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어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입니다.
진행 이주타 소장(㈜어반트리건축사사무소)
투어 코스
하하호호 홍제 마을활력소 앞 집결→ 유진상가 2층 → 유진맨숀 중정 → 유진맨숀 계단실 → 홍제유연
유진상가
유진상가는 홍제천 복개 하천부지와 인접 도로 부지에 민자투자 유치사업으로 건설된 건물로, 서울시의 인가를 받아 신성공업이 시공하여 1970년에 준공되었다. 시공사이자 운영사인 신성건설은 당시 종로 4가에서 퇴계로까지 이어지는 세운상가 중 퇴계로 쪽의 신성상가를 소유·관리하고 있었으며, 홍은동 유진상가의 관리 운영과 영등포 신성아파트 건설 등 다양한 사업을 벌였다.
준공 시기에 대량으로 공급된 상가아파트는 서울 도심의 확장과 민간자본 유치를 통한 주거 공급의 시작이라는 배경 속에서 등장했다. 이는 서울시 확장과 개발의 한 축을 담당한 은평권역의 중심축에 상가아파트를 도입하여 상업지역을 조성하고 주거지를 확산시킨 사례라 할 수 있다.
1960년대 서울의 유통업은 대형 도매시장에서 백화점으로 이행하는 전환기였다. 뉴스타상가를 지은 신성공업은 세운상가에 이어 유통업에 진출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분양·임대업 성격이 강했다. 당시 도시 내 소하천 복개는 연희동 사러가 슈퍼, 동진시장 등과 같이 상가 임대업과 유통업이 결합된 상가의 등장을 촉진했으며, 복개 부지를 활용한 주거 단지로는 서소문아파트와 청계천변 상가아파트들이 건설되었다.
유진상가의 아파트 부분은 ‘유진맨숀’이라 불렸는데, 이는 1970년대 초 아파트에서 인공지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던 현황을 보여준다. 이촌동과 여의도의 맨숀아파트들은 인공지반 위에 다양한 공용 부대시설을 설치했으나, 유진맨숀의 경우 두 동(棟) 사이 약 200m 길이의 긴 중정이 단조롭게 사용되어 한계를 드러냈다. 더구나 1967년 도시계획의 연장선상에서 1994년 내부순환도로가 설치되면서 두 개 층이 수직 철거되었다.
유진맨숀의 계단실은 전형적인 편복도형 일자 아파트 구조를 지니며, 1960년대 맨숀 편복도 아파트의 구조와 마감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시기 하천부지라는 공유지 위에 지어진 아파트들처럼 노후화가 심각하며, 최근에는 서울시의 재개발 계획이 발표되기도 했다.
홍제유연
유진상가의 지상부와 지하는 복개된 하천 위에 놓여 있으며, 그 아래에는 지하 구조물을 활용한 전시시설 ‘홍제유연’이 자리하고 있다. 서울시의 민간투자유치 계획과 하천 복개 사례 가운데 1963년에 시작된 욱천(만초천) 복개공사는 1967년에 준공되어 원효로 구간이 도로로 전환되었다. 이후 정릉천, 청계천의 복개와 고가도로 건설 등 도시계획이 진행되면서, 서울 중심부 북쪽에 위치한 은평권역의 홍제천 역시 복개되었다.
지상부는 상가와 맨숀으로 사용되어 왔으나, 지하 공간은 오랫동안 공공에 개방되지 않았다. 그러나 난지하수처리장과 연결되는 하수시설 정비 과정에서 홍제천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조성되었고, 이를 계기로 공공에 개방되었다. 이 과정은 도시재생을 통해 다시 열린 청계천과 유사하며, ‘홍제유연’이라는 이름으로 기반시설 활용이 본격화되었다.
1967년 청계하수처리장의 계획과 운영을 시작으로, 서울은 네 개의 하수처리장을 설치해왔으며 현재는 중계, 난지, 탄천, 안양천에 하수처리시설을 두고 고도화 과정을 거쳐 운영하고 있다. 홍제천으로 유입된 하수는 난지하수처리장으로 이어지기 위해 하천변을 따라 콘크리트 구거 형태로 흘러가며, 그 상부는 천변 산책길로 활용되고 있다. 홍제천에 중첩된 기반시설 중 하나인 내부순환로는 1994년에 설치되었고, 이로 인해 유진맨숀의 두 개 층 주거 공간이 철거되기도 했다.
유진상가와 홍제유연은 도시 기반시설이 중첩된 지점이다. 기반시설은 고도화 과정에서 공간적으로 다양한 변화를 낳는다. 그리고 그러한 기반시설 사이에 실핏줄처럼 이어진 필지들 위에는 건축물들이 들어서 있다. 기반시설로 인해 수직적 형태가 변한 건축물 유진상가와, 예술의 배경이 된 기반시설 홍제유연을 답사하며 도시와 건축의 관계를 다시금 인식해 볼 기회가 되길 바란다.
글 이주타 사진 서울연구데이터서비스

이주타
1990년 건축공학과에 입학하며 건축을 시작했다. 같은 대학원 근대건축연구실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가람 이상연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경험했다. 이후 ‘URBANTREE’를 운영하며 가구와 인테리어 제작·시공을 진행했고, 소규모 건축물 시공에도 참여했다.
2016년부터는 ㈜어반트리건축사사무소를 개설해 대표 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작업으로는 홍천 행복공장 체험시설 설계·감리, 위례 다가구주택 설계 및 CM, 오류동 공동주택 설계 및 상주감리, 신수동 다가구주택 설계 및 CM 등이 있다.
또한 (사)지음 도시건축연구소의 이사로 근대건축 관련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기술용역으로 대학교 마스터플랜 수립, 다수의 사전기획 및 타당성 조사를 수행했다. 2018년부터는 경기도 공간기획가로서 학교시설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교육기획가로 활동했고, 2019년부터는 충남 공공건축가로서 공공건축물의 사전기획과 자문을 맡아왔다. 근대 시기의 건축물과 1900년대 이후 사용된 건축 재료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근대건축』(2019), 『옥상과 창문』(2019)을 공동 저술했다.
유진상가
설계: 신성건설
위치: 서울시 서대문구 통일로 484
용도: 주상복합건물
연면적: 52,476㎡
- 주소
- 서울시 서대문구 통일로 484
- 건축가
- 진행_이주타(㈜어반트리건축사사무소)
- 일시
- 2025년 10월 29일 7:00AM
- 집합 장소
- 하하호호 홍제 마을활력소(서울시 서대문구 통일로 483)
- 코스
- 하하호호 홍제 마을활력소 앞 집결→ 유진상가 2층 → 유진맨숀 중정 → 유진맨숀 계단실 → 홍제유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