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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계수나무집과 단풍나무집

조남호

지난해 오픈하우스를 진행한 계수나무집 옆으로 운중 단풍나무집이 들어섰다. 운중동은 국사봉 아래 저수지에서 피어난 안개가 자주 내려앉으면서 생겨난 지명으로 한국학연구원이 오래전에 터를 잡을 정도로 환경이 좋은 곳이다. 서로 인접해 있는 계수나무집과 단풍나무집은 닮은 외관을 가지고 있지만 내부공간의 구성은 전혀 다르다. 계수나무집은 창고 같이 단순하게 비운 1층과 기능적으로 분절된 2층으로 비교적 정적인 구성이라면, 단풍나무집은 완만한 경사를 활용하면서 지하부터 2층에 이르는 공간이 연속적으로 흐르는 동적인 공간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성을 선택한 이유는 지형보다는 가족들의 특별한 생활방식을 물리적으로 구현 공간이다. 이 집은 주차장을 포함해 330m2면적을 가지고 있지만 가족이 모두 모여 함께 자기 때문에 초등학생 딸과 아들을 위한 방은 따로 요구하지 않았다. 다만 외부 활동이 잦은 아빠와 아들, 아이들의 활동공간, 여성과 남성으로 구분된 욕실 공간 등 가족 네 명의 성향과 세대, 성별에 따라 다양한 활동 조합이 이루어지고, 이에 대응하는 체계를 건축화하는 과정을 통해 만든 집이다. 다른 성격의 공간들은 반 층 차이로 연속적으로 흐르고, 지면에 가까운 층들은 가능한 한 외부공간과 직접 연결되며, 다락은 하늘과 맞닿아 있다. 한옥을 닮은 중목구조와 경골목구조가 혼합되어 만들어진 구조 시스템은 연속되는 공간을 보다 섬세하게 분절 또는 통합시키는데 기여한다.

단풍나무는 수형과 나뭇잎, 색깔에서 수려하지만, 다양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 편안한 나무이다. 집을 설계하고 시공하는 과정에서 놀라운 분석력과 감각으로 거의 공동설계자 역할을 해오신 건축주 가족에게 어울리는 나무이다. 나무는 사람의 뜻대로 심어졌지만 스스로 성장하며, 오랜 세월 가족과 함께 한다.


글 조남호  사진 윤준환

조남호
건축가 조남호는 1962년 생으로 솔토지빈건축 대표건축가이며 현재 서울시공공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를 졸업,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건축도시디자인과정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대건축의 보편적 구법과 전통으로부터 수용한 구법을 새로운 건축 유형에 융합하는 작업’ 한국건축문화대상 대상(2000), The Architects Regional Council Asia (ARCASIA) Awards Gold medal(2002), 한국건축가협회상(2004,2006,2011,2013), 교보생명환경문화상 환경예술부문 대상(2010), 서울시건축상에서 우수상(2012), 최우수상(2013) 등을 수상했다. 대표작으로는 신원동주택, 교원그룹게스트하우스, 알즈너 콤플랙스,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 감중리예술인마을, 서울시립대강촌수련원, 블루웍스사옥, 방배동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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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범 가옥 동양화가 청전(靑田) 이상범이 살았던 집이자 화실인 이곳은 2005년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현재 서울시에서 관리하며 일반인들에게 문을 열고 있어 방문가능하다. ‘청전양식’이라는 자신만의 화법을 전개하던 산수화가인 이상범은 1942년부터 1972년 작고할때까지 누하동 가옥에서 살았으며 배렴과 박노수 등이 배출되었고 그의 전성기 작품이 거의 이곳에서 완성되었다. 주택은 ㄱ자 안채와 ㅡ자 행랑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근대 도시한옥이지만 드물게 부엌에 찬마루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상의집, 최근 종로구립미술관으로 변신한 박노수 가옥과 함께 서촌의 근대 예술가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장소를 만날 수 있다. 자료 및 사진 서울시  참고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2860&contents_id=76052
서울대 IBK커뮤니케이션센터, 사범교육협력센터, 버들골 풍산마당, 보이드 아키텍트 IBK커뮤니케이션센터 IBK커뮤니케이션센터는 캠퍼스학생들의 원할한 소통을 위한 미디어컨텐츠를 제작하고 서로 적극적으로 교류하는 장을 마련하기 위한 허브시설로서의 역할을 부여받았다. 이에따라 시설이 위치할 사이트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했다. 1년에 걸쳐 사이트를 찾는 캠퍼스위원회가 진행되었고 결국 학생들의 동아리시설과 각종 공연을 위한 퍼포먼스 연습실 등을 갖추고 있는 기존의 두레문예관과 인접한 경사지로 결정이 되었다. 이곳은 캠퍼스 초입에 위치하여 관악산 전망을 갖춘 비교적 훼손되지 않은 느슨한 캠퍼스의 여백으로서, 비워있음 그 자체로 충분히 역할을 하는 장소이기도 하고 여러 갈래의 정형화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가로들이 입체적으로 교차되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메인도로에서 너무 가까운 곳이어서 건물이 들어설 경우 캠퍼스초입의 느슨함을 침범하는 결과를 초래할까 우려되기도 했다. 건물은 대운동장 스탠드의 높은 둔덕을 기대고 인접건물의 열을 맞춰 관악산의 열린 풍경을 조우하는 포즈를 취하고, 기존의 입체적 가로를 그대로 건물 내외부로 끌어들여와 여러형태의 소통공간이 교차하는 콘크리트 플랫폼을 건물의 형태적 코드로 드러냈다. 이에 건물내부의 이벤트마당에서는 여러 활동들을 담는 입체적 플랫폼들이 집중되고 교차되도록 하여 적극적인 소통의 마당이 펼쳐지도록 유도했다. 외관은 건물을 둘러싼 자연풍광에 순응하기 위해 적삼목루버를 설치하고 서향일사를 제어하도록 루버방향을 다양하게 하여 따뜻한 미디어 서킷(media circuit)의 이미지로 읽히길 희망했다. 또한 내부공간에서도 적삼목 사이로 새어들어오는 자연풍광이 그대로 공간인테리어 분위기를 장악하도록 했다. 비워도 좋을 땅에 채움이, 의미없이 교차되던 학생들의 흐름을 잡아주고 부딪히게 만들어, 앞으로 긍정적인 소통의 보금자리로 작동하길 희망해본다. 사범교육협력센터 사범대학은 가운데 중정을 끼고있는 ‘ㄷ’자 형태의 저층클러스터에 조그만 강의동이 붙어있는 초기 70년대의 캠퍼스구성개념이 잘 보존된 곳이었다. 관악캠퍼스의 끝자락에 위치해 한적하고 평안했던 사범대학에도 시대의 요구에 따라 ‘과밀’의 바람이 불게 됐다. 사범교육협력센터는 한켠의 강의동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기존건물대비 6배의 연면적을 요구하고 있어 사범대학 전체클러스터의 새로운 얼굴로서의 위상을 필요로 하였다. 또한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는 캠퍼스중심가로와 녹색의 여백을 사이에 두고 폐쇄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기존의 클러스터방식에서 벗어나 캠퍼스중심가로와의 적극적인 조우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우선 기존 여백의 자리에 2개층 높이로 열린 옥외 플로팅플라자를 마련하여 사라진 여백의 풍경을 회복하고자 하였다. 또한 저층부의 북카페, 인터넷플라자 등으로 이루어진 퍼브릭공간을 외부와 소통시키고 주변의 녹색풍경을 적극적으로 담기위해 투명한 유리매스로 구성하고 여기에 중심가로로부터 연계된 플로팅플라자가 자연스럽게 관입하여 내부중정까지 이어지는 동선의 흐름을 유도하였다. 하부조직의 얼개와 분리되어 상부에 떠있는 금속재질의 매스는 캠퍼스 전체를 조망하고 원경의 관악산을 적극적으로 담는 모습으로 휘어져 있다. 재편가능하도록 소프트한 하부 공간구조는 결국 과밀한 도시 구조 속에서도 건물이 존속하는 동안 변화하는 주변과 호흡하며 지속적으로 작동하는 유기적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작은 실험이 되었다. 다만 생경한 모습으로 떠있는 공중의 매스는 과거의 균질성에 도전하는 모습이 아니라 캠퍼스의 긍정적인 활력소로서 지속적으로 작동하길 바래본다. 버들골 풍산마당 서울대학교 캠퍼스의 중심에서 각 단과대학 사이로 이어진 가로를 따라 오르다보면, 관악산의 산세가 한 숨 쉬어가듯 만들어놓은 완만한 지형의 들판이 나타난다. 캠퍼스 중심으로부터의 동선에서는 가장 마지막으로 만나게 되는 동시에 기숙사와 후문을 통한 접근에서는 또 다른 출발점으로서, 아래에 펼쳐진 캠퍼스와 이어지는 버들골 영역은 캠퍼스와 관악산 사이의 경계부에 여백으로 남겨진 채, 한 켠에 자리 잡은 기존의 노천 강당과 함께 학내 구성원이나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집단적 또는 개별적인 기억의 장소로 남아있었다. 그러나 도림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저류조가 들어서게 되며 기존의 노천극장이 철거되었고, 이를 계기로 새로운 야외공연장에 대한 기획이 시작되었다. 초기에 일반적인 건축물로 검토하기 시작된 신축계획은, 이 후 건축가와 조경전문가가 개입된 기본계획연구를 거치며 버들골 전체 영역을 대상으로 한 고민으로 확장되었다. 기존 버들골 영역과의 조화를 고려해 건축물과 객석의 규모는 다른 비슷한 성격의 공연장에 비해 소규모로 설정되었으며, 캠퍼스 가로와 이어지며 레벨이 가장 낮은, 버들골의 한쪽 가장자리로 그 위치가 결정되어 넓게 펼쳐진 기존 공간구조를 훼손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게 하였다. 이러한 원칙은 관람영역의 계획에서도 적용되어, 주변 지형의 완만한 흐름이 자연스럽게 스탠드로 이어지도록 지형을 조정함으로써 인공적인 스탠드 부분만이 아닌 버들골 전체로 그 영역으로 확장 되도록 하였고, 무대영역 또한 재조정된 지형의 흐름이 아래에서부터 연결되는 캠퍼스 가로와 만나며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움푹한 여백을 이용하여 배치하였다. 버들골의 완만한 지형위로 드리워진 메인 매스는 서측으로부터의 일사와 캠퍼스로의 소음을 제어함과 동시에, 관악산을 마주하도록 자리잡은 야외무대와 그 앞으로 펼쳐진 객석으로부터 연장된 버들골 전체 영역을 보듬을 수 있게 하였으며, 캠퍼스 중심에서 이어지는 가로의 와 관악산과의 사이에 새로운 장소를 드러내도록 하였다. 카페와 무대지원시설 등의 프로그램이 배치된 메인매스 내부의 공간은 외부의 비정형스킨이 전면의 진입광장과 버들골로 열린 투명한 스크린을 거쳐 내부로 이어지며, 이렇게 만들어진 흐름은 Hall 중앙에 위치한 계단을 통해 2층과 객석을 거쳐 다시 버들골의 지형으로 연결되도록 계획하여 전체적인 순환이 완성되도록 하였다. 우리주변에 늘 있던 것이지만 보이지 않던 것들, 학창시절의 어느 순간에 늘 접하면서도 잘 모르고 지나쳤던 것들을 다시 드러내고자 할 때의 조심스러움으로 접근했던 작업이, 새로운 세대가 만들어갈 기억 속에서도 긍정적인 모습으로 남길 기대해 본다. 글 보이드건축  사진 김재윤 
소설호텔, 1990uao 서울은 모텔의 도시다. 자동차 여행자를 위해 주차와 숙박을 용이하게 제공하는 모텔이 한국에서는 타인의 시선을 끌지 않고 자동차로 진출입이 가능한 숙박시설로 자리잡으면서 모텔은 도심 골목 곳곳을 점유하고 있다. 최근 도시 환경에 소극적인 기존의 모텔에서 벗어나 부티크 호텔의 새로운 경향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변화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데, 남부터미널역 근처에 자리잡은 소설호텔은 그 대표적인 경우다. 소설호텔의 인테리어 및 저층부 외관 설계를 진행한 1990uao의 윤근주, 황정환 소장은 다양한 공간감과 경험을 주려는 발상, 기존 모텔의 분위기를 과감히 탈피해 공간을 즐길 수 있는 부티크 호텔로 거듭나려는 건축주의 의도를 반영해 저층 전면부에 캐노피를 내어 달고 정원을 만들어 도로를 향해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도록 했다. 부티크 호텔의 전략으로는 공간의 판타지와 이야기를 선사하는 다양한 타입의 객실을 손보이고 있다. “부띠크 호텔은 각자 개성을 가진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윤근주 소장의 말처럼, 소설 호텔의 내부는 12개의 룸타입을 만들어 각각의 공간의 특색을 살렸다. "구조적으로 건드릴만한 여지가 없을 때 건축가의 선택은 재료의 대비, 흐름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윤근주, 황정환 소장의 설명처럼, 공간의 판타지를 위해 선택한 것은 착시와 반사, 재료의 전복과 왜곡이라는 공간의 트릭이다. 직사각형 큐브 공간에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재료의 대비와 무한히 확장하는 거울을 통해 공간의 왜곡을 경험하게 하거나, 사진을 프린트한 벽에 소실점을 만들어 창문이 무한하게 이어지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 여기에 거울과 조명이라는 장치로 착시를 더하는 방식은 곳곳에 쓰이고 있다. 바닥, 벽, 천장이라는 구분을 넘어 재료의 연속성을 통해 공간을 다른 방식으로 구획하거나 감각을 변형시키는 방식도 보인다. 이 트릭을 완성시키는 것은 정교한 디테일의 처리다. 방문객을 환대하는 외관과 달리 바닥과 벽의 경계를 사라지게 하며 어둠 속에 묻힌 로비 공간도 인상적이다. 소설호텔은 주변 환경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데, 소설호텔 설계 이후 바로 옆 모텔과의 틈새 공간을 새로운 통로로 디자인해 뒷골목의 어두컴컴한 주차장 입구 대신 사람들이 머물고 들릴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건축가  윤근주, 황정환 1990uao (인테리어 및 저층부 외관 설계), 건축집단MA(건축물 설계) 사진 남궁선
판교 계수나무집과 단풍나무집, 조남호 지난해 오픈하우스를 진행한 계수나무집 옆으로 운중 단풍나무집이 들어섰다. 운중동은 국사봉 아래 저수지에서 피어난 안개가 자주 내려앉으면서 생겨난 지명으로 한국학연구원이 오래전에 터를 잡을 정도로 환경이 좋은 곳이다. 서로 인접해 있는 계수나무집과 단풍나무집은 닮은 외관을 가지고 있지만 내부공간의 구성은 전혀 다르다. 계수나무집은 창고 같이 단순하게 비운 1층과 기능적으로 분절된 2층으로 비교적 정적인 구성이라면, 단풍나무집은 완만한 경사를 활용하면서 지하부터 2층에 이르는 공간이 연속적으로 흐르는 동적인 공간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성을 선택한 이유는 지형보다는 가족들의 특별한 생활방식을 물리적으로 구현 공간이다. 이 집은 주차장을 포함해 330m2면적을 가지고 있지만 가족이 모두 모여 함께 자기 때문에 초등학생 딸과 아들을 위한 방은 따로 요구하지 않았다. 다만 외부 활동이 잦은 아빠와 아들, 아이들의 활동공간, 여성과 남성으로 구분된 욕실 공간 등 가족 네 명의 성향과 세대, 성별에 따라 다양한 활동 조합이 이루어지고, 이에 대응하는 체계를 건축화하는 과정을 통해 만든 집이다. 다른 성격의 공간들은 반 층 차이로 연속적으로 흐르고, 지면에 가까운 층들은 가능한 한 외부공간과 직접 연결되며, 다락은 하늘과 맞닿아 있다. 한옥을 닮은 중목구조와 경골목구조가 혼합되어 만들어진 구조 시스템은 연속되는 공간을 보다 섬세하게 분절 또는 통합시키는데 기여한다. 단풍나무는 수형과 나뭇잎, 색깔에서 수려하지만, 다양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 편안한 나무이다. 집을 설계하고 시공하는 과정에서 놀라운 분석력과 감각으로 거의 공동설계자 역할을 해오신 건축주 가족에게 어울리는 나무이다. 나무는 사람의 뜻대로 심어졌지만 스스로 성장하며, 오랜 세월 가족과 함께 한다. 글 조남호  사진 윤준환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 최문규 건물의 표피로 막힌 도시의 가로변에 건축의 새로운 도시적 대안은 무엇인가? 경사진 지형의 조건을 이용한 공간의 연속성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태원로변의 대지는 남산에서 한강으로 이어진 경사로 인해서 멀리 강남과 관악산까지 바라볼 수 있는 좋은 위치이지만, 이런 멋진 풍경은 건물로 들어가 창을 통해서만 볼 수 있고 도로를 걷는 사람들에겐 허락되지 않는다. 지하에 설계된 공연장이 꽉 차 있는 것이라면 지상의 뮤직라이브러리이자 ‘도시의 틈’은 도시에 대한 관심과 주변을 지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로 계획된 것이다. 길을 걷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들에게 새로운 풍경을 선사하고 연중 다양한 모습과 기능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대지가 경사져 있기 때문에 이를 인공적인 계단 보다는 경사로 연결하는 것이 기능적으로 공간적으로 자연스럽고, 자연 속에서 볼 수 있는 경사를 이용하여, 시각적으로 공간적으로 경계를 구분하지 않은 하나의 연속된 공간이 되도록 하였다. 이러한 곡면 바닥은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각기 다른 위치와 경사의 방향에 따라 다양한 풍경과 공간을 경험 할 수 있게 하고 야외 공연이나 잠시 쉴 때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한다. 건물이 도시 속에서 어떤 태도를 보일 수 있는가의 가능성과 이에 따라 도시의 모습이 다르게 변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한다. 글 최문규  사진 남궁선
통의동집, 정림건축문화재단, 건축가 김영옥 통의동집은 서울소셜스탠다드와 정림건축문화재단이 함께 만든 셰어하우스로 나만을 위한 독립 공간과 함께여서 즐거운 공유 공간의 새로운 균형을 추구하고 있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누리는 풍요로운 공간, 소유의 만족보다 밀도 높은 사용의 즐거움을 제공하고자 하며 느슨한 공동체 안에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이벤트와 협업이 이루어지는 집이다. 1층은 라운지, 지하공간은 공동 키친이 자리하고 있으며, 상층부에 개별 주거와 공용거실을 두어 사적 공간을 보호하고 있다. 지하에 자리한 키친은 답답함을 줄이기 위해 자연채광을 끌어들였고, 개수대와 가스레인지를 부엌 양 벽면에 배치해 여러 사람이 요리를 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1층 라운지인 라운드어바웃은 입주민의 서재이자 쉼터 역할도 하지만 정림건축문화재단이 주관하는 다양한 문화행사가 왕성하게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이번 오픈하우스 프로그램에서는 사적 공간을 제외한 키친과 라운지를 둘러보며, 1인 가구를 위한 셰어하우스, 코하우징 등 최근 공유주거에 대한 생각과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마련한다. 사진 김용관
Won&Won 63.5, 황두진 건축가 황두진이 설계한 첫 고층 빌딩으로, 오피스 건물 하면 떠오르는 차갑고 밋밋한 유리벽 대신 벽돌벽으로 건물 전체를 감싼 것이 특징이다. 각 층 테라스에서 내려다보이는 정돈되지 않은 논현동 풍경과 아담한 나무를 심어놓은 옥상 정원에서 펼쳐지는 강남 전경이 이 건물의 백미다. 보통 고층 건물에는 벽돌 모양 타일로 벽돌 흉내를 내는 것과 달리, 이 건물의 벽돌벽은 실제 벽돌을 한 장 한 장 어긋나게 쌓아 올려 세운 것이다. 촘촘하게 구멍 난 바깥쪽 벽돌벽과 안쪽 유리벽 사이에는 테라스를 만들어 층마다 외부 공간을 배치했다. 벽돌벽에 낸 크고 작은 개구부와 위아래로 연 테라스는 지루한 오피스 공간에 풍성한 활력을 불어넣는다. 벽돌이라는 단순한 재료를 활용해 만든 입체적인 벽돌벽은 건축가 황두진이 오랫동안 자신의 작업 주제로 삼고 있는 '다공성(多孔性)'을 건물 외피와 공간에 표현한 것이다. 이는 단순히 건물 외관을 꾸미기 위한 것이 아니라 건물이 밀집된 도심에서 쾌적한 내부 공간을 만들고, 건물과 도시를 긴밀하게 이어주기 위한 그의 전략이다.  사진 김용관
아름지기 사옥, 김종규 우리 것의 보존과 활용을 실천하는 문화집단 아름지기의 새 집을 위해 건축가는 표면적이고 시각적인 관점 대신 한국의 정서가 깃든 공간을 표현하고자 했다. 터를 잡는 방식, 건물을 배치하고 집합하는 방식, 마당을 구성하는 방식, 주변 경관을 끌어들이는 방식 등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주변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 건축을 설계했다. 김봉렬 교수가 설계한 한옥과 공존하기 위해 2층 높이에 마당을 만들고 한옥과 현대건축물의 관계를 새롭게 맺고 있으며, 경복궁을 마주한 곳에 간이벽을 설치해 다양한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건물의 외관은 단정한 상자의 형태지만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사진 김용관, Jonathan Lovekin 김종규  건축가 김종규는 1960년 생으로 연세대 건축공학과과 영국 AA스쿨을 졸업했으며 런던 Building Design Partnership 등에서 실무를 쌓았다. 1993년 건축사사무소  M.A.R.U. 설립했으며, 1998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건축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2002년 북런던대학 초청 전시 및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에 참가했으며, 대표작으로 순애원, 대구보건대학 전시관, 마 갤러리, 아고라 뮤지엄, 갤러리 회원, 파주출판문화도시 자유아카데미 등이 있다. 카이스 갤러리로 김수근문화상(2002)을 수상했다.
약현성당 사적 제252호로 지정된 중림동 약현성당은 1893년에 축성된 한국의 첫 벽돌조 서 양식 성당건축물이다. 명동성당의 축소판이자 시험작이라고 할 수 있는 약현성당의평면 구성은 삼량식으로, 줄지어 늘어선 기둥의 아치와 천장에 의해 중심부(네이브)와 측량(아일)의 구분에 내부에서 뚜렷하지만 외부에서는 낮은 단층 지붕으로 되어 구분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정면 중앙에 돌출된 정방형 종탑 하부에 주출입구가 있으며 좌우 양축에 부출입구가 출되어 있다. 고딕적 요소가 극히 적은 바실리카식 벽돌조 건물이지만 최초의 서양식 교회건축이자 본격적인 벽돌조 건물로 건축사적인 의의가 크며, 명동성당과 함께 아름다운 근대 성당으로 꼽히는 곳이다.