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HOUSE SEOUL

하남 EIDEN 사옥 및 주차타워

임진수(아크로마키건축사사무소)

2025년 11월 1일 5:00AM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중앙로7번길 30

참가비 10,000원

주차장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도시의 모뉴먼트
하남 미사강변 신도시 끝자락의 부지는 연면적의 70% 이상을 주차장으로 계획해야 하는 조건을 가진다. 본사 사옥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져, 건축은 ‘새로운 도시의 모뉴먼트’를 목표로 했다. 입면은 격자형 패턴으로 구성되어 신도시 조직을 반영하면서도 전형적 경관과 대비되는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사람의 공간(업무·근린생활·전시장 등)과 자동차의 공간 모두를 동등하게 다루며, 두 영역은 순환적 구조 속에서 공존한다.

Monument in the New City

건축은 도시에서 시각적 공공재로 작동한다. 그러나 건축가와 건축주의 ‘모뉴먼트’ 인식 차이는 긴장을 낳는다. 건축가는 모뉴먼트를 부정하면서도 자신의 건축이 상징이 되길 바라며, 건축주는 상징을 원하면서 기존 양식을 깨려 한다. 이 어긋난 태도가 지금의 도시 경관을 형성해왔으며, 이를 어떻게 풀어낼지가 새로운 모뉴먼트를 만드는 출발점이 된다.

Urban Tissue – Form의 형태

하남의 도시 조직은 신도시 체계에서 출발했으나, 서울 확장 과정에서 불평등하게 발전해왔다. 이를 최소화하는 장치는 교통망 재설정이며, 격자형 도로 체계가 도시 구조를 형성한다. 이로 인해 신도시 건축물들은 획일적 형태를 보이게 되었고, 새로운 건축은 이러한 규정을 창의적으로 깨는 시도를 통해 경관을 풍부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Motif – pattern

건축은 2차원 평면 위에 구조가 적층되며 3차원의 형상을 이루고, 벽과 구조는 프로그램을 구획하고 결합하는 장치가 된다. 평면, 구조, 외형을 통합하는 작업은 오래된 건축 담론이지만 여전히 중요하다. 신도시의 경관 속 차별성을 드러내고 기업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요소로 ‘모티프’가 작동하며, 격자형 입면 패턴은 프로그램의 모호함을 드러내 상징적 건축물로 기능한다.

비움과 채움_격자형 공간은 보이지 않는 선과 패턴으로 사람과 차량의 공간을 동시에 구획한다. 이 건물은 차량 공간에도 사람 공간과 같은 위상을 부여하며, 반복되는 격자 속에서 서로 다른 객체의 공존을 실험한다. 이를 통해 단순한 주차장이 아니라 도시적 경관체로서의 모뉴먼트가 된다.

Carré blanc

백색의 정방형_정방형 격자는 다양한 재료와 프로그램을 담아내며 통합적 아이덴티티를 형성한다. 7층과 8층은 보이드와 내부 정원으로 개방감을 강화하고, 2~6층의 주차장은 입면 재료와 격자 패턴으로 일반 주차장과 다른 인식을 만든다. 건물 전체는 일관된 격자 패턴을 통해 상징적 정체성을 확보한다.

Héterogen

업무시설과 주차시설은 격자형 입면에서 모호하게 표현되며, 모뉴먼트적 상징성을 드러낸다. 하지만 1층은 공공 프로그램을 삽입해 모두를 위한 접촉 공간으로 계획된다. 상부의 정형화된 공간이 1층 공공공간과 만나면서 이질적 형태가 나타나고, 이는 도시 맥락과 다른 휴먼 스케일의 다양성을 만들어낸다. 그 결과 건축물은 사유재산을 넘어 공공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도시적 형성물이 된다.

글 임진수 사진 Jang Mi

아크로마키 건축사사무소
archromaky.com

임진수

경기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파리 벨빌 국립건축학교에서 프랑스 건축가 디플롬을 취득한 뒤, 2012년부터 아크로마키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도시 경관 속에서 건축이 가질 수 있는 특질을 탐구하고 실천하는 작업을 이어가며 다양한 공공·민간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현재 한양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출강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