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HOUSE
노원 책상 (노원구청 로비 리모델링), 조윤희 + 홍지학(구보건축)
공공건축의 개입과 갱신
노원구청은 청사가 신축된 1990년 이후 여러 차례 증축을 거듭하면서 시간의 켜가 곳곳에 쌓인 건물이었다. 당시 청사 건축이 대부분 그렇듯이 계획적인 마스터플랜 없이 건물의 면적을 늘려온 터라, 전체 청사군의 허브 공간 역할을 해야 할 로비가 애매한 크기와 공간 구조로 중앙에 자리 잡게 되었다. 구청 마당의 지하주차장, 동 측의 보건소, ‘ㄱ’자 평면으로 돌출된 별관 등 복잡하게 얽힌 주변 건물과의 연계가 원활하지 않아서, 노원구청 건물군 전체의 중추적 공공공간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기 어려웠다. 다양한 공공 기능의 건물이 혼재되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지는 않았지만, 이곳이 노원구민의 공적 삶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걸맞도록 공간의 구조와 흐름을 개선할 필요가 있었다.
개입과 질서
‘노원구청 로비 문화휴게공간 조성 공사’라는 복잡한 명칭의 공모전에서 시작된 본 프로젝트는 작은 볼륨의 로비 공간을 키우고, 내부에 북카페를 중심으로 구민들을 위한 휴게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공모전 지침서에 간단하게 서술된 개요와 달리, 복잡하게 얽힌 청사 건축물 군의 관계 속에서 건축가에게는 적절한 개입을 통해 질서를 잡아가는 고난도의 작업이 요구되었다.
1990년대 청사 건축은 지역사회에서 공공공간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채 실행되었기 때문에, 노원구청의 기존 로비 공간도 권위적인 공간 배치와 청사 각 부서의 오리엔테이션 기능에만 초점을 맞추어져 있었다. 시간이 흐르며 청사 로비가 담당하게 되는 다양한 서비스 기능이 추가되었고, 기존 로비는 질서를 잃은 채, 카페, 전시대, 홍보용 현수막, 민원서비스 키오스크, 휴식공간 등 온갖 요소들이 각자 큰소리를 내며 서로 충돌하는 환경이었다.
이에 우리는 문화와 휴게라는 기능을 더하는 동시에, 청사 단지를 연계하는 로비 공간의 정체성을 명료하게 구축하고, 적절한 질서의 스케일을 제시하여, 로비를 본 청사의 입구, 식당, 지하주차장, 신관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퍼져나가는 허브로 계획하려 하였다.
지역사회의 라운지가 되는 청사 로비
그 해결책으로 로비 문화휴게공간이 지역사회의 라운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다양한 필요로 청사에 방문한 주민들이 느슨하게 잠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건축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 이렇게 열린 건축을 조성하기 위해, 우리는 이 장소를 ‘풍경을 발산하는 도시의 거실’이라고 이름 지었다. 도시의 거실이란, 도시 일부분으로 존재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로비 문화휴게공간의 주재료 사용에 주의를 기울였다. 기존 청사 건물군은 백색 타일로 외장을 마감했기 때문에, 이와 이질적이지 않으면서, 유지관리의 측면도 고려하여 재료를 선택하였다. 밝은색의 테라코타를 오픈 조인트로 외벽 시공하였으며, 내부에도 동일한 재료로 벽체를 마감하여 외부와 내부, 도시와 공공건축의 연속성이 자연스럽게 확보되도록 하였다.
‘풍경의 발산’은 외부에서 들여다보이는 로비의 내부 풍경을 어떻게 틀 지을 것인가와 관계된다. 로비는 다양한 활동이 동시에 전개되는 장소이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을 선명한 프레임에 담고 싶었다. 외벽체는 전체를 바닥으로부터 2.4m 들어 올리고, 그 하부에 32mm 두께의 광폭 슬라이딩 알루미늄 프레임 창호가 수평중간틀(transom) 없이 전체를 가로지를 수 있게 했다. 외벽 전체를 커튼월 아트리움으로 만들어 공간의 크기를 강조하기보다는 묵직한 테라코타 벽체 밑으로 기둥의 간섭없이 가로로 긴 풍경을 열어 두었다. 이는 구청을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보다 휴먼스케일에 가깝게 내부를 보여주고, ‘눈높이의 투명함’을 경험하도록 의도한 것이다.
가구로 만드는 건축
로비가 문화휴게공간으로서 작동하는 라운지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민들의 특정할 수 없는 다양한 공적 요구를 만족시켜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는 현대건축가들에게 오랫동안 주요한 관심사로 자리 잡아, ‘특정한 불확정성(specific indeterminacy)’, ‘다원성(polyvalence)’ 등 여러 방식으로 개념화되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청사 로비에 필요한 여러 프로그램에 대응하는 건축을 위하여, 비워두기보다는 일관된 언어를 사용하여 공간을 채워나가는 방식을 취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가구의 가능성에 주목하였다. 가구는 폭과 높이의 미세한 치수 변화만으로도 행위의 지원 가능성이 극적으로 변화되는 장치이기 때문에, 로비 공간이 프로그램에 따라 구획되지 않고 자유롭게 연계되는 열린 공간을 만드는 데에도 적합했다. 동일한 재료와 구법으로 제작된 가구들의 크기만을 변화시키며, 휴식을 위한 평상, 대기하는 벤치, 책을 읽는 테이블, 아이들을 위한 놀이 공간, 음악을 듣는 의자, 책장, 카페의 카운터, 공연 관람을 위한 스탠드 등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가구의 유형을 정리했다.
도시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와 같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공공 청사도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지역사회에서 담당하는 역할에 크고 작은 변화를 수반하였고, 건축도 이에 맞춰 변경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노원구청 로비 문화휴게공간 프로젝트는 도시에서 공공건축이 담당해야 하는 역할의 변화를 감지한 좋은 의도에서 시작되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기존에 완성된 구조물의 사이를 파고들어 새로운 장소를 덧붙이는 것은 계획의 측면뿐 아니라, 시공에서도 무척 험난한 과정이었다. 하지만, 공공 청사가 지역사회의 라운지로서 기능한다는 것이 현대적 의미의 공공성을 고민해 볼 좋은 기회가 되었으며, 건축적으로 어떤 개입이 필요하고, 가능한지 숙고할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이었다.
글 구보건축 사진 텍스처온텍스처
구보건축
gubowork.com
노원구청
주소 서울특별시 노원구 노해로 437
개관 월 – 금 9:00~18:00
휴관 토, 일, 법정 공휴일
홈페이지 www.now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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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숲속쉼터, 조남호(솔토지빈 건축사사무소) + 김은진, 김상언(에스엔 건축사사무소)
* 주차공간이 협소하여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인왕산 자락길, 인왕산 숲길, 등산로 등을 통해 도보로 오실 수 있습니다. 도보로 20분이 걸리는 등산로이니, 편한 복장과 신발을 착장하시고 오래 걷기 어려우신 분들은 프로그램 신청에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 방문 전 인왕산 초소책방 홈페이지를 참고하셔서 오는방법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왕산 초소책방 홈페이지
https://chosobooks.com/contact
* 인왕산 숲속쉼터 근처 인왕산 초소책방도 방문 가능하니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인왕산 초소책방 정보
https://www.ohseoul.org/2022/programs/인왕산-초소책방/event/267
1968년 1·21사태 이후 북악산과 인왕산에 30여 개의 군 초소가 들어서면서 오랫동안 시민들의 출입이 통제되었다. 점차 그 수를 줄여 오다가 2018년 정부는 한양도성 성벽에 설치된 20개 경계 초소 중 18개를 철거하고, 2개소는 훼철과 복원의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보존했다. 초병의 거주 공간이었던 인왕3분초도 철근콘크리트조 필로티 위 상부 구조물을 철거하고, 시민들을 위한 쉼터로 재구성됐다. 오랜 반목과 통제의 상징인 인왕3분초는 개방의 시대, 교류를 상징하는 시민들의 숲속쉼터로 돌아왔다.
숲속쉼터는 시공성 등을 고려해 사전 제작된 목재를 헬기로 운송해 현장에서 조립됐다. 목조의 구법은 부재를 입체적으로 조립하여 3차원의 구조물을 조립하는 형식이다. 다양한 크기의 선부재를 맞춤과 조합을 통해 구조물을 이룬다. 숲속쉼터는 목구조의 전형적인 형식을 따르지 않는다. 거대한 크기의 지붕판들은 목재 기둥 위에 얹혀 있지 않고, 기둥 사이에 끼워져 있다. 하중이 전달되는 자연스러운 구조 원리에 순응하지 않는다. 기둥 폭만큼 비운 사이 간접 조명은 두텁고 커다란 지붕판을 마치 떠 있는 듯 ‘가벼운’ 인상으로 변환한다. 가벼워진 지붕판은 산책자의 시선을 자연으로 향하게 한다.
글 조남호 사진 김용순
솔토지빈건축사사무소
soltos.kr
에스엔건축사사무소
sn-architecture.com
인왕산 숲속쉼터
장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운동 산 4-36
개관 화-일 10:00 ~ 17:00
휴관 월요일, 설 연휴, 추석 연휴
이용요금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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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는 그물, 조남호+임기웅(솔토지빈 건축사사무소)
2023 지역단위 공공미술 프로젝트
서울숲, 숨쉬는 그물
“생태적이고, 미학적이며, 기능적인 방식으로,
주변의 모든 것들과 관계되어 있는 시설물”
인간 중심의 세계관에서 비롯된 전체에서 부분은 한 요소 또는 도구적 수단에 불과하다. 생태학에서는 부분에서 전체로, 전체에서 부분으로 나아간다. 다공성 목재 세포의 원리는 그물구조의 구성 요소, 단위, 야외공연장의 무대와 주변 공간을 통합하는 시설의 형태 원리로 확장된다. 목재는 약함과 강함의 대비되는 속성을 동시에 갖은 재료다. 서울숲 숨쉬는 그물주재료로 목재를 선택하는 이유는 ‘약함’의 속성에 있다. 근대를 대표하는 철, 콘크리트 같은 ‘강함’의 속성은 우리를 보호하는 역할에서 어느 순간 그 방향을 바꿔 우리를 향해 날 선 모습으로 다가온다. 마치 나무의 껍질의 원리처럼 약함이 서로 연대해 나무의 안쪽을 보호하는 것처럼, 강함에 대체하는 재료와 구축시스템을 제안한다.
「숨쉬는 그물」은 ‘관계를 이어주는 느슨한 기하학적 질서’를 갖는다. 야외공연장의 무대를 중심으로 무대로 향하는 네 개의 동선과 두 개의 쉼터를 느슨한 그물망 형태의 지붕 아래 통합한다. 새로운 시설은 오브젝트가 아닌, 관계를 통합하고 조율하는 중성적인 형태로 인식되지만, 다공성 표면의 조합에 의해 고유성이 드러난다. 공연장의 무대와 통로, 계단, 부대시설, 보행로 주변 공간을 포함하는 30mx11.5m 크기의 공간을 1m 간격의 목조 수평 서까레로 구성된 느슨한 질서의 지붕으로 덮는다. 공연장의 무대는 통로까지 포함한 18m 폭의 공간으로 확장해, 공연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열린 공간으로 제안한다. 북쪽 보행로 쪽으로 확장된 지붕은 다공성의 벽면과 함께 그늘 쉼터를 이루는 요소다. 이 다공성의 구조물은 풍화의 세월을 더해 자연의 일부가 되어간다.
산림은 배출되는 탄소보다 더 많은 탄소를 흡수할 때, ‘탄소 흡수원 Carbon Sink’로 간주 된다. 온실가스의 배출량이 많은 재료 대신 탄소를 흡수 저장하는 목재를 사용하면 기후 변화를 완화하는데 기여 한다. 목재를 건축자재로 활용했을 경우 목재사용량 1m³당 0.25ton의 탄소를 저감한 것으로 계산한다.탄소를 저감하는 재료적 특성과 더불어 우리가 제안하는 생태적인 다공성 그물망은 서울숲을 넘어 보편적 도시건축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 작업이다.
글 조남호 사진 윤준환
(주)솔토지빈 건축사사무소
solto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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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복합시설 스페이스살림, 최정우 + 이승윤 + 김영주((주)유니트에이 건축사사무소)
스페이스 살림은 도시 내 다양한 레벨과 만나는 '시설이 아닌 장소'로서의 공공공간이다. 도시 맥락을 고려하여 대상지와 접한 모든 길에서 이어지는 크고 작은 길과 마당을 직교하여 구성하였다. 건물군의 배치 또한 군집된 시설이 아닌 흩어져 있는 마을 안의 집이 되길 의도하였다. 대방역과 연결되는 지하층은 ‘손'으로 하는 다양한 작업과 협업을 지원하는 공간이며, 지상의 공간은 시민들의 자율성으로 만들어가는 여백의 장소들이다. 스페이스 살림은 여전히 진행형의 공간으로 시민들이 사용하면서 변경되고 덧붙여지거나, 혹은 확장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배려했다. 따라서 모든 방은 동일 모듈이 변주되어 향후 다양한 크기들로 확장되거나 나눠질 수 있도록 의도하였다.
스페이스 살림은 도시 건축이다. 도시의 길과 레벨을 섬세하게 조정하여 건물과 길이 모두 만나게 했고, 생활 가로가 건축공간으로 이어진다. 모든 레벨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여 1/24의 램프로 단차를 극복하고, 코어를 흩어 놓아 건물의 어느 공간이든 쉽게 갈 수 있게 하였다. 처음으로 시도되는 육아 공유오피스, 여성 선도형 스타트업들은 상생하며 발전적 관계를 끊임없이 모색하는 장소이며, 공간의 위계가 분명한 공공 건축이 아닌 관계의 수평성과 다원적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장소로서의 도시 건축을 지향한다.
스페이스 살림은 용적률을 절반도 채우지 않았다. 연수시설을 제외한 지상 3층이 최고층이며, 지상 3층 또한 대부분 옥외공간으로 활용되도록 계획하였다. 대방역과 직접 연결되는 지하 2개 층의 레벨에서는 13개의 선큰과 흩어진 코어로 구성되어 작업장들의 관계를 설정하고 외부와 유연한 경계를 만드는 공간들이다. 선큰 가든은 지상층의 크고 작은 길로 연결되며 채광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지하 공간의 활용성이 더욱 증대되도록 구성하였다.
글 ㈜건축사사무소 유니트유에이 사진 텍스처온텍스처
여성가족복합시설 스페이스 살림
주소 서울특별시 동작구 노량진로 10
개관 월 – 금 9:00~21:00, 토 9:00~18:00
* 공간별로 운영시간이 다르므로 상세한 정보는 홈페이지 '공간' 메뉴를 통해 확인을 부탁드립니다.
휴관 일요일, 법정 공휴일
대표번호 02-810-5201
입주기업 모집 문의 02-810-5256
웹사이트 spacesalli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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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공원 양화지구 매점, 유종수 + 김빈
한강공원은 인구 천만의 도시 서울에서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쉼터이며, 소극적인 휴식부터 적극적인 활동까지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는 문화와 레저의 공간이다. 운동 시설, 매점, 공중화장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고, 우리나라의 기후 특성인 하절기의 집중호우에 대비하여 많은 시설이 물에 뜨는 부력식 구조로 되어 있다.
한강매점은 대체로 사람들의 통행량이 많은 곳에 있으나 기존 매점은 이러한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공간 유연성이 부족하여 저장공간이나 설비 공간 등이 무분별하게 덧대어져 사용자의 불편을 초래하고 한강의 경관을 저해하고 있으며, 매점의 구조와 평면 구성, 재료의 사용 등이 자연과 도시의 공존이라는 한강공원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부분을 주목하여 양화지구 한강공원이 가지고 있는 주변 환경(한강-철교-여의도 마천루)을 조망할 수 있고 다양한 방향에서 접근 가능한 건물의 배치와 평면을 계획하였다.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부속시설은 오히려 적극적인 디자인 어휘로 사용되었다. 사용상 요구되는 부속시설은 각각 순수한 도형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이 도형의 형태를 통해 건물 외부 전면에 드러나도록 하였다.
원형의 데크로 순환형 동선을 구성하여 조망과 함께 편리한 동선, 공간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건물의 네 면에 수직 동선, 실외기실, 창고 등을 계획하여 향후 무분별한 시설 증축을 방지하고자 하였다. 건물의 외벽을 최대한 유리로 처리하여 주변의 조망과 건물의 개방감을 확보하고, 물에 뜨는 부력식 건물의 특성을 고려하여 가벼운 재료로 마감하였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노출된 도형들은 한강공원을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생경한 풍경과 조형적 시설물로 인지되기를 바란다.
한강공원 양화지구 매점
이용기간 연중
운영시간 00:00~24:00
문의 양화안내센터 02-3780-0581~3, 운영총괄과 02-3780-0807
글 유종수, 김빈 사진 노경
(주)코어건축사사무소
co-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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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산동도서관마을, 최재원(플로건축사사무소)
구산동 도서관마을은 도시 뒷골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택지 막다른 골목의 다가구 주택, 단독주택을 도서관으로 변환하는 프로젝트였다. 미로처럼 얽혀 있는 주택의 무수한 방들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이에 기존 방들의 모듈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단순한 2개의 복도로 연결하는 방법을 택했다. 모든 방들은 이 두 복도로 연결된다. 도서관 사용자는 기존 골목을 오가며 책을 고르고 주택의 방에서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다. 기존 주택 스케일의 편안함을 지닌 방들은 열람실을 기본으로 토론방, 동아리 활동실, 소리 내어 책읽어주는 방 등 주민들의 활동들로 채워지고 있다.
구산동도서관마을은 단순히 새로 건립된 도서관이 아니라 기존의 주택건물, 기존의 골목 등 기존 마을 조직을 그대로 활용하여 주민들이 지닌 마을에 대한 기억을 존중하고 남아있는 것들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이 담긴 공간이기를 바랬다. 책상이 된 방문, 열람실이 된 방, 책복도가 된 골목, 미디어실이 된 주차장, 토론방이 된 거실, 당시 유행했던 재료를 알려주는 건물의 벽돌과 화강석들, 내부로 들어온 발코니들, 벤치가 된 기존 건물의 기초 등 그 장소에 남아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고 있다. 골목을 거닐 듯 책복도와 마을마당을 거닐고 어린이, 청소년, 노인이 커뮤니티를 이루며 각자의 혹은 그들의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써내려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글 최재원 사진 황규백
플로건축사사무소
floarchitects.kr/
구산동도서관마을
주소 서울시 은평구 연서로 13길 29-23
개관 화 - 금 09:00~22:00, 주말 09:00~18:00
휴관 매주 월요일, 일요일을 제외한 법정공휴일, 장서 점검 및 관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날, 기타 도서관 사정에 의한 임시 휴관일
문의 02-357-0100
웹사이트 https://www.gsvlib.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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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지하배수로, 최춘웅
2008년에서 2011년까지 실시한 동작구청 주변 침수해소사업 시행 과정에서 여러 형태의 하수 암거(하수가 흘러가도록 하기 위하여 땅속이나 구조물 밑으로 낸 도랑)가 발견되었다. 대표적인 단면은 마제형(馬蹄形)으로, 상부는 벽돌로 하부에는 석재를 쌓아 마감하였다. 1899년 경인선 철도가 개통되었다는 것을 고려해 볼 때, 이 철도 횡단 폐쇄 하수 암거는 경인선 철도 건설 기간에 축조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개된 하수 암거는 마제형 하수 암거(2구간) 20m를 포함하여 총 5구간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1구간 12.5m, 3구간 11.2m, 4구간 12.0m, 5구간 36.3m로 총 92m 길이이다. 각 구간의 건설 시기가 다르고 단면 형태가 달라 토목기술의 변화와 도시 변천사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시설물이다.
노량진로 진입 시설은 뾰족한 세모 파빌리온 둘이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서 있는 모습이다. 주변의 지하 보도 입구나 지하철 입구 등 도로편의시설과 차별화되어 지하 토목구조체가 땅 위로 연결되는 것처럼 보이고자 했다.
첫 번째 세모집은 작은 문을 품고 있고, 그 속 엘리베이터 뒤로 비밀의 방이 보인다. 두 번째 세모집은 문도 창도 없고, 아마도 지하로부터 온 듯한 바람 소리가 거친 자갈벽을 뚫고 올라온다. 두 세모집 사이에 땅이 갈라진 듯한 모습으로 자리 잡은 계단길이 땅 위의 사람길과 지하에 숨겨진 물의 길을 연결하는 비밀 통로다.
끝을 볼 수 없는 깊은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중간 참에 작은 영상전시실이 있다. 맨홀 같은 천창을 통해 빛이 떨어지고 영상 설치물을 통해 하수 암거가 발견된 당시의 모습과 기차 지나가는 소리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전시실을 나와 반대 방향으로 내려서면 어두움 속으로 한 줄기의 얇은 빛이 가늘게 그림자를 드리운다. 지하배수로에 도착하면 어두운 간접조명 외에는 텅 비어 있는 조용한 통로가 시작된다.
수산시장을 향해 걸으면 서로 다른 토목 구조가 차례로 모습을 드러내고 반대 방향으로 가면 닫혀 있던 맨홀이 천창으로 교체되어 빛이 내려온다. 처음 배수로를 발견할 당시 맨홀을 통해 드나들던 상황이 재현되고 지하 속에 숨겨진 과거의 공간 속에서 시간 여행이 시작된다.
노량진 지하배수로
장소 서울특별시 동작구 노량진동 40-90
개관 매일
이용요금 무료
글, 사진 최춘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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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문화진지: 대전차방호시설 리모델링, 유종수 + 김빈(코어건축사사무소)
아파트와 벙커
[평화문화진지]의 기존 건물 대전차방호시설은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 이동 경로상의 군사적 요충지였던 곳에 지어진 군사시설이다. 1968년 착공하여 1970년에 준공된 시설로 1층에는 방호시설, 2, 3, 4층에는 3개의 아파트로 구성되었고 초기에는 군인주택으로 사용되었다. 이는 군사시설임을 감추기 위해 주거공간으로 방호시설을 위장하였던 것으로 짐작된다.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 전시의 방어시설과 평시의 주거공간. 상반된 성격의 공간으로 전시에 유효한 시설과 평시에 필요한 시설이 하나의 구조물로 건립되는 것을 가능하게 했을 것이다.
현황
대지 현황은 동쪽으로 수락산과 중랑천을, 서쪽으로 도봉산을 면하고 있다. 남쪽으로 2009년에 개장한 창포원이 있고 북쪽으로 최근 조성된 동북권 체육공원이 있다. 서쪽에 있는 지하철 1, 7호선 도봉산역과 동쪽의 마들로를 통해 접근 가능하며, 마들로가 의정부까지 연장되었고 이 신설도로공사로 인해 기존 건물의 동측 일부가 철거되었다.
5개의 벙커에서 5개의 중정을 가지는 단일화된 시민 공간으로
방호시설은 총 5개의 동으로, 각 동은 내부 통로로 연결되어 있으며 총 길이는 동서 방향으로 약 250m에 이른다. 각 동은 가로 40m, 세로 14m의 규모로 ㄷ자 형태의 대전차 작전 공간(전차 위장 공간과 장병의 사격 공간)과 나머지의 지원시설 공간으로 구성되어있다.
계획의 큰 방향은 ㄷ자의 작전 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비워내고 전면에 새로운 공간을 신설하여 중정을 가지는 ㅁ자의 건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중정 부분은 군사시설로서의 작전 공간과 문화시설로서의 창작 공간 사이에 만들어진 새로운 공간으로, 과거에는 병사들의 휴식 및 업무 공간이었고 앞으로는 입주 예술 작가와 방문객의 작업 및 휴식 공간으로 쓰이게 된다. 기존 시설과 신축 시설 사이에 자리하여 과거의 흔적과 현재의 이야기를 함께 담아내는 공간이 되는 것이다. 각 동 사이에는 편의시설인 화장실, 기계실 등을 배치하여 부족한 서비스 공간을 확보하였다.
지붕에 조성된 옥상 휴게공간이 1동부터 5동까지 연결되고, 건물의 내부 공간이 2동과 3동 사이의 지하연결통로(공사 중 발견됨)를 통해 연속되어 5개의 동이 하나로 연결되는 250m 길이의 단일 건축물이 되었다. 여기에 더해 5동의 지붕에서 신설도로의 보행로로 연결되는 계단을 계획하고, 내부에는 하부를 통해 중랑천으로 연결되는 지하통로(군사시설)가 신설되어 결과적으로는 중랑천부터 서쪽의 1동까지 동선이 내·외부로 연결되었다.
ㄷ자의 기존 시설 부분은 전시, 강의 등이 다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고, 신축되는 시설의 1동에는 지원시설인 사무실, 관리실, 2~4동에는 예술 작가를 위한 공방, 5동에는 레스토랑이 배치되었다. 5동의 전면에는 높이 20m의 전망대가 신설되어 주변의 공원과 자연환경을 조망하며 휴식할 수 있도록 하였다.
시간적으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지점, 공간적으로 남북의 공원(창포원-체육공원)과 동서의 자연(수락산-중랑천-도봉산)을 연결하는 지점에 있는 방호시설이 그 시간적, 공간적 의미를 계속 쌓아 나가기를 기대한다.
글 유종수, 김빈 사진 황효철
(주)코어건축사사무소
co-re.kr
평화문화진지
운영시간 평일 10:00 ~ 18:00 (월요일 휴무)
휴관일 월요일
문의 02-3494-1970, 1976
웹사이트 culturebunker.or.kr
OPENHOUSE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조경찬(터미널7 아키텍츠)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은 대상지 주변에 숨겨져 있는 각기 다른 높이의 역사적 순간들을 드러내고 연결한다. 각각 기존 국세청 남대문 별관, 덕수궁 지하보도, 시민청 높이에 상응하는 지하 3개 층에 대부분의 시설을 배치한다. 덕수궁 돌담에서 수평적으로 연장된 지붕은 성공회 성당 앞마당과 함께 옥상 광장으로 통합되고 가려져 있던 이면을 드러내는 시각적 기단이 된다. 내부 공간은 지상과 지하를 잇는 게이트의 역할을 하고, 다양한 역사적 층위를 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외부 광장
옥상 광장은 성공회 성당의 앞마당과 이어지는 통합 광장으로 계획되었다. 이후 계획이 변경되면서 단차가 생겼지만, 옥상 광장, 시의회 마당, 세종대로 인도와 주변 도로에 같은 재료를 사용하여 통합된 광장처럼 기능할 수 있게 했다. 옥상에 소공로와 같은 방향의 길을 두어 대상지가 가진 근현대사의 흔적 위에서 서울광장을 조망할 수 있게 하였고 국세청 남대문 별관 철거 시 남겨진 기둥 하나를 광장에 남기고 나머지는 바닥과 같은 높이로 두어 앞으로의 시민 활동의 배경이 되고자 했다.
내부 광장
덕수궁 지하보도와 건물을 직접 연결하고 인도를 차지하고 있던 출입구 2개소를 내부에 배치했다. 건물 내부 공간을 통해 시민청과 전철역, 그리고 앞으로 조성될 주변의 지하 공간과 연결된다. 건물이 지상과 지하를 연결하는 게이트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지하로 연결되는 계단들에는 출입구가 없는 반 외부 공간으로 계획했다.
모든 전시 공간은 복층 공간으로 여러 층을 통합한다. 지하 3층의 대공간은 지상 1층까지를 통합하는 아트리움으로, 높은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중 덕수궁 방향의 벽은 건물의 주요 진입로를 따라 아트리움에 도달할 때 마주하는 주요 벽이자, 각 층의 발코니 공간과 내부 공간이 바라보는 벽이다. 앞으로 도시의 축적된 층위를 보여주는 전시가 계획되어 각기 다른 시간 속에서 쌓인 기억을 통합하는 공간의 경험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글 조경찬(터미널 7 아키텍츠) 사진 이현준
서울도시건축전시관
개관 매일 10:00 ~ 18:00 (입장마감 17:30)
휴관 1월 1일, 설날, 추석, 매주 월요일(공휴일인 경우 다음날)
관람료 무료 (일부 기획전시는 경우에 따라 별도 운영)
문의 02-736-8050
홈페이지 site/urbanArch/home
조경찬(Terminal 7 Architects)
고려대학교에서 사회학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이후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 건축대학원에서 건축 석사를 받았다. 라파엘 비뇰리 건축사무소에서 실무를 쌓고 2015년 뉴욕에서 터미널 7 아키텍츠(Terminal 7 Architects)를 세웠다. 세종대로 역사문화공간(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설계를 시작으로 서울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