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HOUSE

기지 박서보주택

조병수

2022년 11월 4일 2:00PM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로24길 9-2
사진_김용관
사진_김용관
사진_김용관
사진_김용관
사진_김용관

오픈하우스 진행 정윤석(BCHO Partners)


대지와 프로그램 
대지는 서대문구 연희대로와 다세대 주택촌 사이에 위치한다. 높고 어수선한 주변 다세대 주택 가로는 인근 경의선 숲길의 개발로 각종 상업 시설과 문화공간이 침투하여 저층엔 근린생활 시설이, 상층엔 주택이 자리 잡고 있다. 
[기지]는 상업 시설, 갤러리, 오피스 그리고 다가구주택, 총 4가지 다른 프로그램을 담고 있다. 각각의 프로그램은 그 특성에 맞는 공간 구성을 가져야 하며, 외부 환경과 각기 다른 관계를 맺어야 했다. 상업 시설은 접근성이 쉽고 시인성이 좋아야 했으며, 갤러리는 프라이빗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담백한 공간이며 외부의 시선이 차단되어야 했다. 또한, 오피스는 업무가 가능한 차분한 공간이어야 했고, 주택은 세대 사이에 중정을 가지고 내부에서 뷰를 확보하며 답답하지 않아야 했다. 기지의 프로그램은 이처럼 서로 다른 특성 때문에 수직적으로 나뉘어 적층 배치되었다.
건축주는 세계 미술계가 주목하는 한국 단색화의 대표 화가 박서보이다. 박서보 화백은 건물에 본인의 예술세계가 표현되지 않아도 된다고 요청했으나, 그가 [묘법] 시리즈에서 보여준 반복과 중첩을 통한 단순함, 깊이감 그리고 미세한 변화가 숨 쉬는 건물을 만들고자 했다. 

내부 공간과 외피
1층의 갤러리는 주로 작품 전시와 리셉션으로 사용되는 곳으로 용도에 맞게 공간 변화가 가능해야 한다. 이를 위해 CFT(Concrete Filled Tube) 와 PT(Post Tension) 공법을 사용해 수직 부재 크기를 최소화했고 장 스팬의 켄틸레버로 열린 공간을 만들었다. 이 공간은 전면으로 외부 정원을 바라보고 있는데, 정원은 그림을 감상할 수 있도록 최대한 단순하게 구성했다. 이끼와 돌 그리고 마사토만을 이용해 정적이고 담백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게 고려했다. 
상층의 주택 부분은 한 가족의 3세대가 거주하는데 각 가구의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며 외부 공간을 공유할 수 있도록 가구들을 수평적, 수직적으로 분할 배치하고 중앙에 중정을 두었다. 
프로그램의 상이한 특성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다양한 외장재를 사용하는 것 보다, 여러 특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단일 외피를 스터디하였다. 특히 외피는 화가 박서보의 근작에 적용된 ‘공기색’을 차용했다. ‘공기색’은 맑고 밝은 푸른색으로 빛의 각도에 따라 다양한 깊이감을 만드는 색이다. 화가 박서보는 이 색을 볼 때 ‘호흡이 더 잘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라고 언급했는데, ‘공기색’처럼 빛과 공기의 흐름이 느껴지는 외피를 만들고자 했다.
외피의 원형 구멍은 수직 방향으로 그 크기가 변하는데, 아이레벨에서 그 지름이 가장 커서 70%의 개구율이 확보된다. 개구율은 아이레벨에서 상하부로 갈수록 줄어들어 보는 각도에 따라 막혀 보이기도, 트여 보이기도 한다. 또 이 타공 외피는 외부에서 잘 들여다보이지 않지만, 내부에서는 비교적 잘 내다보여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는 동시에 바람이 통하는 역할을 한다.
타공판은 둔각으로 절곡해 연결했는데, 이 접힘이 자체적인 구조적 강성을 확보하여 타공판을 지지하는 고정 부속 자재의 양을 최소화했다. 또한, 이 접힌 면들이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빛의 반응(반사, 통과, 겹침)을 끌어내는 입면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내부의 육중한 매스와 중첩되어 시시각각 다채로운 깊이감을 만든다. 

BCHO Partners 사진 김용관, 김재경


BCHO Partners
http://www.bchoarchitects.com

사진_김재경 제공


조병수
1994년에 조병수건축연구소를 개소한 이후 ‘경험과 인식’, ‘존재하는 것, 존재했던 것’, ‘ㅡ자 집과 ㄱ자 집’, ‘현대적 버나큘라’, ‘유기성과 추상성’ 등을 주제로 건축 활동을 이어왔다. 하버드대학교, 컬럼비아대학교,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 대학교와 연세대학교, 몬태나대학교, 하와이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설계와 이론을 가르친 바 있다. 대표작으로 파주 어유지 동산, 수곡리 ㅁ자 집, 땅집, 운중동 주택 등이 있다. 한국건축가협회상, 미국건축가협회상, AR House awards (Highly commended) 등을 수상했다. 또한, 오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2023총감독으로 선정되었다.

대지면적: 773㎡
건축면적: 398㎡
연면적: 1997㎡
용도: 근린생활시설, 다가구주택
규모: 지하2층, 지상4층
구조: 철근콘크리트
외부마감: 알루미늄 타공 패널, 송판노출콘크리트
준공: 2018.06.
시공: CNO건설

Map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로24길 9-2
건축가 조병수
설계 담당 감민영, 정윤석
건축주 박서보
일시 2022년 11월 4일 2:00PM
위치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로24길 9-2
집합 장소 입구
인원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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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HOUSE 연계 포럼 <당선작들, 안녕하십니까> 정림건축문화재단 × 오픈하우스서울 오픈하우스서울과 정림건축문화재단은 서울에 새롭게 문을 연 공공건축물의 오픈하우스와 연계한 포럼을 마련합니다. 본 포럼 <당선작들, 안녕하십니까>는, 공공건축물의 디자인, 실현 과정, 운영 상태를 모니터링함으로써 건축의 공공성에 대한 관심이 사회에 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고자 기획되었습니다. '당선', '완공'이라는 단편적 관심이 아니라, 실현을 위한 협의, 결정, 그리고 이후의 운영을 짚어보며 공공건축의 역할을 함께 살펴보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오픈하우스서울과 함께 준비하고 있는 연계 포럼에서는 이미 운영을 시작해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는 좋은 공공건축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오픈하우스를 통해 현장을 방문해보고, 포럼을 통해 그 운영 취지와 설계 의도를 자세히 들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올해 연계 포럼은, ‘성동 유휴공간 네트워크: 책마루 프로젝트’와 ‘도시 자연 쉼터: 인왕산 초소책방과 숲속쉼터’입니다.   참가신청: 정림건축문화재단 포럼 http://forumnforum.com      11월 1일(화) 저녁 7:30 성동 유휴공간 네트워크: 책마루 프로젝트 김태영, 김현준(어반토폴로지 공동대표) + 장수정(건축권장 대표) + 안지훈(한양여대 행정실무과 교수)   11월 2일(수) 저녁 7:30 도시 자연 쉼터: 인왕산 초소책방과 숲속쉼터 이충기(서울시립대 건축학과 교수) + 조남호(솔토지빈 대표) - 장소: 정림건축문화재단(통의동, 온라인(줌)+오프라인 동시 진행) - 구성: 개별 발표 후 대화와 문답 - 인원: (현장) 20인, (줌) 30인+ - 포럼 참가비: 1만원 - 신청문의: sun@junglim.org - 상세안내 및 참가신청: 정림건축문화재단 포럼 웹사이트 http://forumnforum.com
OPENHOUSE 공공 건축의 변화 공공 건축은 도시의 기반시설이자 공적 자산이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공간이며 누구나 이용 가능한 열린 시민들의 장소이다. 도시의 공적 기능을 담당하는 공공 건축의 완성도가 높아질 때 가장 큰 수혜자는 시민들이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은 도시의 공적 공간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도시의 열린 공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체감한 시간이었다.    공공 건축의 역할과 도시 환경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를 주목할 때, 공공 건축 설계의 가장 큰 어려움은 설계 의도와 아이디어를 일관성 있게 구현하는 과정이다. 융통성 없는 예산과 최저 입찰, 행정 프로세스, 발주처의 이해도에 따라 건축물의 완성도는 큰 편차를 보이게 마련이다. 그러나 제도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공공 건축은 행정, 운영, 설계의 여러 협의를 통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최근 서울에 등장한 공공 건축은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공간의 높은 완성도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인왕산 숲속 쉼터와 인왕산 초소책방처럼 도시의 여백을 활용한 쉼터의 중요성을 보여주기도 하고,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원과 도서관 등은 건축가의 새로운 공간 제안으로 시민들의 이용이 늘고 있다. 119안전센터와 같은 지원시설 역시 프로그램과 구성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내년이면 십 주년을 맞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공공 건축이 보여줄 수 있는 완성도 그 이상을 자랑하며 도시 스케일의 극적인 외부 공간을 선사해 많은 방문객을 맞고 있다. 도시에서 머물 수 있는 공공의 장소가 늘어간다는 것은 시민들이 도시를 누릴 기회가 늘어간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 나은 건축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면 시민들은 공적 자원을 통해 더 좋은 공간을 더 누리며 도시를 활용할 수 있다. 올해 오픈하우스서울은 오픈하우스를 통해 일상을 회복하고 있는 도시에서 공공 건축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상기하고 재발견하는 기회로 삼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OPENHOUSE 문화 자원이 된 인프라스트럭처 도시의 기반시설과 산업시설은 그 규모와 구조에서 차별화되는 동시에 새로운 공감각을 담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기반시설과 산업시설의 대형 공간은 평소 경험하기 힘든 스케일의 공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그 자체의 구조미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올해 스페셜 테마 <문화 자원이 된 인프라스트럭처>에서는 이미 많은 사랑을 받는 코스모 40과 아트벙커 B39뿐만 아니라, 현재 새로운 장소를 조성 중인 <provoke Seoul (대선제분 영등포공장)>을 만나본다. 또한, 지하배수로를 문화공간으로 전환한 노량진 지하배수로를 현장에서 만난다. 무엇보다 내년 공사를 앞두고 당인리발전소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는 <당인리 포디움과 프롬나드> 오픈하우스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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