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HOUSE

윤슬하다

정수진

2022년 10월 30일 4:00PM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
집결지 :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5길 19, 일심교회앞 (하단 지도 참고)


윤슬*처럼 잔잔하게 살아가기
이십여 년전 윤슬네(건축주 부부)를 반하게 한 동네, 성수동. 그때의 성수동은 붉은 벽돌집이 낮게 늘어선 여느 주택가였다고 한다. 골목을 점유한 마루에 할머니들이 앉아 계시고 아이들이 오징어게임을 하는 고즈넉한 동네 정경에 한눈에 반했다. 시간을 들여 동네의 한 곳을 소유하게 되었고, 또 긴 시간을 지나 이제는 ‘윤슬하다’와 함께 살고 있다. 
딸을 시집보내고 숨 가쁜 생활에서 은퇴하면 마당 있는 작은 집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여유로운 일상을 보내겠다는 소망은, 그때 그 성수동의 이미지나 단독주택은 아니지만, 시간과 장소의 여건에 잘 맞게 이루어졌다.

윤슬네가 사는 집은
윤슬네가 본 성수동은 개발되기 전의 주택가였지만 지금의 성수동은 모두가 사랑하는 서울숲과 더불어 젊은이들이 포토 메카가 되는, 그야말로 유행이 넘쳐나는 ‘핫 플레이스’다. 그러나 뜨거웠다 식어가는 서울의 신흥 핫 플레이스와는 달리 성수동에는 고유한 동네의 특징이 남아있다. 대형공동개발이 쉽지 않은 골목의 자금자금한 필지는 가로와 건물의 스케일과 특히 벽돌이라는 동네의 색을 유지하고자 하는 외장재 권장 정책이 그나마 유지하게 있는 이유일 것이다.
윤슬빌딩의 외장 재료도 붉은 벽돌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성수동의 가로 풍경도 여전히 붉은 벽돌이고, 집주인의 성격도 벽돌의 단정함이나 평안함과 잘 맞다. 눈에 드러나는 것이 싫고 순리가 중요한 윤슬네의 성격처럼 단조로운 매스에 작은 마당이 들여 앉아 있다. 평범한 붉은 벽돌을 바탕에 잘 입히고, 요란한 벽돌의 퍼포먼스보다는 다양한 크기의 벽돌을 톱니처럼 잘 끼워 맞춘 기본의 원칙에 철저히 충실한 집이다. 
집을 짓는 이유가 되었던 마당(땅)은 결국 다락층의 옥상정원으로 대체되었지만, 내부 공간의 크기에 관한 욕심을 내려놓으면서 주거 공용부에 작지만 소담한 마당을 형성한다. ㄷ자의 거실과 주방·식당에 둘러싸인 내향적인 마당은 번잡해진 거리에서 윤슬네가 처음 만난 성수동을 떠올리게 한다.
주거의 공간 구조는 부부가 노후를 보낼 가상의 생활로 만들어졌다. 온종일 함께 하다 보면 자칫 지겨워질 수 있을 일상을 공간별로 구획하거나 거리를 두어 가깝지만 먼 각자의 생활을 보장하고 거실이나 주방 등의 공용부는 항상 서로를 염려하고 살필 수 있는 소통의 구조로 되어 있다. 각 실에 접해있는 작은 나만의 외부 공간들은 주거를 거리에서 완전히 차단하지도, 노출하지도 않으면서 활기찬 젊은이들의 에너지와 동네의 변화를 직접 접할 수 있도록 한다. 
‘윤슬하다’ 이전의 성수동은 윤슬네에게 삶의 마지막 의미가 될 장소였다면, 지금의 성수동은 오히려 윤슬네를 젊게 만드는 새로운 삶의 시작이 되는 장소이다. 
*윤슬: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정수진 사진 남궁선 

에스아이 건축사사무소
http://www.sie-jungsujin.com/p/

정수진 
정수진은 영남대학교와 홍익대학교 대학원, 파리-벨빌 건축대학교(DPLG/프랑스 건축사)에서 건축을 수학했다. 현재 에스아이(SIE) 건축사사무소의 대표이며, 경희대학교 건축학과의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하늘집, 노란돌집, 횡성공방, 펼친집, 별똥집, 이-집, 빅-마마 등의 주택작업과 붉은벽돌- 두 번째 이야기, 미래나야 사옥 등 다수의 건축 및 전시 작업이 있으며, 경기도 건축문화상, 2015 엄덕문 건축상 및 2017 한국건축문화대상 등 다수의 수상작이 있다. 


용도: 근린생활시설, 단독주택
대지면적: 231.00㎡
건축면적: 133.66㎡
연면적: 583.36㎡
규모: 지상 5층, 지하 1층
건폐율: 57.86%
용적률: 199.24%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Map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
건축가 정수진
일시 2022년 10월 30일 4:00PM
위치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 (지도는 집결지로 표시)
집합 장소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5길 19 (일심교회앞)
인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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