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ASIS
조성욱((주)조성욱건축사사무소)
2025년 11월 1일 2:00AM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170-3
참가비 10,000원
[리사이징] OH OASIS 조성욱건축 (2)
[리사이징] OH OASIS 조성욱건축 (1)

강남에서 가장 번화하고 복잡한 길, 테헤란로. 강남역에서 삼성역까지 이어지는 테헤란로 일대는 모두 노선상업지역으로, 용적률 1000%가 넘는 고층 빌딩들로 가득 차 있다. 특히 삼성역 일대는 영동대로 지하환승센터, 현대 GBC, 잠실 종합운동장 개발이 맞물리며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이 밀도 높은 상업지 사이에서 삼성역 사거리 동쪽 블록만 아직 ‘일반주거지역’으로 남아 있다. 조만간 종상향이 예정되어 있지만 시기는 불확실하다. 이 때문에 이곳의 건물들은 낡아도 신축 대신 존치를 택한다. 이번 의뢰인 역시 이 부지를 매입하며 우리에게 리모델링을 맡겼다.

 

높은 건물로 가득한 도심 속에서 낮은 건물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최대 면적과 최대 높이를 겨루는 환경에서, 오히려 그 반대의 모습을 상상할 수는 없을까. 단순한 외관 변경이 아니라, 나와 주변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건물을 제안하고 싶었다. 우리 사무소에서 설계하는 건물들은 대부분 발코니에 화단을 두어 도시 곳곳에서 녹색을 마주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한국의 기후는 동남아와 달리 일 년 내내 식물이 자라기 쉽지 않다. 관리의 어려움 탓에 시도조차 드문 것이 현실이다.

 

18x18m의 낡은 정방형 건물을 주변의 높은 빌딩들 사이 ‘도심 속 오아시스’로 만들자는 제안을 어렵게 꺼냈고, 다행히 식물을 사랑하는 의뢰인은 흔쾌히 동의했다. 외벽은 낡은 창을 새것으로 교체하고, 나머지 면에는 수십 종의 식물을 심기로 했다. 옥상에 증축한 5층에는 정방형 평면 속 원형 공간을 만들고, 그 중심에 분수를 두어 옥상 수공간으로 물이 흘러가도록 했다. 길 위의 보행자에게는 눈과 마음의 휴식을, 주변 빌딩에서 내려다보는 근무자에게는 ‘물멍’의 안식을 줄 것이다.

 

한없이 뜨거웠던 여름, 콘크리트 벽 위에 초록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건물에 생명이 붙었다. 모든 생명체는 죽고 다시 산다. 사계절 동안 이 과정도 함께할 것이다. 봄·여름에는 초록,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사철. 건물은 계절을 입고 살아 있는 파사드가 된다.

 

(주)조성욱건축사사무소 사진 김용관

 

 

(주)조성욱건축사사무소

johsungwook.com

[리사이징] OH OASIS 조성욱건축 (4)
[리사이징] OH OASIS 조성욱건축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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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욱

조성욱은 건축과 자연 사이에 놓인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며, 아름답고 인간적인 공간과 도시를 만들어가는 건축가이다. 서울과 같은 복잡한 도심에서 건축이 구현되는 과정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소통하고 협업하는 방식으로 풀어내며, 그 결과물이 도시와 사람들에게 긍정적이고 행복한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노르웨이와 싱가포르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으며, 홍익대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하였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단독주택 <고래바위집>, <오운>, <글렌힐스24>, 공동주택 <김포 라피아노>, <죽전 테라스하우스>, 근린생활시설 <N1021>, <S14>, <S5215> 등이 있다.

 

그는 한국건축문화대상 본상, 한국건축가협회상, 서울시건축상, 경기도건축상, 강남구·송파구 아름다운건축상 등 다수의 건축상을 수상했으며, 2025년에는 <도시의 틈, 공간의 회복>이라는 건축 아카이브 저서를 출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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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처: (주)쉐어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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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170-3
건축가
조성욱((주)조성욱건축사사무소)
건축주
(주)쉐어비트
일시
2025년 11월 1일 2:00AM
집합 장소
건물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