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 임윤지 소장(경영위치건축사사무소)

다층적 입면으로 도시의 표정을 만들다
더네이쳐홀딩스는 용산 원효로에 2개의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내셔날 지오그래피’, ‘배럴’, ‘브롬튼’ 등을 비롯한 많은 의류 브랜드를 생산하는 상장회사이다. TNH 원효사옥은 원효대교에서 삼각지로 이어지는 간선도로변에 14층 규모로 지어졌다.

설계를 시작하기에 앞서, 원효로를 따라 늘어서 있는 여러 오피스들을 살펴보았다. 각 각은 다른 입면을 지녔지만 다들 비슷비슷한 인상을 주었다. 아마 표면의 깊이가 거의 없는 것, 중간 영역없이 기껏해야 몇십센티 두께의 벽으로 내외부가 구획된 것이 오피스의 입면을 비슷한 표정으로 만든다고 생각했다.

TNH 사옥을 설계하면서 외부와 내부의 경계면에 3m 정도의 공간적 깊이를 부여했다. 다양한 크기의 콘크리트 격자로 구성된 외벽에 공간적 두께를 부여하여 공간감을 지닌 표층을 구축했다. 입면에 균질한 유니트의 반복을 지양하고, 다양한 크기의 콘크리트 격자를 구성하여 집이 다양한 스케일감으로 도시와 대화하도록 했다. 콘크리트 격자 입면에 보이드를 공간을 두어 여러 개의 분절된 덩어리로 나누었다.

이에 더해 콘크리트 격자 내부를 다시 서브 프레임으로 구성하여 다층적 입면을 부여했다. 격자를 메우는 외벽면은 작은 타일을 써서 건물을 가까이에서 대할 때, 섬세한 무늬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TNH 사옥은 멀면 먼 대로,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풍부한 표정을 보행자에게 선사한다. 입면의 변화는 단순히 표정을 부여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각 층은 고유한 평면의 형상을 생산하고 고유한 창문의 패턴으로 각 층마다 개방감의 차이를 만든다. 또한 곳곳에 마련된 테라스에 다양한 식물이 식재되어 내부와 외부에서 녹색식물이 주는 싱그러움을 누릴 수 있다.

TNH 사옥은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갖는다. 1층과 2층의 크게 열린 공간은 패션브랜드의 쇼케이스로 전시공간을 겸한다. 3층은 고객과 협력회사 직원들과 만나는 미팅공간이고 12층은 패션쇼나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수 있는 전시, 집회 공간이다. 14층에는 직원들을 위한 식당과 휴계공간으로 멀리 여의도와 용산의 풍경을 누릴 수 있다. 이처럼 TNH사옥은 다양한 성격의 공간이 프로그램과 반응하면서 입체적으로 전개된다. 다층적인 구성과 열린 공간, 다양한 공간적 인터페이스는 더네이쳐홀딩스라는 기업의 정신을 표상한다.

글 경영위치건축사사무소 사진 노경

(주)경영위치건축사사무소

kywc.com

김승회

건축가 김승회는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시건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의 S.O.M., 한국의 서울건축을 거쳐 1995년 (주)경영위치건축사사무소를 설립했으며, 2003년부터 2023년까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지방 소도시의 보건소 연작을 통해 공공건축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으며, 일산주택, 서초동주택, 이우학교,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롯데부여리조트, 라파엘센터 등이 대표적인 프로젝트다. 서울시건축상, 한국건축가협회상, 건축문화대상, 대한건축학회 무애 건축대상, 김수근문화상(2009) 등 수많은 수상 경력이 있으며, 제10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참여하기도 했다. 사회적인 조건과 도시의 암울한 상황을 직시하고 건축을 통해 그 현실을 뛰어넘을 해법을 모색하는 건축가로 용산과 같은 지역에 대한 연구와 우리 시대를 위한 주거 탐구를 멈추지 않고 있다.

용도: 업무시설, 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644.5m²

건축면적: 332.69m²

연면적: 4941.12m²

규모: 지하3층, 지상14층

건폐율: 51.62%

용적률: 624.62%

구조: 철근콘크리트

외부마감: 노출콘크리트, 타일

내부마감: 노출콘크리트, 목모보드, 구로철판, 트래버틴, 자작나무합판

구조설계: 윤구조기술사사무소

시공: 이안알앤씨

기계설계: 기한엔지니어링

전기설계: 지성설계컨설턴트

설계기간: 2021. 12. ~ 2022. 12.

시공기간: 2023. 3. ~ 2025. 3.

발주처: 더네이쳐홀딩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