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HOUSE

원불교 역삼교당

조윤희+홍지학(구보건축)

2023년 10월 28일 1:00PM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723-1번지
생활과 연결된 도심 종교 공간의 유형 만들기

도심 속 종교 시설의 모습_원불교는 생활불교, 대중불교를 표방하며 다른 종교를 배척하지 않는 교리를 지니고 있다. 원불교 역삼교당은 압구정교당과 대치교당의 통합 교당으로 건립되었는데, 일반적으로 종교건축이 들어서기에 적당하지 않다고 여길만한 역삼역의 번화한 유흥가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 이는 일상생활과 밀착된 종교를 제창하는 원불교의 정신과 일치하는 시도였다.
본 프로젝트의 대지는 주변으로 각종 주점과 식당, 오피스텔, 모텔이 즐비한 전형적인 도심 상업가로로서 온갖 간판물과 네온사인이 휘황찬란한 거리다. 원불교 역삼교당 ‘원 스페이스’는 2002년도에 건축된 5층 규모의 근린생활시설을 대수선하여 종교 시설로 변형하는 프로젝트이다.
자연스럽게 프로젝트는 ‘도심 속 종교 시설은 어떤 모습으로 사람들과 만나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였다. 이는 의뢰인인 원불교 역삼교당이 가장 중요하게 요구했던 과제였다. 따라서, 우리는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종교로서 원불교 교당이 주변 도시 맥락과 원활하게 소통하며, 한편으로 내부에 영적 수련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과업으로 설정하였다.

일상과 연결된 영적 공간_다소 모순된 두 가지 공간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에 5층짜리 단조로운 적층 구조의 빌딩은 용이한 조건은 아니었다. 한정된 높이의 층고와 단절된 층간 구조의 반복이라는 물리적 조건 아래, 지역사회에 열려 있으면서도 개인적이고 내면에 집중하는 종교 시설의 역할을 하는 장소로 재탄생 시켜야 했다. 이를 위해 개방된 공간 구조를 통해 교화에 집중하며 사회로 열린 저층부와 법회와 명상을 위한 상층부를 분리하여 다루었다.
원불교 역삼교당은 지역사회와의 밀접한 소통을 위해 자유롭게 휴식을 위해 드나들 수 있는 문턱 낮은 종교건축이 되기를 바랐다. 1층에는 젊은 세대들에게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임차인(tenant) 선정에 공을 들였으며, 건축적으로 기존의 폐쇄적인 식당 외관을 내부가 투명하게 발산할 수 있도록 전면 투명유리로 변경하였다. 일반적으로 주변 건물들이 주차공간으로 요긴하게 쓰는 전면부 공지는 주차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조경 공간과 오픈스페이스로 전환하였다. 2층은 지역사회에 개방된 전시나 이벤트가 열리는 라운지 공간을 두고 보이드 공간을 통해 1층과 시각적으로 연계되도록 하였다.
상층부는 종교 공간 본연의 법회와 명상을 위한 공간을 집중적으로 배치하였다. 4층의 소법당은 도심 속 오아시스와 같은 공간으로 평일의 인근 직장인들이 휴게 공간으로 활용하거나 선, 명상, 요가 등을 수련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조성하였다. 전면에 슬라이딩 한지문을 설치하였으며, 내부는 복잡한 도시 풍경과 거리를 조절하기 위해 테라스 켜를 두었다. 내부의 바닥은 툇마루를 120mm 정도 들어 올려서 목재 마루로 마감하고 좌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기존 건물의 층고는 3.3m에 불과하고 천장을 가로지르는 보 춤은 700mm로 작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원불교당의 대법당으로 활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따라서, 5층은 옥상을 철거하고 일조사선에 의한 높이 제한과 구조적 성능을 만족하는 범위에서 층고를 6.2m로 증가시켰다. 대법당은 종교 공간으로 영적 환경을 갖추기 위해 자연채광을 섬세하게 조절하여야 했다. 외벽의 창은 최소로 하고, 절제된 빛이 스며들 수 있도록 천장의 고측창과 상징적인 원형창만을 두었다. 일원상은 원불교의 중요한 상징적 표현으로서 신앙의 대상이자 수행의 표본이다. 건물 전체의 디자인에서 원형의 테마는 특히 강조되어 활용하였다. 빛이 흘러내리는 전면의 벽체는 의도적으로 거친 뿜칠로 마감하여 빛이 질감으로 감각될 수 있게 하였다.

유연한 공간 환경을 지닌 교당_대법당은 지역사회에 개방하여 결혼식, 공연장, 회의, 강연, 세미나장의 기능을 두루 만족할 수 있도록 공간 환경의 유연한 변화가 가능해야 했다. 그뿐만 아니라, 법회를 진행할 때에도 순서에 따라 음향, 조명, 영상이 치밀하게 조절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야 했다. 이를 위해, 대법당 외벽의 지름 3.6m짜리 일원창과 불전 상부의 고측창, 측면창에는 전동 블라인드를 설치하여 상황에 따라 개폐를 조절하고, 천장 조명의 디밍 조절 장치를 통해 실내 공간의 분위기를 변화시킬 수 있게 하였다. 전체 시스템은 프로그램되어 사전에 설정된 값으로 자동 조절된다. 법회 의식 중에 간단한 조작으로 조명, 음향, 채광이 입정, 헌공, 분향, 설교 등 순서에 맞게 환경이 조절되는 ‘스마트 교당’을 구현했다. 참나무를 주재료로 하여 법당 바닥 마감, 불전, 의자, 봉헌함 등 인테리어 가구 디자인까지 함께 디자인하여 공간이 종교적 엄숙함을 띌 수 있도록 하였다.

단정한 질서의 풍경_건물의 전체 외벽을 두르고 있는 텍스타일 파사드는 종교 공간으로서 내부와 도시와의 관계 설정을 위해 선택한 재료이다. 흰색 텍스타일 파사드는 2mX2m 크기의 정사각형 모듈이 전면을 균등한 그리드로 분할되도록 계획하였다. 이는 온갖 기호와 색채로 혼잡한 역삼동 주변 경관 속에서 종교건축으로서 단정하게 절제된 질서의 표정을 드러내려는 의도를 지닌다. 동시에 텍스타일의 재료적 특성으로 인해, 종교건축이 으레 그러하듯이 폐쇄적인 외관을 형성하지 않고, 은은하게 빛이 새어 나와 원불교 교당이 도시와 단절되지 않게 연결해주기 위한 재료 선택이었다. 일원상은 텍스타일 그리드의 중앙에 놓였다. 하지만, 텍스타일 파사드 뒤로 원형창을 두어 낮에는 외벽의 일원상이 도드라지고, 야간에는 내부 조명에 의해 내부의 원형이 상징으로 드러나도록 하여 건물의 표정이 시간에 따라 변화하도록 했다.
임대용 근린생활시설로 건축된 건물을 다중이 이용하는 종교 공간으로 변형하기 위해서는 건물의 안전을 고려한 검토가 엄밀하게 이루어져야 했다. 기초 검토를 위한 공시체 테스트, 기울기 테스트 등을 통해 기존 구조를 점검하였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구조 보강이 선행되었다. 다수의 인원이 동시에 이용하는 시설의 특성을 반영해서 1층의 임대공간을 일부 할애하여 적절한 스케일로 원불교 교당의 이미지를 상징할 수 있는 로비를 디자인하고, 기존 엘리베이터의 협소한 대기 공간을 확장하기 위해 계단실 골조를 철거하고 재타설하는 난도 높은 공정을 거쳐서 완성하였다.

원불교당이 도심의 상업가로 한복판으로 들어가 지역사회의 일상생활과 밀착한 종교 공간을 만들어 내어 사회에 열린 공간을 내어주려 한다. ‘원 스페이스’ 프로젝트는 이 관점을 발주처와 건축가가 공유하여 완성되었다. 건축적으로 수직적인 적층 구조의 어반 빌딩 타입을 활용한 종교 시설 만들기라는 새로운 도전으로서 의미가 깊은 프로젝트이기도 했다. 원불교의 바람과 같이 생활 속의 수행이 함께하는 열린 종교 공간으로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홍지학, 조윤희 사진 텍스처온텍스처

구보건축
gubowork.com
조윤희
2015년부터 구보건축을 설립하여 도시건축연구용역 및 건축설계작업을 진행 중이다. 서울대와 MIT 건축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의 이로재와 미국 보스턴의 Howeler+Yoon Architecture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도시 만들기에 관심을 두고 있다. 서울대, 성균관대에서 설계스튜디오를 운영했으며, 2016년부터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활동 중이다. 2020 목조건축대상 특별상과 2021 젊은건축가상을 수상하였다.

홍지학
서울건축, 해안건축, 미국 보스턴의 CAU(Center for Advanced Urbanism)에서 연구와 실무 경험을 쌓은 후 2015년 구보건축을 설립했다. 미국 MIT 건축대학원에서 Architectural Urbanism을 전공했으며, 서울대학교에서 건축역사이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충남대학교 건축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설계: 구보건축+홍지학(충남대) 
설계 담당: 도우람
위치: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723-1번지
대지면적: 505.7㎡
건축면적: 301.22㎡
연면적: 1,759.36㎡
규모: 지하1층, 지상5층
건폐율: 59.57%
용적률: 277.15%
외부 마감: sto외단열시스템+텍스타일시스템
시공: ㈜도듬건설
인테리어시공: ㈜고미건축
Map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723-1번지
건축가 조윤희+홍지학(구보건축)
설계 담당 도우람
일시 2023년 10월 28일 1:00PM
위치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723-1번지
집합 장소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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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구보건축 오픈스튜디오, 조윤희+홍지학(구보건축)
OPENHOUSE 연의 생태학습관, 조윤희+홍지학 미루나무의 배경 되기 연의 생태공원은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인 작은 유수지 공원이다. 유수지는 일시적으로 불어난 빗물을 받아내어 주변 마을이 침수되는 것을 방지하는 자연친화적인 도시계획시설이다. 물의 수위가 시간과 계절에 따라 변화함으로 그에 따른 아름다운 생태환경이 만들어지는 곳이다. 공원 내에는 데크 길이 조성되어 있어 주민들의 일상적인 산책로가 되거나 습지에 서식하는 곤충과 식생을 관찰하는 학습공간이 되기도 한다. 공원의 남쪽, 생태학습관이 들어설 자리에는 5그루의 큰 미루나무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기존의 나무를 베지 않고 큰 미루나무 뒤에 숨어 학습관의 존재가 두드러지지 않고 아름다운 공원의 풍경을 유지하고자 하였다. 자연과 접촉면 늘리기 일반적인 건물은 내부와 외부의 경계가 명확하고, 효율적이고 쾌적한 실내공간 확보를 우선시한다. 이곳의 생태학습관이 자연에 대해 관찰하고, 생각하고, 배우는 곳이라면, 내부가 아니라 공원과 대면하는 외부에 집중하는 형식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최대의 면적을 확보하면서 외부로는 배타적인 제스처를 취하는 건물이 아니라, 공원의 경험과 공간이 자연스럽게 건물 내부로 들어오도록 동선을 배치하였다. 3개 층으로 이루어진(1층, 2층, 옥상) 외부 동선은 자연스럽게 길이 되고, 배움터가 되고, 옥상정원이 되면서 각기 다른 높이에서 공원을 조망하는 장소가 되길 바랐다. 이곳을 방문하는 아이들에게 학습의 장은 건물 내부의 딱딱한 교재와 이미지가 아니라, 공원에 생생하게 살아있는 것들이길 바랐다. 공원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내부와 외부의 경계가 흐트러지는 방식은 공원 내 학습관이라는 프로그램을 잘 담아낼 것이다.  단순한 재료, 다양한 경험 콘크리트와 유리는 산업화를 대표하는 인공적인 재료로 간주하지만 오히려 가장 기본적인 건축 재료로, 사계절의 다채로움을 가진 자연과 어울렸을 때 그 재료적 단순함이 더 풍부해진다.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라는 이유로 쉽게 적용하곤 하는 알록달록한 색상과 과장된 장식은 자제하였다. 콘크리트 노출면은 엠보싱이 있는 골무늬거푸집을 사용하여 부드럽고 재미있는 입면 요소를 더했으며, 공원의 녹색 빛을 실내로 끌어들이기 위해 유리창과 유리 난간, 투시형 철제 난간을 상황에 따라 선택하여 적용하였다.  모듈, 비례, 도형 수평의 난간, 난간 상부의 오프닝으로 건물의 전체적인 비례가 만들어졌다. 수직의 콘크리트 문양, 창호 프레임, 환봉 난간 등의 수직 부재는 대조를 이루며 긴장감을 자아낸다. 600mm의 기준 모듈을 활용하여 바닥의 패턴, 기둥 간격, 조명을 배치하였다. 직사각형의 건물 형태, 정사각의 기준 모듈의 지루함을 깨는 1층과 2층의 포켓 조망 데크는 반원형을 사용하였다. 조망을 통한 확장의 경험을 강조하기 위하여 세장한 기둥 사이즈가 필요했고, 철근콘크리트의 육중한 기둥 대신 250mm 지름의 철골 원형 기둥이 콘크리트 슬래브를 지지하는 하이브리드 구조시스템을 활용하였다. 온실로 대변되는 특별한 학습공간은 스틸 창호로 제작되어 피라미드 형태로 옥상에 얹힌다. 이로써, 사각, 삼각, 원이라는 기본 도형을 모티브로 활용하여 아이들이 인식하는 건물의 조형적 요소를 흥미롭게 전개하려 하였다.  글, 사진 구보건축 구보건축 https://www.gubowork.com   연의 생태학습관 장소 서울특별시 양천구 신정이펜1로 12 개관 화 - 토 10:00~17:00 휴관 월, 일, 법정 공휴일 문의 02-260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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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Report 구보건축 오픈스튜디오, 조윤희+홍지학 조윤희+홍지학, 구보건축 오픈스튜디오 서계동의 낡은 벽돌집을 고치면서 동네에 밝은 풍경을 선사했던 전봇대집은 구보건축의 사무실이기도 합니다. 1971년에 지은 집의 외벽에 남은 흔적을 살리고 1층을 투명하게 만들어 밝은 표정을 만들었다면, 2층에서는 방 네 칸과 주방 겸 거실을 지닌 주택의 평면을 워크스테이션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존 집의 기억을 남기면서 구조체 역할을 하지 않는 벽의 상부를 드러내는 위트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미국에서 실무를 마치고 한국으로 들어와 건축사사무소를 차리고 진행된 프로젝트를 모두 돌아볼 수 있었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와 진행 예정인 프로젝트도 함께 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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