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잠실동의 작은 모서리, 6m와 4m 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에 자리한 근린생활시설 콘스탄스는 다세대 주택이 빼곡히 들어찬 풍경 속에서 하루의 소음을 고요히 끌어안고 서 있다. 빽빽이 들어선 건물들 가운데, 대부분의 1층이 필로티 주차장으로 채워져 자동차가 보행자의 시선을 압도하는, 익숙하면서도 무심한 일상의 골목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콘스탄스의 투명한 저층부가 거리에 스며들어 동네와 자연스럽게 호흡하기를 기대했다. 당초 브런치 카페로 상상되었으나 지금은 학원으로 쓰이고 있다. 그럼에도 유리 너머로 드러난 1층 로비는 해가 지면 은은한 불빛을 품어 골목을 비추고, 길을 걷는 이들에게는 따스한 등불처럼 다가온다.

외관은 평범한 화강석 표면의 질감과 패턴을 다채롭게 변주하여, 단순함 속에서도 섬세한 리듬을 담았다. 표면의 무늬들은 서로 다른 결을 이루며 단일한 얼굴 위에 다층적인 표정을 새겨 넣는다. 위로 쌓아 올린 매스는 닫혀 있는 듯 보이지만 각 층의 테라스를 통해 크게 열리며 내부로 바람과 빛을 불러들인다. 좁은 77평 대지 위에서도 층고를 높여 공간이 가진 숨결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며, 눈과 손이 닿는 곳마다 시각적·촉각적 디테일을 더해 장인의 손길을 머물게 했다.

글 iSM Architects  사진 노경 

iSM Architects 
ism-architects.com

iSM Architects (㈜아이에스엠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2009년 설립된 iSM Architects는 마스터플래닝에서부터 섬세한 가구 디테일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스케일의 디자인을 탐구해왔다. 건축 프로그램과 기술, 그리고 주변 맥락의 조화를 중시하며, 동시에 미래의 환경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과 재료 사용에도 열려 있다. 또한 ‘함께할 때 최선의 결과가 나온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협업을 중시하며, 이를 통해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고 사회적·경제적·환경적 가치를 창출하고자 한다.

이중원
이중원은 iSM Architects의 파트너이자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이다. 성균관대학교와 MIT에서 건축을 공부했으며, 대학원 졸업 후 보스턴의 Ellenzweig and Associates에서 8년간 실무 경험을 쌓았다. 이후 2009년 이경아와 함께 iSM Architects를 설립했다.
 대표작으로는 판교동 삼대헌, 진관동 필인하우스, 율현동 너울집, 운중동 아스펜 등이 있으며, 안성 AS Residence로 「2019 경기도건축문화상 은상」, 진관동 필인하우스로 「2021 건축문화대상 우수상」, 대전 덕명동 하늘 구름 달로 「2023 대전건축문화상 금상」을 수상하였다.

 저서로는 『이중원의 건축으로 본 보스턴 이야기』(2012), 『건축으로 본 뉴욕 이야기』(2014), 『초고층 도시 맨해튼』(2015), 『건축으로 본 시카고 이야기』(2020), 『건축으로 본 시애틀 이야기』(2024) 등이 있다.

이경아
이경아는 iSM Architects의 대표이다. 성균관대학교와 MIT에서 건축을 공부했으며, 대학원 졸업 후 보스턴의 Goody Clancy and Associates에서 7년간 실무 경험을 쌓았다. 2009년 이중원과 함께 iSM Architects를 설립한 이후 단독주택, 근린생활시설, 타운하우스, 가구 디자인 등 다양한 규모의 작업을 수행해왔다.

대표작으로는 판교동 삼대헌, 진관동 필인하우스, 율현동 너울집, 운중동 아스펜 등이 있으며, 안성 AS Residence로 「2019 경기도건축문화상 은상」, 진관동 필인하우스로 「2021 건축문화대상 우수상」, 대전 덕명동 하늘 구름 달로 「2023 대전건축문화상 금상」을 수상하였다.

대지면적: 255.3m²

용도: 제2종 근린생활시설 (학원, 사무소)

건축면적: 147.23 m²

연면적: 676.86 m²

규모: 지하 1층, 지상 5층

구조: 철근콘크리트 구조

외부마감: 노출콘크리트, 화강석

발주처: 주식회사 하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