물의 기초 등 그 장소에 남아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고 있다. 골목을 거닐 듯 책복도와 마을마당을 거닐고 어린이, 청소년, 노인이 커뮤니티를 이루며 각자의 혹은 그들의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써내려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글 최재원 사진 황규백 구산동도서관마을 주소 서울시 은평구 연서로 13길 29-23 개관 화 - 금 09:00~22:00,  주말 09:00~18:00 휴관 매주 월요일, 일요일을 제외한 법정공휴일, 장서 점검 및 관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날, 기타 도서관 사정에 의한 임시 휴관일 문의 02-357-0100 웹사이트 https://www.gsvlib.or.kr/
OPENHOUSE 노량진 지하배수로, 최춘웅 2008년에서 2011년까지 실시한 동작구청 주변 침수해소사업 시행 과정에서 여러 형태의 하수 암거(하수가 흘러가도록 하기 위하여 땅속이나 구조물 밑으로 낸 도랑)가 발견되었다. 대표적인 단면은 마제형(馬蹄形)으로, 상부는 벽돌로 하부에는 석재를 쌓아 마감하였다. 1899년 경인선 철도가 개통되었다는 것을 고려해 볼 때, 이 철도 횡단 폐쇄 하수 암거는 경인선 철도 건설 기간에 축조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개된 하수 암거는 마제형 하수 암거(2구간) 20m를 포함하여 총 5구간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1구간 12.5m, 3구간 11.2m, 4구간 12.0m, 5구간 36.3m로 총 92m 길이이다. 각 구간의 건설 시기가 다르고 단면 형태가 달라 토목기술의 변화와 도시 변천사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시설물이다. 노량진로 진입 시설은 뾰족한 세모 파빌리온 둘이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서 있는 모습이다. 주변의 지하 보도 입구나 지하철 입구 등 도로편의시설과 차별화되어 지하 토목구조체가 땅 위로 연결되는 것처럼 보이고자 했다.  첫 번째 세모집은 작은 문을 품고 있고, 그 속 엘리베이터 뒤로 비밀의 방이 보인다. 두 번째 세모집은 문도 창도 없고, 아마도 지하로부터 온 듯한 바람 소리가 거친 자갈벽을 뚫고 올라온다. 두 세모집 사이에 땅이 갈라진 듯한 모습으로 자리 잡은 계단길이 땅 위의 사람길과 지하에 숨겨진 물의 길을 연결하는 비밀 통로다. 끝을 볼 수 없는 깊은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중간 참에 작은 영상전시실이 있다. 맨홀 같은 천창을 통해 빛이 떨어지고 영상 설치물을 통해 하수 암거가 발견된 당시의 모습과 기차 지나가는 소리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전시실을 나와 반대 방향으로 내려서면 어두움 속으로 한 줄기의 얇은 빛이 가늘게 그림자를 드리운다. 지하배수로에 도착하면 어두운 간접조명 외에는 텅 비어 있는 조용한 통로가 시작된다.  수산시장을 향해 걸으면 서로 다른 토목 구조가 차례로 모습을 드러내고 반대 방향으로 가면 닫혀 있던 맨홀이 천창으로 교체되어 빛이 내려온다. 처음 배수로를 발견할 당시 맨홀을 통해 드나들던 상황이 재현되고 지하 속에 숨겨진 과거의 공간 속에서 시간 여행이 시작된다.  글, 사진 최춘웅 노량진 지하배수로 장소 서울특별시 동작구 노량진동 40-90 개관 매일 이용요금 무료 
OPENHOUSE 평화문화진지: 대전차방호시설 리모델링, 유종수+김빈 아파트와 벙커 [평화문화진지]의 기존 건물 대전차방호시설은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 이동 경로상의 군사적 요충지였던 곳에 지어진 군사시설이다. 1968년 착공하여 1970년에 준공된 시설로 1층에는 방호시설, 2, 3, 4층에는 3개의 아파트로 구성되었고 초기에는 군인주택으로 사용되었다. 이는 군사시설임을 감추기 위해 주거공간으로 방호시설을 위장하였던 것으로 짐작된다.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 전시의 방어시설과 평시의 주거공간. 상반된 성격의 공간으로 전시에 유효한 시설과 평시에 필요한 시설이 하나의 구조물로 건립되는 것을 가능하게 했을 것이다.  현황 대지 현황은 동쪽으로 수락산과 중랑천을, 서쪽으로 도봉산을 면하고 있다. 남쪽으로 2009년에 개장한 창포원이 있고 북쪽으로 최근 조성된 동북권 체육공원이 있다. 서쪽에 있는 지하철 1, 7호선 도봉산역과 동쪽의 마들로를 통해 접근 가능하며, 마들로가 의정부까지 연장되었고 이 신설도로공사로 인해 기존 건물의 동측 일부가 철거되었다. 5개의 벙커에서 5개의 중정을 가지는 단일화된 시민 공간으로 방호시설은 총 5개의 동으로, 각 동은 내부 통로로 연결되어 있으며 총 길이는 동서 방향으로 약 250m에 이른다. 각 동은 가로 40m, 세로 14m의 규모로 ㄷ자 형태의 대전차 작전 공간(전차 위장 공간과 장병의 사격 공간)과 나머지의 지원시설 공간으로 구성되어있다.  계획의 큰 방향은 ㄷ자의 작전 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비워내고 전면에 새로운 공간을 신설하여 중정을 가지는 ㅁ자의 건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중정 부분은 군사시설로서의 작전 공간과 문화시설로서의 창작 공간 사이에 만들어진 새로운 공간으로, 과거에는 병사들의 휴식 및 업무 공간이었고 앞으로는 입주 예술 작가와 방문객의 작업 및 휴식 공간으로 쓰이게 된다. 기존 시설과 신축 시설 사이에 자리하여 과거의 흔적과 현재의 이야기를 함께 담아내는 공간이 되는 것이다. 각 동 사이에는 편의시설인 화장실, 기계실 등을 배치하여 부족한 서비스 공간을 확보하였다. 지붕에 조성된 옥상 휴게공간이 1동부터 5동까지 연결되고, 건물의 내부 공간이 2동과 3동 사이의 지하연결통로(공사 중 발견됨)를 통해 연속되어 5개의 동이 하나로 연결되는 250m 길이의 단일 건축물이 되었다. 여기에 더해 5동의 지붕에서 신설도로의 보행로로 연결되는 계단을 계획하고, 내부에는 하부를 통해 중랑천으로 연결되는 지하통로(군사시설)가 신설되어 결과적으로는 중랑천부터 서쪽의 1동까지 동선이 내·외부로 연결되었다.  ㄷ자의 기존 시설 부분은 전시, 강의 등이 다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고, 신축되는 시설의 1동에는 지원시설인 사무실, 관리실, 2~4동에는 예술 작가를 위한 공방, 5동에는 레스토랑이 배치되었다. 5동의 전면에는 높이 20m의 전망대가 신설되어 주변의 공원과 자연환경을 조망하며 휴식할 수 있도록 하였다. 시간적으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지점, 공간적으로 남북의 공원(창포원-체육공원)과 동서의 자연(수락산-중랑천-도봉산)을 연결하는 지점에 있는 방호시설이 그 시간적, 공간적 의미를 계속 쌓아 나가기를 기대한다. 글 유종수, 김빈 사진 황효철 운영시간 평일 10:00 ~ 18:00 (월요일 휴무) 휴관일 월요일 문의 02-3494-1970 웹사이트 culturebunker.or.kr
OPENHOUSE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조경찬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은 대상지 주변에 숨겨져 있는 각기 다른 높이의 역사적 순간들을 드러내고 연결한다. 각각 기존 국세청 남대문 별관, 덕수궁 지하보도, 시민청 높이에 상응하는 지하 3개 층에 대부분의 시설을 배치한다. 덕수궁 돌담에서 수평적으로 연장된 지붕은 성공회 성당 앞마당과 함께 옥상 광장으로 통합되고 가려져 있던 이면을 드러내는 시각적 기단이 된다. 내부 공간은 지상과 지하를 잇는 게이트의 역할을 하고, 다양한 역사적 층위를 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외부 광장 _ 옥상 광장은 성공회 성당의 앞마당과 이어지는 통합 광장으로 계획되었다. 이후 계획이 변경되면서 단차가 생겼지만, 옥상 광장, 시의회 마당, 세종대로 인도와 주변 도로에 같은 재료를 사용하여 통합된 광장처럼 기능할 수 있게 했다. 옥상에 소공로와 같은 방향의 길을 두어 대상지가 가진 근현대사의 흔적 위에서 서울광장을 조망할 수 있게 하였고 국세청 남대문 별관 철거 시 남겨진 기둥 하나를 광장에 남기고 나머지는 바닥과 같은 높이로 두어 앞으로의 시민 활동의 배경이 되고자 했다. 내부 광장 _ 덕수궁 지하보도와 건물을 직접 연결하고 인도를 차지하고 있던 출입구 2개소를 내부에 배치했다. 건물 내부 공간을 통해 시민청과 전철역, 그리고 앞으로 조성될 주변의 지하 공간과 연결된다. 건물이 지상과 지하를 연결하는 게이트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지하로 연결되는 계단들에는 출입구가 없는 반 외부 공간으로 계획했다. 모든 전시 공간은 복층 공간으로 여러 층을 통합한다. 지하 3층의 대공간은 지상 1층까지를 통합하는 아트리움으로, 높은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중 덕수궁 방향의 벽은 건물의 주요 진입로를 따라 아트리움에 도달할 때 마주하는 주요 벽이자, 각 층의 발코니 공간과 내부 공간이 바라보는 벽이다. 앞으로 도시의 축적된 층위를 보여주는 전시가 계획되어 각기 다른 시간 속에서 쌓인 기억을 통합하는 공간의 경험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글 조경찬(터미널 7 아키텍츠) 사진 이현준    운영시간 매일 10:00 ~ 18:00 (입장마감 17:30) (10/29까지 운영시간이 19:00로 연장됩니다.) 휴관일 1월 1일, 설날, 추석, 매주 월요일(공휴일인 경우 다음날) 관람료 무료 (일부 기획전시는 경우에 따라 별도 운영) 문의 02-736-8050 웹사이트 sca.seoul.go.kr/seoulhour/site/urbanArch/home 조경찬(Terminal 7 Architects) 고려대학교에서 사회학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이후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 건축대학원에서 건축 석사를 받았다. 라파엘 비뇰리 건축사무소에서 실무를 쌓고 2015년 뉴욕에서 터미널 7 아키텍츠(Terminal 7 Architects)를 세웠다. 세종대로 역사문화공간(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설계를 시작으로 서울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OPENHOUSE 한남뜨락, 천장환 서울의 중심부와 한강 이남을 연결하는 한남1고가차도는 서울의 주요 교통축으로서 행정구역상 하나인 한남동을 반으로 나누어 양쪽에 전혀 다른 분위기의 동네가 자리 잡도록 만들었다. 다양한 문화와 즐길 거리가 널린 이태원의 거리는 남산을 바로 앞에 두어 녹지가 많아 보이지만 막상 보행자가 돈을 내지 않고 앉아서 즐길 열린 공공공간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고 고가하부에서 이태원의 가로 체계 흐름이 단절되어 이곳은 사람들이 찾지 않는 삭막한 공간이 되었다.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는 남산을 끌어와 쏟아지는 햇빛을 받으며 남산의 숲속을 걷는 듯한 경험을 만들기 위해 자연을 추상화한 꽃잎 모양 구조물 9개를 설치하고 여러 방향의 보행로에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들도록 하였다. 주변 블루스퀘어와 가까운 곳에 카페랑 화장실을 만들고 외부에 자유롭게 앉을 수 있는 외부공간을 많이 만들어서 서로 즐겁게 소통하는 생동하는 도시공간이 되기를 기대했다. 6m 지름의 날개로 이루어진 꽃잎 모양 구조물은 척박한 환경의 고가하부에 자연을 끌어오기 위해 추상화된 ‘인공의 자연’이다. 구조물 사이로 빛나는 LED 조명은 사람들에게 낮에는 햇빛이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숲을 거니는 느낌을 주고, 밤에는 별빛이 쏟아지는 들판을 거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약 15평의 카페 공간은 꽃잎 모양 구조물과 같은 6각형의 투명한 유리 박스로 되어 있다. 이곳은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거나 지나가는 보행객들에 잠시의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기존 지형을 극복하기 위해 만든 건물 하부 계단은 기다림, 만남, 휴식 또는 버스킹 등의 공간으로 사용된다. 배의 난간을 닮은 계단의 난간은 한남대로를 지나는 차들을 보며 마치 막 출항하는 배 위에 홀로 올라탄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글 천장환 사진 신경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